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궁전 안개 3부작 3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 지음, 김수진 옮김 / 살림 / 2011년 2월
평점 :
품절


 


서평


저자는 스페인 작가로서는 600만부 이상 판매한 '돈키호테'이후에 가장 많이 팔린 작가라고 합니다. 이 소설은 '안개의 왕자', '한밤의 궁전'으로 이어지는 미스터리 모험 '안개 3부작'으로 불리웁니다. 각 이야기의 연계점은 없습니다. 아이들이 주인공이라는 점이 공통점입니다. 스페인 출신의 작가로 광고계에 있다가 미국에서 영화 시나리오 작업을 하는 이력을 지녔습니다. 

그래서 유럽 특유의 감성과 함께 미국적인 느낌도 드는 것 같습니다. 이 소설의 배경은 인도입니다. 영국의 영향을 받은 1900년대 초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소설 속에서 여러 독특한 이국적 감각들이 융화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판타지적인 부분이 가미되어 있는 소설입니다. 인도의 신화, 전설, 민화등이 곳곳에 삽입되어 있습니다.

1916년 인도 캘커타에서 쌍둥이 남매를 누군가로부터 피해 도망치는 한 남자의 이야기로부터 시작됩니다. 그가 피하는 사람은 권력자이면서도 마법을 쓰는 것인지 무서운 힘을 지닌 것 같아보입니다. 아이들은 무사히 구출되지만 그의 미래는 암울할 것 같습니다. 그 중 남자아이만 세인트 패트릭스 보육원에 보내지고 16년을 자라게 됩니다. 

이런 암흑의 운명은 깨닫지 못한채 아이는 밝게 자라나고 일곱명의 아이들이 만든 비밀결사조직인 '차우바 소사이어티'라는 거창한 이름으로 모여서 재밌게 지내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각각의 다른 성격과 특기들을 가진 아이들이 벤과 여동생 쉬어와 함께 이 둘을 노리는 자와할을 대항합니다.

벤의 부모님에 얽힌 불행한 관계에 대해 알게된 아이들은 두려워하기 보다 맞서 싸우고자 하는 모험심을 보여줍니다. 자와할에 대해 조사하고 그를 찾아가게 됩니다. 그리고 결국 반전을 거듭해 알게 되는 진실은 참 서글픈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모두들 힘을 모아서 이겨내기까지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집니다. 몇번에 걸쳐 등장한 이언의 짧은 글들을 통해 이들의 인생 전체가 정리되면서 결국 행복하기만한 동화같은 이야기를 보여주는 소설은 아니었지만 재미있게 보게 되고 이들의 매력에 흠뻑 빠지는 것 같습니다.

아쉬웠던 점은 '한밤의 궁전'이란 제목이 커다란 의미를 차지할 것만 같았는데 이 '차우바 소사이어티'의 아지트로만 소개된 것이 아쉬웠습니다. 어쩌면 찬드라 차테르기가 만든 집이 앞의 의미와 함께 '한밤의 궁전'이 되기도 하는지 모르겠지만 좀 더 비중있게 다뤄지지 않은게 아쉽더라구요.

그리고 사와할이 대단한 마법이라도 지닌듯, 세월이 지나도 나이를 먹지 않은 모습으로 묘사되는데 아이들을 가차없이 죽이지 않은 것이 좀 당위적이지 못한 것 같고 그러면서도 쉬어의 결말은 좀 앞뒤가 안맞는 느낌이더라구요. 유럽 작가가 너무 미국적 영화 산업을 의식해서 스케일만 키운 기분이 든달까요.

그러나 이런 몇 가지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정신없이 책에 빠져들게 하는 재밌는 문체와 여러 성격의 아이들이 등장하는 점, 각각의 다른 위치에서 정보를 모은 다양성 같은 것들은 역시 이 작가의 명성을 알만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쉬웠던 점도 보잘 것 없는 수준이라는 생각 밖에 안들만큼요. 

인도의 문화와 신화의 접목, 영국적이면서 문체 자체는 유럽스타일이고 전체적인 느낌은 미국적인 독특한 작가라 또 다른 작품에 관심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 정보

El Palacio de la Medianoche by Carlos Ruiz Zafón (1994)
한밤의 궁전
지은이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
펴낸곳 (주)살림출판사
펴낸날 초판 1쇄 2011년 2월 21일
옮긴이 김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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