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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베 미유키는 굵직한 수상작인 몇 작품의 사회파 미스터리로 잘 알려져있지만 10대 아이들이 주인공이 되는 조금 가벼운 추리물과 에도 시대 등을 배경으로 하는 시대극, 그리고 게임 마니아답게 판타지물까지 다양한 작품활동을 하는 작가입니다. 이번 소설은 심령 사진이 주제가 되고 고등학교 1학년생이 화자가 되는 조금은 가벼운 추리 소설입니다.
하나비시 에이이치는 이사를 하게되는데 그곳이 바로 '고구레 사진관' 입니다. 부모님이 사진관을 해서가 아니라 조금 독특한 부모님의 취향 덕분에 가게를 인수해서 그냥 가정집으로 살게되었습니다. 게다가 옛것을 떼어버리면 그저 쓰레기밖에 되지 않지만 그대로 놔두면 멋있다고 그냥 그대로 사진관인채 살게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사진관의 주인이었던 고구레 할아버지의 모습이 간혹 보인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죽은 사람인데 말이지요. 게다가 한 여학생이 이 사진관에서 찍힌 사진에 유령이 있다며 악의에 찬 느낌으로 사진을 떠넘깁니다. 그래서 에이이치는 그 사진에 얽힌 사연을 찾아나서게 됩니다.
고등학생이 그것도 새로 이사온 동네에서 이웃의 이야기를 묻는 상황은 많은 우려를 갖게됩니다. 그래서 이야기의 초반부엔 상당히 짜증나는 상황들에 직면하게 되지요. 이것이 점점 익숙해져가면서 에이이치는 성장해나갑니다. 상, 하로 나뉜 소설에서 각 2개의 사건씩 4개의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앞서 이야기했던 그 사진의 사건의 진상을 알게되고 그 다음은 학교 배구부 학생의 선배에 관해 조사해달라는 협박을 받게 됩니다. 앞의 이야기와 마찬가지로 상당히 고압적인 태도 덕분에 에이이치에게 안타까움이 생길만큼 인물들이 가차없습니다.
이런 과정이 단순히 술술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악의적인 소문도 퍼지고 사진을 통해 얽혀 있는 사람이 상처받은 이야기가 결국 저자가 들려주고 싶었던 이야기가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순간을 찍는 사진, 그리고 그 결과물은 어쩌면 영원히 존재할 수도 있습니다. 왜 한 장의 사진 속에 그 곳에 없는 사람이 찍혀 있는 것인지 그 내막을 알기 위해서는 역시 주인공 혹은 주변 인물들과의 관계를 알아볼 수 밖에 없습니다.
그저 평범하게, - 가족은 조금 평범하지 않은듯 하지만 - 화목하게 살아가던 에이이치에게 이런 사람들의 상황 속에 놓이게 되면서 자신과 관련된 사람들에 대해 생각해보게되는 계기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치과의사의 아들로 유복하고 화목한 가정에서 자라 똑똑하고 대인관계도 넓지만 단 한가지 패션 감각은 좀 이상한 흠을 가진 친구 덴코는 그의 큰 힘이 되어 주기도 하고 간혹 알 수 없는 행동을 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에이이치 자신의 동생이라기 보다 덴코의 동생이라고 하면 더 맞았을 정도로 엘리트인 초등학교 1학년생인 동생 히카루가 등장합니다.
그리고 4살 때 죽인 에이이치의 동생이자 히카루의 누나인 후코 이야기가 종종 언급되는데 아무래도 이 '고구레 사진관'으로 이사를 온 것은 부모님의 그런 바람때문이 아닐까란 생각도 해봅니다. 유령이 보이는 장소이니까요.
그리고 특이한 점은 에이이치를 제외한 모두가 엘리트이거나 미래에 대해 확실하게 생각하는 착실한 학생들입니다. 좀 위화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라 하권에서는 에이이치의 좌절이나 성장도 등장할 것인지 혹은 심령 사진 탐정 역할만 하다 이야기가 끝나는 것인지 궁금하다 생각했습니다.
고등학생의 생각으로 이끌고가는 그리 무겁지도 어렵지도 않은 소설이지만 역시 미야베 미유키이구나 싶을 정도로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에 대해서 많은 생각이 드는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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