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은 '부타부타(돼지돼지) 시리즈' 중의 한 권으로 국내에 처음 소개되었습니다. 2011년 1월까지 열 두 권이 발행된 상태라고 하네요. 12월 24일과 25일 양 일간, 시간 별로 다섯 명씩의 화자가 등장합니다. 그들은 모두 똑같이 이 책의 주인공인 '돼지돼지 씨'를 만나게 되고 각자 우울했던 크리스마스를 날려버리고 행복해지는 단편 모음집입니다.
처음 돼지돼지 씨의 모습을 본 사람들은 헛것이나 유령을 본 것으로 경악하고 혼자 봐서 미쳤다는 소리를 들을까봐 다른 사람에게도 상의하지 못하지만, 그 존재를 받아들이게 되는 공통된 과정을 거칩니다. 마지막에 이 돼지돼지 씨의 정체가 나오는데 너무 멀쩡한 한 가족의 가장이며 무려 '야마자키 돼지돼지'란 이름을 지닌 아저씨입니다.
겉모습은 배구공만 한 돼지 인형 그 자체이지만 행동이나 목소리 등은 그냥 아저씨 같고 먹는 것도 평범히 먹는 기이한 존재입니다. 산타 복장을 하고 선물을 주러 다니는 역할이라서 아이들은 산타 할아버지인가 오해하기도 하지만 그저 백화점 직원이라 배달 일을 하구요.
동화 같은 이야기지만 기본적으로 화자들이 평범한 여자들이 대부분이라 (아이인 몇 편도 있습니다.) 그저 평범한 소설 같기도 합니다. 그래서 종합해보면 '어른들을 위한 동화책' 정도의 장르로 구분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솔로라 일을 하기로 하지만 몸도 안 좋고 과거 남자 친구를 만난 유미코, 원거리 연애로 힘들어하는 OL 미츠키, 홀로 집을 보는 아이 유카, 조건은 좋지만 좋지 않은 관계의 커플인 유키, 술에 취한 하루나와 교코의 24일.
25일은 남편과 사이가 안 좋은 마오, 옷 가게 점원 레이코, 중학교 입시 준비를 하는 나나, 케이크를 파는 다카코, 그리고 아빠를 기다리는 자매 이야기로 채워져 있습니다.
섬세하게 여자들의 마음을 잘 그려놓고 안좋은 상황들을 빠져나와 행복해지는 상황을 그린 것이 훈훈하면서 좋습니다. 가볍게 읽을 수 있고 기분도 좋아지는 그런 동화같은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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