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운초 이야기 - 할머니 탐정의 사건일지
요시나가 나오 지음, 송수영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서평


이 소설은 일흔여섯 살인 '소우'라는 주인공 할머니를 중심으로 사건이 일어나고 소소하게 추리하는 단편 묶음집입니다. '할머니 탐정의 사건일지, 고운초 이야기'라는 제목을 갖고 있습니다. 제목만 봤을 때는 유쾌하거나 가벼운 추리물 쪽을 생각했습니다. 왠지 '할머니'가 탐정역을 한다면 조금의 오지랖 덕분에 관심을 갖고 나서서 해결해주는 패턴을 상상했거든요. 어느 정도 비슷한 면도 있긴 하지만 굳이 장르를 구분하자면 사회파 미스터리 쪽에 가까울 것 같습니다.

그런 감상으로 마지막 역자분의 글을 읽으니 역시 2004년 올요미모노 추리소설상 신인상을 첫단편 '고운초의 소우 할머니'로 받았다고 합니다. 심사위원 미야베 미유키가 칭찬했다고 하는데 미야베 미유키의 사회파 추리물과 좀 비슷한 부분이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추리물하면 조금 가벼운 문체거나 반대로 무거운 쪽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이 소설도 무거운 쪽에 속합니다. 그렇다고 심각하고 전문용어가 등장하는 그런건 아니구요. 무게감이 있는 개념있는 할머니랄까요? 그런 느낌에 서정적인 면도 지니고 있습니다. 크게 다섯개의 단편으로 나눠져있습니다.

이 소우 할머니는 대대로 내려오는 잡화점을 정리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가게로 탈바꿈을 합니다. 그것이 60대에 결정한 일이니 쉬운 것은 아니었겠지요. 커피와 전통 다구를 파는 가게인데 커피 한잔씩은 서비스로 주는 덕분에 장사가 되지 않는 손님이 항상 많습니다. 무례한 사람들도 있구요.

할머니하면 자녀와 손자 등 시끌벅적한 이미지를 떠올리지만 소우 할머니는 쓸쓸한 사람입니다. 사는 곳이 '고운초'여서 이런 제목이 붙었구요. 근데 맨션에서 괴담스러운 이야기이 소재가되는 목격담을 풀어내어 도움을 준다던지 얄밉게 대했던 어린 시절 친구에게 도움을 준다던지 컴퓨터를 가르쳐주는 학생의 문제도 도와주는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그리고 항상 커피를 마시러오는 트럭 운전사의 옛친구가 등장하는데 그의 사건도 해결해주고 좋아했지만 그저 친구의 역할로 도움을 주러 교토까지 가는 마지막 사건까지 이야기들은 그냥 동네 할머니의 것치곤 스케일이 좀 있는 편입니다. 가정 폭력이나 가게 운영에 관련된 것들, 직장을 잃은 어른, 나이들어 거동이 불편한 친구, 도둑과 재혼 가정 문제,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라던가 마약 범죄까지 소소한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소재들치곤 꽤 스케일이 있지요.

기본 설정은 마을에서 일어나는 것을 기본으로 하지만 사회 곳곳에 등장하는 일들을 내세우면서 독자로 하여금 그 문제들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면이 단순한 추리물과 다르게 사회파 미스터리 같다는 기분이 들게 하는 작품이었습니다. 일본에서도 소우 할머니 시리즈가 이어지길 바라는 독자들이 많다고 하니 저처럼 재밌게 읽은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작가의 차기작은 아내의 자살로 인해 남편이 왜 죽었는지 파헤치는 작품이라고 하는데 그 작품도 빨리 번역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생기네요. 관심있게 볼 작가가 한명 더 생긴 것 같습니다.

 
 


책 정보

Kouncho Monogatari by Yoshinaga Nao (2008) 
고운초 이야기 
지은이 요시나가 나오
펴낸곳 (주)문학동네
초판 인쇄 2011년 4월 25일
초판 발행 2011년 5월 9일
옮긴이 송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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