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
이 소설은 이사카 코타로의 첫 신문 연재 작품입니다. 2006년 '카호쿠 신보'를 비롯한 몇 지방 신문에 연재한 작품이라고 합니다. 완성 후에 뭔가 부족함을 느끼고 새로운 작품에 도전한 것이 '골든 슬럼버'였다고 하니 소위 이사카 코타로 팬이라고 할 수 있는 분들은 작풍의 차이를 느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막'과 비슷한 면이 있는 기분이 들었는데 아마 4명의 아버지와 마작 덕분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이 소설의 광고에서 4명의 아버지가 있다는 이야기에 엄마의 이혼과 재혼을 통해 순차적으로 생긴 아버지들일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이야기는 전혀 달랐습니다.
엄마 토모요는 동시에 4명의 남자랑 사귀었는데 (물론 상대방들은 그 사실을 몰랐지요.) 아이가 생긴 걸 안 즉시 알렸다고 합니다. 일반적이라면 그 아이의 생물학적 아버지가 누구일지를 찾아서 결혼을 하겠지만 4명의 남자는 절대 자신의 아이라면서 유전자 검사를 하지않고 아이까지 여섯 명이 함께 살면서 지금까지 모습입니다.
이 소설 상에서 엄마 토모요는 마지막에만 잠시 등장해서인지 아버지들 서로에 관한 질투라던가 경쟁 구도는 전혀 보이지 않는 기묘한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주인공인 아들 유키오에게는 극성스러운 아버지가 4명이 있을지 몰라도 읽고 있는 독자 입장에서는 그저 한 집에 살고 있는 룸메이트같은 남자들로 보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관계들이 안정적이기도 합니다.
주인공이 고등학생이다보니 이야기는 학원물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기도 합니다. 물론 이사카 코타로 소설이니 10대에게 추천할만큼 정상적인 도덕적 잣대를 갖고 있지는 않지만요. 유키오를 좋아하는 것 같은데 성가시게 구는 같은 반의 타에코와 옛친구인 마스지가 등장합니다.
아버지들은 머리가 좋고 늘 책을 보는 사토루, 무조껀 내기를 좋아하는 도박광이자 열혈남 타카, 중학교 선생님으로 불량학생 때문에 골치 아파하는 무술의 달인 이사오, 어떤 여자에게도 말을 걸고 반하게 만들 수 있는 마성의 남자 아오이까지 각각의 다른 성향을 지닌 캐릭터들이지요.
이런 아버지들 덕분인지 오히려 아주 모범생같은 유키오의 일상이 이어집니다. 시험을 앞두고 열심히 공부를 하고 타에코 덕분에 학교에 오지 않는 선배를 찾아가기도 하는 등 평범한 고등학생의 이야기지만 마스지 덕분에 골치 아픈 일에 휘말리게 되고 타카 아버지와 함께 갔던 도박장에서 이야기 전체의 소재가 될 사건을 목격하게 됩니다.
이사카 코타로 소설적 특성상 별거 아닌 일이나 잠시 나온 등장인물도 마지막 이야기에 모두 등장해서 도움을 주는 형태를 취하는데 역시나 이번 이야기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가 이렇게 이어지나' 싶을 정도로 상상도 못한 부분이 진행되서 재밌게 읽었습니다.
그런데 그 마지막까지 갈 때까지의 상황이 좀 세세해서 이사카 코타로의 팬이 아니면 흥미를 좀 잃지 않을까란 우려가 되는 면이 있습니다. 이건 이 소설만의 문제점이 아니라 이사카 코타로 소설 자체의 특성이 아닐까 싶더라구요. 그래서 별 하나를 뺀 별 4개를 매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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