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관의 피 - 하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12
사사키 조 지음, 김선영 옮김 / 비채 / 2009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서평

 

이 소설은 2008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1위에 올랐습니다. 상, 하 두 권으로 되어 있습니다. 삼 대가 경찰을 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1948년의 세이지부터 아들 다미오와 손자 가즈야, 2007년까지의 60년의 기록입니다. 전후의 힘든 상황 속에서 주재 경관으로 지낸 세이지가 의문사를 당하지만 그 경위는 조사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아버지의 멋있는 모습을 봤던 다미오 또한 경찰의 길을 걷게 됩니다. 그러나 그는 스파이를 하게 되면서 힘든 때를 겪어 아들 가즈야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그가 명실상부한 공을 세우며 순직하게 되고 아버지의 몰랐던 면을 알게된 가즈야 역시 경찰의 길을 걷게 됩니다.

 

이 하권에서는 다미오가 아버지의 주재소였던 덴노지 주재소 근무를 시작으로 가즈야의 이야기까지 연결됩니다. 세이지의 이야기가 주재 경관으로 다소 밋밋했던 것처럼 하권 역시 상권과 같은 구조를 취하고 있습니다. 전반부는 조금 평탄하면서 후반부에는 살짝 하드보일드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미오는 아버지의 죽음에 대해서 궁금해하게 되고 30년이 지난 시점에서 홀로 수사를 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실마리를 발견합니다. 사실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의 수상작품들을 살펴보면 상당히 놀라운 작품들이 많습니다. 상의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조금 파격적이라고 할만한 결말을 준비한 작품들이 수상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소설의 평가들을 살펴보면 미스터리라기엔 부족하다던가 평범하다는 평도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 소설은 단순히 그런 추리적인 요소로 평가 받았다고 접근하면 안될 것 같습니다.

 

어느 정도 추리 소설을 읽은 사람이라면 진상은 둘째치고 요주의 인물이 누군지 훤히 보이기는 합니다. 이 소설에서 그 부분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진실보다 그 진실에 맞서고자 했던, 진실의 그 이면에 있는 자신의 아버지의 존재랄까요. 그를 알아가는데 중요한 어떤 신념 같은 것이 이 소설의 중요한 핵이 됩니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말입니다. 단순히 같은 직업을 계승하고 있다는 것을 뛰어넘는 것이지요. 호루라기 소리를 들었다는 것이 바로 그것의 상징이 아닐까 싶습니다.

 

다미오가 죽었을 때, 그는 정말 그 범인에게 총을 맞았던 것이 아닐지 모른다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아버지를 죽였던 그가 총을 쐈을 수도 있지 않을까. 2명을 살해하고 도망중인 마약중독자가 경찰의 지원이 곧 올텐데 굳이 머리에 정확하게 총을 쏴야했을까란 의문이 들더라구요. 물론 여기에 대해서 그런 트릭을 암시하는 부분은 없습니다만, 나중에 아버지를 죽였던 그가 하는 말로 미루어보면 실제 다미오의 이야기 부분에서와 전혀 다르니, 의심해보게 되었습니다.

 

이야기는 삼 대에 걸쳐서 역사적으로 경찰 내부 조직의 변화들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주재 경관의 일, 공안이나 스파이, 그리고 가즈야가 경험한 수사 4과의 활동으로 경찰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단순히 살인 사건을 담당하는 수사 1과의 이야기가 일색인 추리물에서와는 또 다른 업적이 아닐까 싶습니다.

 

강직하고 성실했던 세이지의 등을 보고 자란 다미오. 아버지의 결백을 믿었지만 그는 그런 아버지가 되어주진 못했습니다. 그러나 가즈야는 형편없는 아버지를 미워했습니다. 그러나 아버지의 과거를 알게 되면서 자신이 몰랐던 부분을 통해 아버지를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미오는 힘든 시절들을 이겨내고 겨우 아버지의 모습처럼 주재 경관으로 평탄한 삶을 보낼 수도 있었을테지만 같은 길을 걷게 됩니다.

 

가즈야는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정말 했어야할 수사에 대한 재능을 살려 수사 2과에 까지 도달하게 됩니다. 아버지를 욕되게 하고 음해하려던 그 사람 앞에서 그는 아버지에 대한 긍지를 발견합니다. 그렇게 의문은 해결되고 긍지를 품어 제대로된 수사를 맘껏 할 수 있게 된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이 부분이 바로 이 소설의 대단한 점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사키 조는 곤노 빈과 함께 요코야마 히데오를 잇는 2대 경찰 미스터리의 작가라고 불리워진다고 합니다. 곤노 빈은 좀 더 강직하고 철두철미한 캐릭터를 선보였다면 사사키 조는 조금은 융통성있는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것 같습니다. 요코야마 히데오의 작품은 좀 더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는 것 같습니다. 세 작가를 비교해서 읽어봐도 재밌을 것 같습니다. 

 

 

 

 


책 정보

 

KEIKAN NO CHI (警官の血 下) by Joh Sasaki (2007) 

경관의 피 下

지은이 사사키 조 

옮긴이 김선영 

발행처 도서출판 비채 

1판 1쇄 인쇄 2009년 1월 30일

1판 1쇄 발행 2009년 2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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