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은 와카타케 나나미의 데뷔작입니다. 새로 창간하는 사내보에 단편 소설을 실어야하는 편집장 와카타케 나나미가 선배의 지인으로부터 글을 받는다는 설정을 하고 있습니다. 그 지인은 익명을 원하고 매달 출간하는 사내보이기 때문에 한 달씩 꼭 1년 동안 연작 단편이 지속됩니다. 익명의 저자는 자신의 실화를 바탕으로 글을 씁니다. 그래서 단편의 장르이지만 연결되어 있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처음 글을 부탁하는 편지와 마지막 작가와의 대화도 역시 편지를 통해서 엿볼 수 있기 때문에 에필로그와 프롤로그가 각각 편지글로 되어 있는 독특함을 지닙니다. 그리고 각 단편들 또한 매력적이지만 각 단편의 표지가 사내보 목차로 되어 있어서 그것을 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이 사내보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하는 기획들도 많습니다. 물론 제목만이지만요.
일본의 특성상 4월부터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벚꽃이 싫어, 귀신, 눈 깜짝할 새에, 상자 속의 벌레, 사라져가는 희망, 길상과의 꿈, 래빗 댄스 인 오텀, 판화 속 풍경, 소심한 크리스마스 케이크, 정월 탐정, 밸런타인 · 밸런타인, 봄의 제비점' 아무래도 사내보라선지 계절감이 물씬 나는 제목들과 이야기들입니다.
익명의 저자는 몸이 안좋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요양을 합니다. 그러다가 아르바이트도 하게 되고 그런 일상들과 관련된 이야기인데 말이 일상 미스터리라고 하지만 사실 그리 소소하진 않습니다. 소재를 얻는 곳이 주변이다 보니 일상 미스터리의 요건인 것 같긴 하지만 기본이 추리물의 형태를 지니고 소소한 이야기도 있긴 하지만 꽤 오싹한 괴담류의 이야기도 몇 가지 됩니다.
아무래도 저자가 본격 작가 활동을 하기 전에 생업과 동시에 진행시킨 글이다 보니 각각의 이야기들이 서로 다른 느낌을 주는 것 같습니다. 본인은 후기에서 통일성이 없어서 단행본으로 만들때 꽤나 애를 먹었다고 하는데 저는 되려 이 상황이 신선하고 각각의 다른 느낌을 주는 글들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보통 크게 수상하고 데뷔하는 작가의 경우 그 이상의 작품을 못내는 경우가 있고 반대로 몇 권의 작품을 써 낸 후에 상을 받는 작가의 경우는 초기작이 재미없는 경우가 있는데 와카타케 나나미의 작품들은 각각의 다른 멋이 있어 재미있게 봤습니다. 이 작품도 상당히 즐겁게 봐서 별 다섯개를 매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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