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미쳐있는 아마추어가 틀에 갖힌 프로보다 낫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느낀 감각을 글로 옮겨보자면 이런 문장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커피에는 여러가지 추출 방식이 있습니다. 물에 담궈두는 것, 그리고 고압을 이용해 순간적으로 뽑아내는 것, 혹은 끓이기도 하지요. 핸드드립은 물에 담궈두거나 끓일 때 남는 가루의 불편함을 덜기위해 필터에 통과시키며 중력을 이용한 물의 낙차를 사용하여 내리는 방식입니다. 흔히 커피를 내려마신다는 'Brew' 기계를 사용하는 방식과 달리 내리는 사람의 손으로 직접 물을 뿌려주기 때문에 좀 더 섬세한 과정에 의한 맛의 차이가 나는 것 같습니다.
커피 관련된 책들을 찾아보면 커피를 내리는 사람의 접근과 마시는 사람의 접근으로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전자는 백과사전적인 방식이 대부분이라고 할 수 있지요. 간혹 그 속에 에세이적인 측면이 발견되기도 합니다. 후자는 무궁무진하게 다양한 형태로 계보를 잇고 있으니 언급은 접어두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은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필독서로 꼽아주었으면 하는 발언을 과감히 해봅니다. (보통 어지간해선 알아서 고르라고 하고 추천은 안하는 편입니다.) 문장력이 참 좋습니다. 적절한 일화와 감상 그리고 본격적인 이론에 대한 매끄러운 작법은 이 글을 쓴 사람에 대해 칭찬을 하게끔하는 면이 있는 책이기 때문입니다.
저 또한 혼자서 책보고 인터넷 서칭으로 커피에 대해 지식을 습득해나갔기 때문에 공감가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커피 생두를 볶은지 며칠 안된 신선한 콩을 갈아서 물을 조금 붓고 뜸을 들일 때 부풀어 오르는 그 순간의 행복감은 몇 년을 핸드드립을 하면서도 줄어들지 않는 감각인 듯 합니다.
자신이 핸드드립을 한다고 해서 꼭 자신만의 커피를 마시기를 주장하는 책은 아닙니다. 좀 더 커피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과 함께 커피를 배워왔던 시간들 속에서 느꼈던 부분들도 함께 기술하기 때문에 기술서란 느낌보다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또 커피를 마시기 위해 카페를 찾아 다닌 이야기와 그 나날들이 차곡히 쌓여서 이 책이 완성된 것이겠지요. 커피에 대한 열정과 사랑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그런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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