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 휘날리는 비닐 시트
모리 에토 지음, 김난주 옮김 / 시공사 / 2007년 1월
평점 :
품절


 

 

서평

 

이 소설은 제35회 나오키상(2006년) 수상작인 '바람에 휘날리는 비닐시트'와 함께 여섯 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져있습니다. 처음 이 소설의 내용은 모르고 표지 사진만 보고서 한 여자의 평범한 일상을 견뎌내는 그런 류의 소설인가하고 추측을 해서 손이 안갔는데 '수상작인데다가 단편이니 한번 읽어봐야겠다'하고 보니 추측과 전혀 다른 내용이었습니다.

 

'바람에 휘날리는 비닐시트'에서는 유엔난민사업에 관해 나옵니다. 단순히 외국에서 컸고 일본내의 직장의 관계가 껄끄러워서 좋은 연봉을 뒤로하고 이직을 결심한 리카가 상사인 에드를 만나 변화되어가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 입니다.

 

단순히 그녀는 에드가 좋아서 결혼을 했고 행복하게 살고 싶어했지만 그는 평범한 행복보다 한 사람이라도 더 구하고 싶어하는 사람이었습니다. 폭력에 의해서 비닐시트가 펄럭거리고 거기 매달린 사람들이 날라가 죽게되는 그런 현실을 견딜 수 없었던 에드. 리카는 그저 자신의 행복을 바랬지만 결국 에드를 사랑하기 때문에 그곳으로 가게되는 감정의 변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강력하게 난민 구제를 외치는 이야기가 아니라 너무도 평범한 한 여성이 추억을 가슴에 묻고 더 행복하기 위해서 선택하는 그 결정이 역시 수상의 이유가 아니었을까란 생각이 듭니다. 모리 에토란 작가의 필체가 좋긴 한데 개인적인 취향은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가끔은 모리 에토 책들을 찾아 읽어야겠다 싶더라구요.

 

그리고 나머지 단편들도 단순하지만은 않습니다. 쉽게 쉽게 쓴 글이 아니라는 점이 읽으면서 많이 느껴집니다. 사고 자체가 어른의 소설 같다는 느낌도 들구요. '그릇을 찾아서'는 천상의 케이크 맛을 내는 선생님 밑에서 조수로 일하는 야요이. 크리스마스 이브에 남자친구는 청혼을, 질투하는 선생님은 자신의 작품을 담을 그릇을 요구합니다. 제멋대로인 사람을 왜 떠나지 않나 지긋지긋해 하며 읽다보면 그녀나름의 결론을 내리는데 결말은 좀 마음에 들진 않았습니다.

 

'강아지의 산책'은 유기견을 돌보는 에리가 주인공입니다. 그 때문에 술집에서 일을 하는데 나이가 많은 언니들이 있는 곳이라 그저 서로 대화나 하는 그런 곳에 가깝습니다. 그녀가 단순히 개를 좋아해서가 아니라 그 숨은 이야기에 조금 눈물이 나오곤 했습니다.

 

'수호신'에서 야간대학을 다니는 요스케는 '니시나 미유키'라는 대필을 해준다는 소문의 그녀를 찾아가게 됩니다. 단순히 공부를 하지 못하고 시간에 쫓기는 야간대학생의 이야기가 아니라 조금은 다른 한 인간의 모습이 보여서 흥미로웠습니다. '니시나 미유키'라는 사람은 단순히 대필을 해주는 것이 아니라 좀 더 그 사람의 본질을 봐주는 사람이 아닐까 싶습니다.

 

'종소리'는 불상을 복원하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원래 불상 조각을 했던 기요시는 자신 안에 재능이 없음을 발견하고 복원사의 길을 걷습니다. 찾아간 절에서 그는 불상의 요염한 자태에 반하게 되지만 여성이 아닌 남성으로 복원해내야하는 작업에 수긍하지 못합니다. 결국 그 불상을 들고 도망치려하지만 손가락이 부러지는 사고가 나고 몰래 본드로 붙여놓게 됩니다. 결국 그는 복원사의 길에서 도망을 치는데 훗날 그 불상의 정체를 알게되고 내막과 자신에게도 영향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됩니다.

 

'X세대'는 서로 이해하지 못한 세대가 사실 알고보면 보이는 것과 다른 면이 있다는 점과 덮어두고 싫어하기 보다 한발자국 다가서서 이해하게 되면 의외로 통하는 면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이야기입니다. 마지막 부분에서 막 웃게되었네요.

 

 

  

 

 

책 정보

 

KAZE NI MAIAGARU VINYL SHEET(風に舞いあがるビニ-ルシ-ト) by Mori Eto (2006) 

바람에 휘날리는 비닐 시트 

지은이 모리 에토 

발행처 (주)시공사

2007년 1월 25일 초판 1쇄 발행

2008년 7월 18일 초판 6쇄 발행

옮긴이 김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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