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은 솔로몬이 반지를 끼고 동물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는 대목에서 포착해서 그 반지를 만들고자하는 학자들의 이야기와 개의 행동패턴을 통해 사건의 배후자를 찾아내는 이야기입니다. 반지를 발명해내는 것이 주된 이야기의 흐름은 아니고 그만큼 사건의 진상을 알고 있는 '개'에게 이야기를 듣고 싶어한다는 바람을 나타내는 제목입니다.
주인공 아키우치는 대학생입니다. 부잣집 아들에 항상 쿨한데다가 의욕이 없어보이는, 어쩔 때는 무서운 쿄야, 그를 좋아해서 사귀게된 귀여운 히로코, 그리고 히로코의 친구이자 아키우치가 첫눈에 반한 치카. 이렇게 네 사람이 중심이 되어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아키우치는 항상 고백을 하지 못한 채 변화없는 상황이 되어 맴돕니다. 그리고 미생물학을 가르치는 조교수 시이자키 쿄코와 그녀의 아들 요스케, 애완견 오비도 등장합니다.
똑똑한 요스케와 충실한 오비인데 오비는 이상하게 갑자기 차도에 뛰어들어 요스케를 죽음으로 몰아넣습니다. 그 때 아키우치가 사건 현장 주변을 봤었기 때문에 친구들의 행동에 대해서 이상하게 여기게 됩니다. 그래서 동물생태학을 담당하고 있는 조교수 마미야 미치오 선생님에게 가서 정황을 이야기하고 개의 행동에 대해서 물어보게 됩니다.
이야기가 시간 순으로 되어 있지 않고 아키우치가 친구들을 만나서 진상을 물어보는 형태로 되어 있기 때문에 대부분 회상하는 장면처럼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독자들로 하여금 누가 범인일지 진상은 무엇일지 추측하게 하지만 아키우치가 처음부터 모든 것을 꿰뚫어보는 명탐정이 아니기 때문에 그의 오류를 독자들도 범하게 하는 면이 있습니다.
친구들 각자의 거짓말이 각각의 사람들을 의심하게 만들고 함정에 빠지는 상황이 되지만 사실 미치오 슈스케 소설을 읽어온 사람들이라면 결말은 대충 윤곽을 잡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고 일반적인 추리 소설의 패턴이랄까 캐릭터 설정과는 좀 다른 작가의 취향 덕분에 대충 이런 반전을 쓰지 않을까 싶어서 결말이 좀 시시하긴 했습니다.
그래도 새로운 소재를 통해 재미있게 써냈다는 점, 각각의 캐릭터들에겐 그렇게 나쁜 결말은 아니라는 점에서 기분 좋은 뒷맛으로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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