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렁크 뮤직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5 RHK 형사 해리 보슈 시리즈 5
마이클 코넬리 지음, 한정아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서평


이 소설은 미국 작가 마이클 코넬리의 형사 해리 보슈 시리즈 5편에 해당되는 작품입니다. 2011년에 17편까지 나왔다니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습니다. 워낙 유명한 작가라 명성은 들어왔지만 읽기는 이 작품이 처음입니다. 560페이지에 달하는 두꺼운 이야기를 꽤 빠른 시간에 읽어낼 정도로 역시 몰입도가 뛰어난 작가입니다. '명불허전'라는 단어가 곧 떠오르더라구요. 이 소설은 배리 상 수상작, 매커비티 상과 해밋 상 후보작에 올랐다고 합니다.

해리 보슈는 1년만에 'LA 경찰국 살인전담팀'으로 복귀하게 됩니다. 그 첫날 맞닥드린 사건은 트렁크에서 시체가 발견된 사건입니다. 마피아의 '트렁크 뮤직' 사건과 비슷해서 조직범죄수사계에 연락해 넘겨야할지 고민하지만 오랜만에 맡은 사건이라 자신이 해결하고 싶어합니다. 피해자를 조사하다보니 아무래도 영화쪽 관련 인사인 것 같고 유명한 인물일 것 같아서 조용히 처리하고자 합니다.

우선 이 소설의 특징은 굉장히 차근차근한 진행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마치 실제로 진행되는 사건처럼 아주 꼼꼼하고 건실하게 기록을 해두었습니다. 그러나 그 문장들이 너무 늘어진다던가 지나친 묘사는 아닙니다. 꼭 필요하기 때문에 적어내려가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의 찰진 문장들이랄까요.

피해자의 신원은 빨리 파악된 편입니다. 하나하나 증거들을 모으면서 그가 죽기 전 라스베가스에서 며칠 묵었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보슈는 라스베가스로 향합니다. 반정도 분량으로 라스베가스와 로스앤젤레스가 배경이 되는 것 같습니다. 피해자 앤서니 앨리소가 묵었던 곳과 들렸던 곳들을 다니다 문득 옛연인을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함께 보낸 것이 빌미가 되어 나중에 문제가 생기게 되고 앨리소가 관련되어 있었던 일을 파악하면서 대충의 그의 인생의 윤곽을 잡아나가게 됩니다. 그러면서 관심없어 하던 조직범죄수사계, OCID의 의중을 파악하게 되고 여러 관계들을 통해 '해리 보슈'라는 인물이 조용해보이지만 강할 때는 강하게 나가는 인물임을 보여줍니다. 강력계 형사로 근무하려면 당연하겠지만요.

이제까지의 정황들과 증거들을 통해 피의자로 추정되는 인물을 잡고 총기까지 손에 넣게 되지만 일은 이상하게 흘러갑니다. 실종과 의문과 새로운 진상이 드러나면서 이야기는 마치 지금까지의 것들은 모두 아니였다는, 이제 새롭게 시작해야한다는 패턴을 취하게 되지만 결국 밝혀진 진상을 보면 그 모든 것들이 연결되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끝까지 방심하지 못하게 지속적으로 지켜보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그러나 작가는 참 독특하게도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독자들이 다 연결시킬 수 있는 노련함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행간의 매력을 아는 작가랄까요. 독자로 하여금 눈치챌 수 있는 절절한 꺼리들을 노련하게 제공할 수 있는 작가가 역시 더 환호를 끌어낼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그리고 가장 잘 만들어진 추리 소설은 독자로 하여금 반발자국 앞 정도에서 추리를 할 수 있게 만드는 작품이 아닐까란 생각이 듭니다. 한발자국 앞 정도에서 너무 빨리 추리해낸다면 너무 싱겁게 되고 그렇다고 좀 뒤에서 깨닫게 되면 너무 이야기는 미궁에 빠지는 기분이 들겠지요. 그러나 조금 앞에서 '맞다 그 정황들이 이렇게 이어지는구나!'하고 의혹을 품어 함께 수사하는 기분이 들게 하면 정말 내가 추리한 것같이 통쾌하고 재밌게 보게되는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그런 작품을 만났네요.

이 소설 속에는 살인 사건만이 아니라 그 안에 사랑도 있고 배신도 있고 타이밍도 있습니다. 오랜만에 미국 추리물을 읽었더니 '역시 이런 패턴이 미국 스타일이지!' 하면서 감탄했네요. 짜임새있는 틀을 만들어두고 차근히 거기까지 도달하면서도 재미의 요소들을 잃지 않는 작가의 필력에 감탄했습니다. 너무 단조롭지도 않으면서 간혹식 위트있는 표현들로 잔잔한 웃음을 주는 이 '형사 해리 보슈 시리즈'에 한동안 탐닉하게 될 것 같습니다. 

 
 

 

책 정보

Trunk Music _ Hieronymus by Michael Connelly (1997)
트렁크 뮤직_형사 해리 보슈 시리즈Vol. 5
지은이 마이클 코넬리
낸 곳 랜덤하우스코리아(주)
1판 1쇄 인쇄 2011년 4월 5일
1판 1쇄 발행 2011년 4월 12일
옮긴이 한정아 

 


   p. 250
   대수롭지 않은 거라고 그냥 넘겨버릴 수 있었지만, 보슈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 보슈는 모든 것이 다 제자리가 있고 이유가 있다고 믿었다. 대수롭지 않은 것은 하나도 없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