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를 타라 - 상
후지타니 오사무 지음, 이은주 옮김 / 북폴리오 / 2012년 3월
평점 :
품절


서평

 

"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

 

이 소설은 저자의 자전적 소설입니다. 고등학교 시절의 이야기를 담은 책입니다. 처음 이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 단순히 연애 소설 류의 자전적 소설이라고 예상했는데 하권까지 다 읽고나면 이미지가 상당히 달라집니다. 사랑 이야기보다는 고등학교 시절을 담고 있는 성장 소설에 더 가까울 것 같습니다.

 

단순히 이런 설명만 하면 별 얘기없을 지루할 법한 성장 소설을 상상하게 되지만 이 소설은 뭔가 특이한 매력이 있습니다. 저자의 철학에 대한 관심이라던가 음악계에 대한 이야기들도 독특한 점이긴 하지만 아무래도 저자가 잘 써내려갔다는 장점 때문에 재미있게 읽게 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소설보다 더 소설같은 인생과 배경을 지닌 저자. 저자는 첼로를 전공했습니다. 게다가 집안이 전부 유명 음악가라서 좋은 환경도 타고난 엘리트입니다. 만화에나 나올 법한 설정이지요. 그런 음악가 집안에 유일하게 본인의 부모님만 음악을 전공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어릴 적부터 음악과 당연히 함께 하는 삶을 살고 고등학교도 첼로 전공을 하게 될 정도였지요.

 

그러나 본인이 원했던 국립 예고를 들어가지 못하고 삼류 학교를 가면서 자신의 이상과 다른 삶을 살게됩니다. 사립대학의 학장으로 있는 할아버지를 두고 있고 유학파 할머니에 본인 역시 예고는 가지 못했지만 첼로도 수준급이고 어려운 철학서를 달고 살고 자신은 고귀한 존재라고 믿는 평범치 않은 고등학생입니다.

 

상권에서는 첼로를 전공하기로 한 것부터 입학해서 고등학교 2학년 여름까지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여름 방학 때 독일 하이델베르크의 한 첼리스트에게 두 달간 레슨을 받기로 결정하는 부분까지입니다.

 

한 학년에 남자는 10명도 되지 않는 센세이 대학 부속 고등학교에서의 생활은 참 독특합니다. 음악을 전공하는 학생들에게 일반 학과는 거의 의미가 없고 에스컬레이터식의 진학이 가능한 사립 고등학교라 그다지 공부에 열중하지 않습니다. 특히 윤리 과목 같은 것은 전혀 공부를 하지 않지요. 그러나 이 윤리 담당 선생님은 참 좋은 선생님입니다.

 

단순히 철학자를 암기하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 맞는 화두를 던지면서 어떻게 생각할 것인지 의문을 갖게 하고 그렇게 철학자를 이야기 합니다. 주인공 쓰시마 사토루는 이해도 못하면서 어려운 철학서에 탐독했다고 나오지만 이 수업 시간을 통해서 이해하지 못한 인물로 그려지진 않습니다.

 

그리고 전공 수업과 연습들의 이야기가 이어지고 11월의 발표회에서 연주할 오케스트라의 연습 부분이 가장 많은 면을 차지하는 것 같습니다. 부전공 학생도 단순히 연주할 수 있을 만큼 별거 아닌 부분인데도 악몽처럼 전혀 맞추질 못하게 됩니다. 시민 오케스트라에서의 아르바이트와 학원제, 홈콘서트, 2학년이 되어 다시 시작된 오케스트라 이야기까지 정신없이 진행됩니다.

 

그러면서 전혀 결실을 맺을 수 없을 것만 같던 사랑 이야기도 조금씩 진행되구요. 마지막은 왠지 불안한 결말을 맞습니다. 정리해보면 음악과 철학 이야기 뿐인 소설인데 소설보다도 더 소설같은 현실의 이야기라서 그런지 이런 삶도 있구나 싶을만큼 드라마틱한 이야기들인 것 같습니다. 하권에서는 더욱 더 그러해서 상권만 읽고 중단하지 말았으면 하는 부탁을 하고 싶을 정도로 하권이 꼭 읽혀져야합니다.

 

독특한 고등학생의 이야기. 단순하고 어디에서나 볼 법한 청소년이 아니라 깊이 사유하고 싶어하고 고행과도 같은 첼리스트가 되고자하는 그 과정을 겪는 한 소년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책 정보

 

Fune ni Nore! by Osamu Fujitani (2008)

배를 타라 (상)

지은이 후지타니 오사무

펴낸곳 (주)미래엔 (북폴리오)

초판 1쇄 인쇄 2012년 3월 10일

초판 1쇄 발행 2012년 3월 20일

옮긴이 이은주

디자인 김지혜, 김아름

 

 

 

   도덕의 지구는 둥글다!

   도덕의 지구도 양 극점을 가지고 있다!

   양 극점도 실존의 권리를 지니고 있다!

   발견해야 할 하나의 세계가 있다!

   하나 이상의 세계가 있다!

   배를 타라, 철학자들이여!

   - 니체

 

 

   p. 376

   나는 이미 여러분이 아주 싫증이 날 정도로 몇 번이나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다시 한 번 말하겠다. 철학은 대학에 있는 책을 읽고 이미 고인이 된 훌륭한 사람의 사상을 분류하거나 정리 정돈하는 것이 아니다. 현재의 자신이 반드시 생각하고 싶은 것을 생각하는 것이 철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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