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은 2008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1위에 뽑힌 작품입니다. 3대가 경관으로 보내는 이야기를 1948년부터 이끌고 갑니다. 덕분에 당시 시대상을 느낄 수 있는 분위기가 많이 있습니다. 사사키 조의 나오키 상 수상 작품을 읽으면서 상당히 독특한 매력을 지닌 작가라고 느끼긴 했지만 사실 이 책의 전반부를 볼 때는 왜 수상을 했는지 모르겠더라구요. 좀 더 본격적인 이야기는 후반부와 하권에서 등장하는 것 같습니다.
주인공은 안조 세이지. 태평양 전쟁 후 어려운 시대 상황입니다. 제대 후 다즈와 결혼을 하지만 제대로 된 직장이 없이 아이가 생깁니다. 그래서 경찰이 되기로 합니다. 두 달의 훈련 과정을 거쳐 순사가 된 세이지의 월급은 1800엔. 우에노 경찰소로 배속됩니다. 부인 다즈는 위험한 일이 아닌 주재소에 근무하게 되길 바랍니다.
우에노 공원 앞 파출소에서 공원 안, 우에노온시 공원 안 일대를 관할하는 파출소에 배속이 변경됩니다. 그리고 공을 인정받아 덴노지의 5층탑 옆의 야나카 경찰서의 덴노지 주재소로 배속받게 됩니다. 그의 근무 이동은 이런 순을 겪게 되고 우에노 공원 근처에서 살았기 때문에 그곳 부랑자들과도 안면이 있는 사이입니다. 그가 죽기까지 궁금해했던 두 가지의 살인 사건의 관련인을 만난 것 같습니다.
주재소 경관은 수사권이 없습니다. 그러나 세이지의 행동을 보면 좀 더 형사에 어울리지 않았을까란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이야기 자체가 아직 본격화를 맞지 않아선지 전반부는 다소 평탄한 이야기인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도 당시 시대 상황을 알 수 있는 부분들이 많이 나오고 우리 나라도 관련이 있기 때문에 종종 등장합니다. 그리고 세이지와 아들 다미오 이야기에서도 사회주의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세이지의 이야기를 반 정도 지나면 이제 아들의 시대가 등장합니다. 아버지는 순직으로 인정받지 못해서 근근히 살아가는데 세이지의 동기 가토리, 구보타, 하야세가 다미오의 고등학교 학비를 대주겠다고 합니다. 그후 두 살 아래 동생 마사키의 학비를 벌기 위해서라도 다미오는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경찰이 되기로 합니다.
학업 성적이 우수한 그에게 본청 공안부 1과장인 가사이 경시가 대학 진학을 명령합니다. 홋카이도 국립대의 러시아어 학과를 가서 신좌익 공산주의자 동맹의 정보를 공안에 전달하는 노릇을 하게 됩니다. 이외의 그룹도 정보를 모아 넘기게 되지만 여기서는 주로 이 동맹에 관해 등장합니다. 사토 총리의 방미 저지를 위해 투쟁에 참여할 동맹들의 움직임을 조사하기 위해 더 가까이 가게 됩니다. 이 동맹의 행동과 스파이 노릇을 하는 다미오의 모습이 긴박감 넘치게 그려집니다.
그 이후 다미오는 정신과 치료를 받게 됩니다. 이런 고작 2년의 생활로 정신과 치료가 이상하다 싶었더니 그는 졸업 후 적군파에서 스파이로 3년을 보내게 됩니다. 불안신경증으로 2주 요양하고 경시청 요양원에서 만난 간호사 준코와 결혼을 합니다. 그는 6년을 교통과에서 그리고 3년을 스가모 경찰서 경무계에서 서류 업무를 하게 됩니다. 그런 그는 이 10년 동안 상황이 좋아지지 않았는지 술을 마시면 부인에게 폭력을 행세하곤 합니다.
다미오를 도와줬던 구보타가 간암으로 사망하면서 세이지가 뒤쫓던 사건을 다미오에게 이야기 해줍니다. 그리고 하야세의 아들도 경시청에 들어가고 가토리는 경비 인사를 도와주겠다고 하며 상권이 끝이 납니다.
정세가 좋지 않던 40~50년대의 시대상과 60년대 시대상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등장하는 인물들은 허구이지만 시대상이나 당시 지역 같은 것들은 현실 그대로를 재현하려고 했다고 합니다. 작가의 거주 지역이었기 때문에 더 신빙성 있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460 페이지 가량의 분량이지만 늘어지지 않게 상당히 주요 부분만을 강조해둔 느낌이 듭니다.
하권에서 좀 더 사건의 해결이 본격적으로 등장할 것 같아 기대됩니다. 그리고 멋있는 아버지이면서 훌륭한 주재 경찰관이던 세이지를 보고 자란 다미오와 가정 폭력을 저지르며 불안신경증 때문에 스트레스 제어가 잘 안되는 아버지를 보고 자란 가즈야의 인생은 또 어떻게 이어갈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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