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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
본 서평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소설은 2002년 신인 발굴 프로젝트인 'Kappa-One' 제1탄에서 선발되어 데뷔하게 된 작가의 처녀작입니다. 그리고 또한 작가의 '이카가와 시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입니다. 앞서 시리즈 중 세 번째 작품이 번역 출간 되었는데 이렇게 첫 번째 작품도 번역되어서 반갑네요.
시리즈의 첫 번째이다 보니 가상의 도시인 이 '이카가와 시'에 대한 설명이 자세합니다. 그리고 세 번째 작품인 '완전범죄에 고양이는 몇 마리 필요한가'에 등장했던 몇 가지 요소들이 자세히 설명되어 있어 좋습니다.
이 '이카가와 시'는 '지바 현 동쪽, 가나가와 현 서쪽' 정도에 위치한 어항으로 오징어잡이 항구로 전국에서 손꼽힌 적이 있다고 합니다(이카가와 : 오징어 강). 세 번째 작품에 등장했던 대학의 설립 과정도 이 책의 말머리에 나옵니다. 이 대학의 재학생이 이번 이야기의 주인공이기 때문입니다. 영화관도 없는 도시에 생긴 영화학과에 다니고 있는 도무라 류헤이는 영화의 거장을 꿈꾸며 대학에 들어온 영화광이지만 슬슬 3학년이 되어 현실적인 생각을 하게 됩니다.
시 내에 있는 지역 방송국에서 제작한 영상제작회사에 취업을 하고자 결심을 합니다. 선배에게 부탁을 하고 생각보다 쉽게 취직이 결정될 것 같은데 정작 여자 친구는 도쿄에 가서 성공하고자는 포부도 없냐면서 헤어지자는 말을 꺼냅니다.
그리고 사건 당일, 헤어진 여자 친구는 죽고 함께 영화를 보던 선배도 죽습니다. 무려 밀실 안에서 일어난 일이고 그 안에 자신이 있습니다. 놀란 류헤이는 도망을 칩니다. 그리고 누나의 전 남편인 전 자형에게 연락을 합니다. 그가 바로 사립탐정인 우카이 모리오입니다. 우카이 탐정과 반대쪽에서 수사를 하는 이도 역시 스나가와 경부와 시키가 등장합니다.
사건의 시작은 이렇구요. '완전범죄에 고양이는 몇 마리 필요한가'에서 조금 덜떨어진 것도 같고 뭔가 부족해보였던 우카이의 모습과 달리 첫 번째 작품에서는 상당히 우카이의 활약상이 돋보입니다. 물론 마지막에 그 의중을 드러내지만요. 역시나 스나가와 경부 또한 그렇구요. 시키는 여전히 도움이 되는 캐릭터는 아닌 것 같습니다.
꼼꼼하게 사건에 접근해가는 스나가와 경부의 모습과 대조적으로 정말 추리를 하고 있는건 맞는지, 어딘가 어설퍼보이기도 하고 일체의 설명을 거부하는 우카이 탐정의 모습이 번갈아가며 그려집니다.
재밌는 추리물은 아무래도 독자로 하여금 일정 부분을 예측할 수 있도록 힌트를 주되 상상하지 못했던 결말로 이끌어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역시 이 소설도 사건의 진행에 대한 설명을 읽다보면 어느 정도의 트릭은 눈치 채게 되고 어떤 방향으로 가는지 감을 잡게됩니다. 그러나 살해 동기와 전말에 관한 부분까지 다 읽고 나면 순순한 얘기만은 아니었구나 싶어서 놀라게 됩니다.
이 소설은 무거운 사회파 미스터리가 아니라 조금은 가벼운 것 같은, 그리고 좀 수수한 정통파 탐정물입니다. 조금은 시덥잖은 캐릭터들이 나오고 전말이 김새는 면도 있고 캐릭터들이 사건을 받아들이는 방식이 코믹스럽긴 하지만 사용된 트릭과 그것을 추리해나가는 과정이 재밌습니다.
지나치게 늘어지지 않는 면과 그렇다고 너무 심각하지 않는 면, 강하지 않은 유머의 사용 등을 생각해보면 소소한 탐정물을 즐기는 분들에게 적절한 추리물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데뷔작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의 완성도 높은 수작이라는 찬사를 받았고 이후 시리즈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만 봐도 인기의 정도를 실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나머지 시리즈들도 번역 출간되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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