아 아이이치로의 사고 아 아이이치로 시리즈
아와사카 쓰마오 지음, 권영주 옮김 / 시공사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서평

 

이 소설은 '아 아이이치로의 낭패' 속편입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단편 모음집이며 '아 아이이치로'라는 이름을 가진 남자를 주인공으로 하는 추리물입니다. 주인공이 탐정 역할을 하지만 그렇다고 비중이 크거나 멋있게 그려지지는 않습니다. 상당히 독특한 캐릭터입니다.

 

국내에서는 이 소설 두 권이 번역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작가는 1933년 출생으로 1982년 작입니다. 잘 써진 추리 소설은 어느 작품이나 그렇지만 시대감이 느껴진다거나 예전 글이라 시대착오적인 이론같은 것은 없습니다.

 

1990년 《음도라지》로 제103회 나오키 상을 수상하고 여러 상들을 수상한 작가답게 잘만들어진 캐릭터 뿐만 아니라 곳곳에서 필력의 힘을 느낄 수 있습니다. 동경창원사 선정 ‘본격 추리소설 100선’ 6위, 문예춘추 선정 ‘일본 미스터리 100선’ 17위, 2007년 플레이보이 선정 ‘일본 올타임 베스트 미스터리 100선’ 6위에 오르는 등 수식어가 화려한 작품입니다.

 

추리 소설은 다양한 스타일이 있지요. 멋있는 천재 탐정 역할을 하는 주인공이 있거나 반대로 천재 탐정인척 하지만 사실 전혀 추리는 못하고 명탐정 역할은 따로 있다거나 하지요. 전자는 유머스러운 방식이나 멋스러운 방식으로 또 나뉠 수 있겠구요. '아 아이이치로 시리즈'는 유머스러운 면이 있기는하지만 전체적으로 가볍고 코믹한 스타일은 아닙니다.

 

탐정 역할을 평범한 인물로 대체한다면 어디서나 일어날 법한 코지 미스터리 같기도 하고 삶의 애환을 그려낸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 모음집 같기도 하거든요. 타겟 독자층이 어리고 책을 싫어하는 사람들로 된 가벼운 추리물은 아니라는 것이지요. 그렇다고 읽는데 어렵다거나 그렇지는 않습니다. 좀 정적이랄까요.

 

아 아이이치로는 주인공이라고 하기에는 주변 인물처럼 잠시 등장하는 형태인데요.  그는 독특하게도 구름, 벌레, 고대생물, 화석같은 것들을 찍는 사진사입니다. 그러나 정확히 뭐가 전공 분야인지는 나오지 않습니다. 전작과 동일하게 8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져있는 모음집입니다. 화자는 각자 다르고 사건을 해결해주는 사람으로 어설프게 잠시 출현하는 듯한 '아'가 나오는 형태입니다.

 

아황산의 '아(亞)'라는 성을 갖고 있고, 이름은 아이+이치로인 아이이치로(愛一郞)입니다. 그래서 '아', '아이', '아아'라고도 불립니다. 잘생긴 외모와 달리 행동은 어딘가 굼뜨고 어색하지만 머리는 좋은 독특한 캐릭터. 화자가 각자 사건의 관계자들이다 보니 각각의 주인공들이 이 '아 아이이치로'를 묘사하는 모습이 조금씩 달라 그 부분도 흥미롭습니다.

 

잘생긴 외모 덕분에 여성들에겐 호감을 얻지만 조금만 관찰해보면 행동이 영 수상쩍어 의심을 받기도 합니다. 게다가 경찰을 싫어해서 더 이상한 오해를 받곤 하지요. 세모꼴 얼굴의 노부인도 계속 등장합니다.

 

지푸라기 고양이

완벽한 묘사력을 가진 화가 가유야 도쿄의 첫 유작전이 열리게 됩니다. 화자는 그의 친구인 오카모토 기쿠지. 죽음으로 유명해진 작가의 회고전에서 암모나이트를 촬영하는 아 아이이치로와 만나게 됩니다. 그는 그림 속의 이상한 점들을 발견하게 됩니다.

 

스나가 가의 증발

산사태로인해 선로가 휘는 바람에 발이 묶인 승객들. 무로노 하지메는 휴가 때 자신의 위치를 회사에 알리고 싶지 않아서 걸어서 산을 넘고자 합니다. 상인 다니오 쇼스케와 식물학자로 추정되는 아 아이이치로(화자의 관점에서)와 동행하게 됩니다. 마을에 내려오는 스나가 가의 증발에 대한 노래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결국 길을 잃고 민가를 발견하게 됩니다. 집이 없어진 기묘한 목격을 하게 되는 이야기.

 

스즈코의 치장

죽은 지 1년쯤 된 가수 가모 스즈코의 팬인 도시코는 유작인 영화 상영을 보러갑니다. 그곳에서 린코(가모 스즈코가 린코로 불림)의 닮은 꼴을 찾아 영화 주연으로 선발하는 콘테스트가 열립니다. 여기서 아 아이이치로는 구름 사진을 찍는 것으로 나오는데 도시코는 연예인인줄 알고 사인을 받습니다. 아 아이이치로는 역시나 숨겨진 내막을 간파하지만 결말은 화석을 봤다는 이야기로 꿑이 납니다.
 
뜻밖의 유해
가장 유머러스한 이야기가 아니었나 싶네요. 사쿠라이 료지는 유황 온천이 있는 우마모토 온천 마을에서 형사 노릇을 하고 있습니다. 텔레비전 형사 드라마에 가슴이 설레여서 그렇게 됐는데 형사는 아니지요. 세계 담수어 생태 비교학회에 발표할 사진을 찍기위해 아 아이이치로는 구사후지 교수와 동행하게 됩니다. 오우타케헤게타우오라는 물고기를 찾습니다. 그런데 진짜 시체를 발견하게 됩니다.
 
비뚤어진 모자
오오타케 유즈루는 안달복달하는 성격으로 식사조차 씹지않고 하고 자는 것조차 고통인 그야말로 급한 성격의 소유자입니다. 그는 식물도감 제작을 위해 무샤노히가시노코지 교수에게 부탁을 해 아 아이이치로를 소개받습니다. 모자를 흘리고 간 남자에게 돌려주고자 하는 두 사람.
 
네 거두의 싸움
형사과 주임에서 퇴직한 스즈키. 전혀 다른 인생을 살고 있는 그는 요리에 본격적으로 빠져 즐겁게 지내고 있습니다. 퇴직 후 지역 신문사에서 기사를 쓰려고 아 아이이치로에게 편지를 보낸 적이 있었지만 잘맞지 않는데다가 흐지부지되어 일단락되었지만 아 아이이치로가 뒤늦게 직접 찾아오게 됩니다. 그리고 전 중의원, 현 지사를 역임한 다나카 요시유키의 손녀인 미치코가 찾아와 할아버지가 수상하니 조사를 해달라고 부탁합니다. 역시나 진상은 의외의 상황으로 이끌어집니다.
 
사부로 정 노상
아사히 교코 박사는 벌레 사진을 찍기 위해 아 아이이치로를 소개받는데 시체가 없어진 이상한 사건과 만나게 됩니다. 구름 사진 찍기를 더 좋아하는 아 아이이치로를 데리고 사건의 전말을 밝히려합니다.
 
환자에게 칼
편집장 이소아키는 바쁜 때에 하필 몸에 이상이 생겨 수술을 하게 됩니다. 톨레미 병으로 대퇴부 종양을 제거합니다. 병원에서도 여전히 일을 하고 있습니다. 아 아이이치로가 문병을 옵니다. 몇번 언급되었던 사진집 《구름 폭포》를 이 출판사에서 냈다고 하네요. 그러다 같은 병실의 쓰쓰미 씨가 칼에 찔려 죽는 사건이 일어나고 이소아키가 범인으로 몰리게됩니다.
 
이상이 간단한 각 단편의 내용입니다. 아무래도 화자가 늘 다른 사람이다보니 다른 책을 읽는 것 같은 기분이 들곤합니다. 아 아이이치로의 잠깐의 등장임에도 큰 활약을 합니다. 그러나 영웅같은 느낌이 아니라 정말 싫은데 어쩔 수 없이 상황이 그렇게 되는 분위기라 실소를 머금게 되는 면이 있지요. 이 시리즈의 몇 권이 더 있는데 계속 번역되기를 바래봅니다.
 
 

 

 

 

 

책 정보

 

A Aiichiro no Tento (A is For Accident) by Awasaka Tsumao (1982)

아 아이이치로의 사고

지은이 아와사카 쓰마오

발행처 (주)시공사

2012년 2월 21일 초판 1쇄 인쇄

2012년 2월 24일 초판 1쇄 발행

옮긴이 권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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