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모치 아사미 소설의 특징은 차근차근, 섬세하게 그러면서도 어딘가 끈질기게 설명하는 것으로 이루어져있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몰입력이 나쁜 것은 아닌데 그렇다고 미친듯이 읽게 되는 것도 아니고 그런 마음을 동시에 갖으면서 읽게되는 독특한 매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 소설을 읽으면서도 그런 느낌이 들었는데 그 이유가 섬세한 묘사를 하지만 그게 늘어지거나 불필요하지 않기때문에 그런 느낌이 들지않나 싶습니다.
이 소설은 제목에서도 유추할 수 있듯, 수족관에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수족관에서 열심히 일하던 가타야마가 죽게 되고 그 후 3년의 기일에 또 다시 사건이 발생합니다. 과연 그 죽음은 자연사인지, 타살인지에 대한 것과 지금 일어나는 이 사건은 무슨 이유인지, 감춰진 프로젝트는 무엇이었는지에 관해서 계속 고심하게 되는 추리물입니다.
이시모치 아사미 답게 이번 소설에서도 탐정은 아니지만 추리에 능한, 그리고 제 3자인 후카자와가 등장합니다. 그의 관찰력과 추리로 이야기가 이끌어집니다. 그러나 앞서 범인과 대적하는 탐정의 형태는 아니고 범인의 길을 따라가는 형태를 취하고 있습니다.
가타야마의 기일을 위해, 혹은 거래처기 때문에 일을 위해 온 사람들과 수족관 직원들이 주요 등장인물입니다. 관장님 앞이라며 봉투 하나가 발견되는데 그 안에는 휴대폰이 들어있습니다. 교묘한 메일로 협박과 거래 요구가 시작됩니다. 수족관에서 물건들이 발견될 때마다 직원들은 더욱 신경이 날카로워지고, 손님들을 상대로 사건이 발생하여 수족관이 문을 닫을까봐 전전긍긍하게 됩니다.
그러다가 살인 사건이 발생하고 내부 범행을 의심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야기는 또 다른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결국 탐정역인 후카자와에 의해 이 사건의 전모가 밝혀지는데 이유는 상상했던 것과 조금 달랐습니다. 비슷한 목적임을 눈치챌 수는 있는데 아무래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상상을 초월하는 시각이지 않나 싶습니다. 그 프로젝트가 실제로 실현된다면 정말 엄청날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시모치 아사미의 다른 소설 속에서도 느낀 것인데 결말이 일정 부분 비슷한 세계관이 있습니다. '무조껀 범죄자는 경찰에 넘겨서 형을 살아야한다'의 개념이 전혀 없습니다. 그래서 되려 덮고 나서는 '이래도 되나'라는 찜찜한 생각이 들곤합니다. 반전이랄까 감춰진 내막은 훌륭했는데 마지막이 너무 소설적이랄까, 우려되더라구요. 동화인가 싶기도 하고. 소설인데 어떠냐는 입장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론 별은 네 개만 매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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