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 곱하기 십. 저자는 열 명입니다. 다음과 같습니다. 장현웅, 장희엽, 성세인, 조은희, 정주희, 천승명, 소준희, 우흥제, 윤성현, 정현주.
이 책은 열 명이 써내려간 이야기입니다. 아홉 명의 '3일에 관한 에세이'와 한 명이 적어내는 '열 명이 등장하는 단편 소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주제가 따로 정해져있지 않고 각자에게 3일의 휴가만을 설정했기 때문에 각 작가의 취향대로의 경험이 묻어납니다.
생각하는 것이 얼마나 다른지, 구성도 바람도 경험도 참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네요. 한 장소에 관한 준비부터 경험, 그 속에서 만들어내는 이야기를 써내려가는 사람, 추억을 따라 거슬러 가보는 사람, 과거를 추억하지만 현실의 휴식과 함께 버무려내는 사람, 자신의 팬과의 약속을 뒤늦게 지키기위해 직접 만나는 여행길에 오르는 사람, 세 명의 인연과 함께 그들의 직업을 경험해보는 사람, 추억이 담긴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는 사람, 금속공예 전시관을 운영하면서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사람, 태국 여행에서 사온 물건들의 벼룩시장을 연 이야기를 하는 사람,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사람과 이들을 하나의 이야기로 담아내는 사람까지.
이렇게 열 사람의 이야기가 차곡히 적혀 있는 책입니다. 책의 인세를 기부한다고 하니 좋은 시도같습니다. 평소 팬이었던 분들의 글을 읽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고, 글을 읽고 이 분들의 팬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진과 글이 만들어내는 조화는 단순히 사진과 글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단지 사진과 글일 뿐인데 어찌도 이렇게 많은 감성과 감정과 추억을 고스란히 담아낼 수 있을까요. 그렇게 많은 것을 담았는데도 이것은 그 사람의 일부 밖에 되지 않는 것은 정말 또 놀랄 일인 것 같습니다.
어딘가를 가보기도 하고, 추억을 회상하기도 하고 정리하기도 하고, 몸을 움직여보기도 하고, 가만히 있어보기도 하는 것. 이 모든 것들이 어쩌면 단순한 하나의 시도에 지나지 않을지 모르지만 좀 더 나를 바라보고 나를 정리하고 나를 재정비하는 것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게 3일이 주어진다면. . . 이 책을 펼치기 전에는 걸을 수 있을만큼 걸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책을 읽고 나니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처럼 그 여정을 따라가봤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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