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카르테 2 신의 카르테 2
나쓰카와 소스케 지음, 신주혜 옮김 / 작품 / 2011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서평


이 소설은 현직 의사가 쓴 의학 소설로 '제10회 소학관 소설상 수상', '제7회 서점대상 2위'에 올라선 덕분에 작가는 베스트셀러 작가에 등극하고 영화도 크랭크인을 한 상태입니다. 표지의 그림 덕분에 외딴 시골 마을에서 의료를 펼치는 훈훈한 이야기일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었습니다. 배경은 나고야라는 도시구요. 큰 대학병원은 아니지만 병상 400여개 정도의 중소도시의 병원입니다.

1편의 표지 그림은 '온타케소'라는 주인공이 사는 목조 건물입니다. 1편에서는 이 온타케소를 중심으로 한 주인공의 이야기가 나왔다면 2편에서는 표지 그림대로 산에 오르는 장면부터 시작합니다. 주인공은 내과의사입니다. 일상적인 병원의 통원 치료 수준의 가벼운 진료 이야기 보다는 좀 더 죽음과 맞닿아있는 이야기가 주를 이룹니다.  


그렇다고 무거운 책은 아니구요. 나쓰메 소세키를 좋아해서 말투도 조금 옛스럽다는 주인공 구리하라가 1편에서는 바쁜 병원 생활과 온타케소를 번갈아가며 다른 모습을 보여줬었지요. 조금은 의사같지 않은 모습을 그렸다면 2편에서는 완벽한 의사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대학 때 절친이었던 다쓰야가 도쿄의 병원을 그만두고 고향으로 오게 됩니다. 유능한 의사이고 책임감이 강한 녀석일텐데 칼퇴근에 환자의 불안함 따윈 안중에 없고 자신의 할일을 했으니 다라는 식으로 간호사들에게 부담을 가중시킵니다. 그리고 병원의 큰 버팀목이었던 부부장 선생님의 얘기도 나오는데 늙은 여우 선생님과 왕너구리 선생님의 우정, 병원에 대한 이야기들도 볼 수 있습니다.

발병과 치료, 죽음까지의 과정들이 그리 가벼운 소재는 아니지만 너무 묵직하게 그려내지 않았다는 점. 그러나 가벼워서 중요성이 간과되는 것도 아니라는 점. 아무런 울림없는 그저 활자에 지나지 않는 대수롭지 않은 소설이 아니라 지나치지 않으면서 적절한 감동을 주는 그런 필체는 역시 자극적인 소재가 아닌데도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는 이유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감동이라던가 짜임을 생각하면 1편보다는 2편이 훨씬 낫달까, 완성도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1편에서는 괴짜들이 많이 등장했고 좀 더 코믹했던 점이 많이 기억에 남네요. 그래도 1편에서 살짝 아쉬웠던 점은 제목의 의미가 크게 와닿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그에 비하면 2편에서는 확실하게 제목과 잘맞는 소설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신의 카르테' 삶이 어떤 운명에 달려있다던가, 훌륭한 의사의 의미라던가 그런 여러 의미를 지니고 있지는 않을까요. 산을 오르며 커다란 어떤 힘을 생각해보게되고 좀 더 소박한 삶을 떠오르게하는 '신의 카르테 2'. 1편보다 나은 2편이 없다는 보편적인 인식과 달리 더 마음에 스며드는 그런 2편이었습니다.




책 정보

Kamisama no Karute 2 by Natsukawa Sosuke (2010)
신의 카르테 2
지은이 나쓰카와 소스케
펴낸곳 도서출판 지식여행
초판 1쇄 인쇄 2011년 7월 1일
초판 1쇄 발행 2011년 7월 10일
옮긴이 신주혜
디자인 장상호
일러스트 권신아


   p. 359
   "양심에 부끄럽지 않은것, 그것만이 우리가 받을 수 있는 확실한 보수이다."


   p. 376
   이것이 이 동네의 진짜 밤하늘이었다.
   넘쳐 나는 빛이 작은 강이 되고, 여울이 되고, 커다란 강이 되어 밤하늘이라는 바다를 종단하고 있었다. 눈부신 강은 찬란한 빛을 발하고, 하늘을 뒤덮고, 유유히 흘러 그것을 바라보는 모든 인간의 상념을 휩쓸어 간다.
   지금은 빛과 고요만이 존재한다.

   p. 377~8

   아무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던 것이다.
   순간의 기적도, 찰나의 감동도 거대한 시간의 바다 속에서는 아무것도 아니다. 은하수 속에서는 영웅의 별자리도 보이지 않게 되듯 시간의 바다 속에서는 인간의 생명조차 촌각의 꿈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찰나에 모든 것을 쏟아붓기 때문에 사람은 사람일 수 있다.

   p. 429
   생각해 보면 인생이라는 것은 이런 사소한 것을 주고받는 일의 반복일지도 모른다.
   태어난 이상 언젠가는 죽는 것이 세상 이치이다. 사람만이 그런 것이 아니다. 아무리 아름다운 벚꽃도 계절이 가면 반드시 지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런 팍팍한 이치 속에서도 뭔가를 받고, 그 받은 것을 다음으로 이어가는 것이 사람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그것대로 유쾌한 일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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