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에서 마음을 읽다 - 무너지고 지친 나를 위로하는 영화 심리학
선안남 지음 / 시공사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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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무뎌지고 지친 나를 위로하는 영화 심리학

이 책은 영화 속에 등장하는 인물의 심리를 살펴보고 이런 상황 속에선 어떻게해야 하는지를 적어둔 글들을 모았습니다. 아무래도 심리학자의 입장이다보니 종종 전문가의 진료를 추천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단순히 그런 치료적인 면을 기록했다기 보다는 결국 심리는 사람이 살아가면서 겪는 이야기들이기 때문에 삶의 한 단편이 담겨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총 네 개의 챕터로 나누어 여섯, 일곱 가지 영화가 이야기 됩니다. 상처와 치유, 내면과 변화, 관계와 소통, 사랑과 욕망으로 분류해놨습니다. 단순히 영화를 선택한 것이 아니라 심리학의 용어들로 나눠놨기 때문에 그 부분에 관련해서 찾아보기도 쉬울 것 같습니다.

봤던 영화는 내용을 알기 때문에 더 인상적이기도 하고 안본 영화도 줄거리가 간략하게 설명이 되어 있어서 이해에 무리는 없습니다. 보고 싶어지는 영화들도 있기 때문에 여러 이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봤는데 전혀 이런 방식으로 접근하지 못했던 새로운 관점의 제시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Chapter 1. 상처와 치유
동일시의 '굿 윌 헌팅',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가을로', 연합의 '노블리', 망상의 '뷰티풀 마인드', 접촉 위안의 '향수', 심리치료의 '패치 아담스', 위기의 '괴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인상 깊었던 내용은 아무래도 사람과 사람이 맞닿아 살아간다는 점일 것 같습니다. 물론 어떤 챕터도 사람이 홀로는 상처받지는 않습니다. 좀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사람과 만나 치유된다는 것이 중요한 모태가 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Chapter 2. 내면과 변화 
정체성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자아개념의 '미녀는 괴로워', 인상의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내재적 동기의 '어거스트 러쉬', 자기의식의 '김씨 표류기', 강박장애의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귀인의 '핸섬★수트'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사람의 심리라는 것이 아무래도 챕터 1에서 봤던 부분에서 출발한다고 할 수 있지만 챕터 2는 좀 더 '변화'에 중점을 맞춘 것 같습니다. 근원적인 '함께함'으로 인한 치유가 챕터 1의 이야기였다면 여기에서는 본인의 변화를 통한 발전이 아닐까 싶습니다.

Chapter 3. 관계와 소통
편향의 '체인질링', 자기 주장성의 '작전명 발키리', 방어기제의 '미 마이셀프 앤드 아이린', 기질의 '예스 맨', 자아분화의 '천일의 스캔들', 이타성의 '우리 의사 선생님', 자기애의 '스위트 노벰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챕터 2가 자신을 변화시키는 것이었다면 챕터 3은 좀 더 발전된 관계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크게 보면 챕터 1과 그리 다르지않을 수도 있지만 타인을 규정하고 자기 주장을 하는 등의 타인을 향한 행동에 그 목적이 있습니다.

Chapter 4. 사랑과 욕망 
진화심리학의 '아내가 결혼했다', 완벽주의의 '사랑의 레시피', 사랑의 삼각 이론의 '나의 특별한 사랑 이야기', 정서 폭력의 '여배우들', 성격의 '모짜르트와 고래', 무기력의 '박쥐'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인생의 영원한 테마인 사랑입니다. 사랑이라는 명목하에 어쩌면 체제에 대한 비판이나 재고일 수도 있을 영화와 새로운 환경에 놓이게 되는 상황, 선택의 이야기, 서로 다름으로부터 부딪히는 관계, 현실을 견뎌내는 상황들을 통해서 사랑과 욕망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이 책을 읽으며 여러 형태로 나눠어두고 전문 용어를 붙인 케이스들을 열거해두었지만 사실 그리 독특한 이야기는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흔히 보게되는 이야기들이 대부분이며 단지 특수한 상황들을 설정하여 만들어둔 것이 영화가 아닐까란 생각이 새삼들었습니다. 그렇게 보면 결국 힘들고 괴로운 감정이나 상황도 나만의 너무 힘든 큰 일은 아니지 않을까란 결론에 다다르더라구요. 

책의 좌측 상단에 각 챕터를 분류한 부분이 있어 보기 좋았습니다. 스틸 컷이 좀 더 많았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과 일러스트도 들어간 새심함이 색달랐습니다. 

  


책 정보


스크린에서 마음을 읽다 
지은이 선안남 
발행처 (주)시공사 
2011년 2월 28일 초판 1쇄 인쇄 
2011년 3월 7일 초판 1쇄 발행 
디자인 이희영
일러스트 박정은  



   p. 8
   영화의 상영 시간은 기껏해야 두 시간 남짓이다. 그러나 영화가 우리 안에서 공명하며 살아가는 시간은 이를 훌쩍 뛰어넘는다. 어떤 영화 속 한 장면은 평생 우리의 마음속에서 재생되고 또 재생된다. 단단하면서도 부드럽고, 명징하면서도 모호한 메시지로 우리도 모르는 사이 마음속에 스며드는 것이다.


   p. 34
   예전에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드라마 <다모>에는 이런 대사가 나온다.

   "아프냐? 나도 아프다……."

   이 짧은 대사에는 타인의 고통에 함께 아파하고 그럼으로써 그 아픔을 치유해주는 끈끈한 관계의 정수가 담겨 있다. 언제 어느 순간 다양한 사고와 폭력, 그리고 상처와 고통의 위험에 노출될지 모르는 우리는 우리의 고통을 어루만져주는 관계의 힘으로 오늘을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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