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밥
오카모토 카노코 지음, 박영선 옮김 / 뜨인돌 / 2006년 6월
평점 :
절판




서평

이 책은 네 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소설집입니다. 저자 오카모토 카노코는 1889년에 태어나 1939년에 사망했습니다. 오사카 만국박람회의 '태양의 탑'이 그녀의 아들의 작품입니다. 표제작 '초밥'은 1939년 작품입니다. 그래선지 작풍이 쇼와풍이라는 느낌을 많이 줍니다. 그러나 단순히 그 당시의 느낌만을 자아내는 것이 아니라 어딘가 현대적인 느낌도 갖고 있는 독특함을 지닙니다.

초밥
복 초밥집 딸임이 부끄러웠지만 익숙해진 도모요의 이야기입니다. 손님 중 미나토라는 독특한 한 사람이 이 이야기의 주인공입니다. 중년의 남자지만 도모요는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직접적인 사랑의 감정이라기 보단 까다로운 사람이라 거북스러움과 궁금함이 함께 오는 그런 미묘한 감각입니다.

우연히 그의 이야기를 듣게 될 일이 생겨 그가 왜 초밥을 먹으러 오는지 알게 됩니다. 그의 이야기는 기묘하고 독특합니다. 되려 도모요는 현대의 사람이라고 해도 어울리지만 미나토는 정말 쇼와 시대 사람임을 느끼게하는 부분들이 많습니다. 이것은 저자가 당시에도 흔치 않은 엘리트 집안이랄까 부유층 생활을 해서 좀 더 앞 선 감각을 지녔기 때문에 여성 등장 인물의 성격에서 드러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뺨 때리기 
이번 이야기에서도 그와 비슷한 면이 있습니다. 회사 생활을 하는 가나에는 일을 하면서 현대적인 여성으로 살아가지만 사고 방식 안에 쇼와적인 부분들이 깃들어있습니다. 우리 나라에서도 대화에서 종종 쓰이는 소재인데 짝사랑하는 상대에게 뺨을 때리면 그 사람이 나를 기억한다는 다소 과격하면서도 어이없는 이야기 그대로가 여기에 쓰입니다. 저라면 전혀 좋을 것 같지 않은데 이 소설은 로맨틱하게 풀어냅니다.

집 유령
구메코는 추어탕집 딸로 가게를 맡고 있습니다. 어릴 때는 너무 싫었지만 외동딸인 이상 지금은 어쩔 수 없이 순응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여지없이 여자들이 카운터를 지키고 남편들은 바람을 피는 모습들 속에 작은 기쁨을 발견해내고 살 수 밖에 없는 모습이 조금은 잔혹한듯, 혹은 무거운듯 그려지고 있습니다.

식마
첫 단편과는 정반대의 인물이 주인공입니다. 불행한 운명을 타고 났지만 미각 하나만은 엄청나게 발달되어서 요리 선생으로 불리우는 남자. 그의 일생이 이야기됩니다. 잔혹하게 혹은 가엽게 그려지지만 그는 오만하기 짝이 없는 인생을 살아왔고 지금도 그러합니다. 그러나 결국 그가 깨달은 것은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되어진 운명 같은 것이 있는 것 같다는 순응입니다. 그래서 그는 조금 달라진 모습으로 부인을 대하게 됩니다.

첫 단편을 읽을 때 참신한 작풍이라고 생각했는데 이후 단편들은 너무 취향이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쇼와 작가 특유의 감각이 있습니다. 시대적 배경 때문인지 이 시대는 세계 어느 나라의 소설을 읽어도 특유의 감각이 있습니다. 고풍스러운 면도 있구요. 아주 독특한 소설을 읽어서 익숙하진 않지만 새롭다는 기분은 들었습니다.


 

 
책 정보

岡本かの子全集 15 (1974)
초밥 
지은이 오카모토 카노코 
펴낸곳 뜨인돌출판사 
초판 1쇄 발행 2006년 6월 20일
초판 2쇄 발행 2006년 7월 10일
옮긴이 박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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