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일의 레시피 키친앤소울 시리즈 Kitchen & Soul series 1
이부키 유키 지음, 김윤수 옮김 / 예담 / 2011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서평


이 소설이 국내에서 번역 발매되었을 때 일본에서 드라마화되어 방영을 했습니다. 그래서 약간 본 후에 소설을 읽게 되었습니다. 원작 그대로 드라마화된 것 같더라구요. 제목의 49일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사람이 죽은 후에 49재를 지내는 기간을 의미합니다. 화자 유리코는 새엄마인 오토미를 엄마라고 부르지 못하고 '오토미 엄마'를 줄여 '옴마'라고 부르며 33년동안 무뚝뚝하게 대했습니다.

유리코는 사정이 생겨 집을 나와 옴마의 장례식이 끝난 2주 후에 다시 친정으로 돌아오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무뚝뚝한 아버지와 옴마가 부탁해서 49일동안 아버지를 도와주라는 이모토, 이 세 사람의 이야기로 소설은 진행됩니다.

옴마는 49일 동안 자신을 생각해달라며 레시피를 남깁니다. 음식 뿐만 아니라 집안일을 할 수 있는 방법도 그림을 그려서 쉽게 설명해뒀습니다. 그리고 49재 때는 독경을 읽는 법회가 아닌 연회를 열어 파티같은 즐거운 모임이 되기를 유언으로 남겼습니다.

무뚝뚝한 부녀가 옴마의 빈자리를 느끼면서 서로의 이야기를 알게 되고 옴마를 그리워하고 새롭게 살아갈 힘을 얻는다는 이야기로 이 소설의 줄거리를 요약해서 표현하면 너무 평범하게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옴마는 가족을 위해 희생을 한 계모의 모습으로 삶이 너무 처절했던 것도 아니며 그녀의 노고를 몰라줬던 것을 서운해 했던 사람도 아닙니다. 

불행했던 자신의 삶을 벗어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길을 발견했고 힘든 아이들을 도와주려했던 행복한 옴마. 그녀를 그리면서 모두들 행복해질 수 있게 했던 그녀는 진정으로 반짝반짝 빛이 나는 밝은 사람입니다.

가족의 소중함을 생각하고 행복하기를 생각해볼 수 있는 그런 소설입니다. 음식 하나로도 추억하며 행복해질 수 있는 그런 소소한 삶이 어쩌면 가장 가치있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웃으면서 행복해하면서 떠나보낼 수 있다는 것도 그만큼 충실한 삶을 살았다는 것이겠지요. 

유리코 부부의 모습은 조금 예상 밖의, 마음에 들지 않는 결론이었지만 사람은 실수나 부재(不在) 위에서 또 다른 가치를 발견하기도 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서로에게 좋은 것만 줄 수 있는 행복한 관계가 있다면 더 좋을텐데 그 소박한 것이 때로는 가장 힘든 게 인간 관계이겠지만요. 어쨌든 그 부분을 제외한다면 훈훈한 이야기라 마음이 따스해졌습니다.

   

 


책 정보

Shijūkunichi No Recipe (2010) 
49일의 레시피
지은이 이부키 유키
펴낸곳 (주)위즈덤하우스 
초판 1쇄 인쇄 2011년 2월 7일
초판 1쇄 발행 2011년 2월 15일
옮긴이 김윤수


   p. 192

   우리는 테이크오프 보드예요, 라고 사토미가 말했다. 

   "테이크오프 보드, 뜀틀에 발판이 있잖아요. 우리는 그 발판이에요. 뛰어가서 발판을 힘껏 차고 날아오르면 이제 떠올리지 않아도 되요. 과거를 뛰어넘었다는 사실에 자신감을 가지고 똑바로 달려가면 되는 거예요."


   p. 213

   1936년, '하세가와 오토미, 고베에서 태어나다' 라고 써진 첫 번째 종이 앞에 가서 그 글자를 올려다보았다.

   '발자국'은 모두 처음에 이 문장으로 시작한다. 그 다음부터 같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전혀 다른 길을 걸어가는 사람들이 아주 잠깐 같은 시간을 공유하다가 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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