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결사
우미노 아오 지음, 김주영 옮김 / 멜론 / 2011년 2월
평점 :
절판


  

서평


이 소설은 제10회 일본 미스터리 문학대상 신인상 수상작으로 무려 심사위원 만장일치 수상작이라고 합니다. 작가는 50대 주부이며 20대에 여류신인상과 군조신인문학상 우수작을 받았으며 단가와 에세이를 써왔다고 합니다. 국내에는 이 작품이 처음으로 소개된 것 같습니다.

우선 이 소설의 1/3 지점까지 '해결사'에 관한 본격적인 언급이나 행동이 등장하지 않습니다. 대신 주인공의 연애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필력이 좋기 때문에 재미있게 읽을 순 있지만 제목만 보고 선택을 한 사람에게는 좀 생뚱맞게 긴 느낌이 있다는 점에서 조금 아쉬웠습니다. 그리고 해결사의 일이 긴박감 넘치는 부분들이 있긴 하지만 분량이 그리 크지 않은 것 같아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래서 별은 4개만 매겨봅니다.

이런 부분을 제외하고는 상당히 주목할만한 작품입니다. 경험에서 우러났다는 일상적인 면을 세세하게 적고 있습니다. '미스터리'의 관점에서 접근하면 좀 맥이 풀린달까 지루한 면이 될 수 있을 것 같고 소소한 이야기나 연애물을 좋아한다면 반가울 수 있는 면일 것 같습니다. 직접 개를 키우면서 경험한 부분을 녹여냈다고 하니 사실적인 느낌이 확실히 듭니다.

한 남자의 관점에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사랑하는 여자와 함께 조용한 마을에 이사와서 살고 있지만 그녀는 상당히 불쌍하면서도 밝은 사람이고 남자는 어딘가 시니컬한 면이 있고 숨기고 있는 과거도 있어보입니다. 늘 주변을 경계하는 그의 모습이 대체 어떤 사연으로 이 제목에 나타난 이야기를 접었는지, 다시 시작할지 궁금해서 독서를 재촉합니다.

남자의 독백이 많기 때문에 이 소설이 미스터리라는 장르가 과연 맞는지 생각해보게 되기도 합니다. 반대로 골수 미스터리 팬이 아닌 사람들에게도 쉽게 읽힐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개와 함께 두 사람의 행복한 시간들과 그녀를 잃어버리기까지의 이야기가 이어지고 드디어 '해결사'의 일을 다시 하게 됩니다. 시간이 지나가면서 시니컬하기 그지없던 남자의 사랑이야기도 사실 그녀를 정말 아꼈음을 점점 보여주게 됩니다.

과거의 이야기가 드러나고 '해결사' 팀이 공개됩니다. 그리고 맡은 일과 팀 내에서의 믿을 수 없는 자에 대한 이야기들이 재미있게 진행됩니다. 사람을 직접 죽이거나 해를 가하는 '해결사'가 아니라 그들의 어두운 면을 살짝 건드려 '미필적고의'식의 접근 방식에서 그들의 용의주도함을 보여줍니다.

어느 인터넷서점에서 반전에 대해 언급했기 때문에 읽는 내내 그 부분을 생각하면서 보게 되었습니다. 이야기 속에도 그런 언급이 잠시 나오기도 하구요. 주인공의 독백이 허무적인 느낌이 있어서인지 하드보일드한 액션이나 상황들도 그저 심드렁한 기분으로 보게되기도 합니다. 물론 정신없이 빠져들어 읽게하긴 하지만요.

결말에서 드러난 또 하나의 진실과 주인공의 태도들은 역시 이 소설이 '미스터리'라기 보다는 미스터리적인 요소를 갖고 있는 '연애소설'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원제는 '해결사'가 아니라 '수상(水上)의 파사칼리아'입니다. '헨델의 쳄발로 소곡 제7장 G단조의 파사칼리아'가 이야기에서 등장하는데 그 때문에 붙여진 제목입니다.

 
 


책 정보

Suijo no Passacaglia by Umino Ao (2007) 
해결사 
지은이 우미노 아오 
펴낸곳 도서출판 멜론
초판 1쇄 인쇄 2011년 2월 10일
초판 1쇄 발행 2011년 2월 15일
옮긴이 김주영
디자인 씨오디 Color of Dream 
일러스트 정승환 
 

   p. 36

   난 교육을 받았어도 교양 없는 사람이 세상에는 차고 넘치며 학력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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