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풍당당 명탐정 외젠 발몽
로버트 바 지음, 이은선 옮김 / 시공사 / 2010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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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1849년에 태어난 로버트 바는 스코틀랜드 출신으로 네 살 때 캐나다로 이민한 후 1976년엔 미국에서 생활하고 이후 영국에 정착해서 여생을 보냈다고 합니다. 저널리스트로 필명으로 소설도 냈던 세계 최초 셜록 홈즈 시리즈를 패러디한 셜로키언으로 알려져있다고 합니다.





이 '위풍당당 명탐정 외젠 발몽'은 엘러리 퀸과 하워드 헤이크라프트가 뽑은 '미스터리의 초석 100선'에 포함됐으면 단편 '건망증 클럽'은 엘러리 퀸과 전문가 열한 명이 선정한 세계 최고의 미스터리 단편 열두 편 중 하나로 이름을 올렸다고 합니다.




로버트 바는 19세기 말의 작가. 스코틀랜드, 캐나다, 미국, 영국에서 생활한 저널리스트로 독특한 이력을 지닌 작가입니다. 게다가 이 책의 주인공 외젠 발몽은 프랑스인으로 총감까지 지내지만 일련의 사건으로 인해 그만 둘 수 밖에 없고 결국 영국으로 도망치듯 건너와 탐정 사무실을 엽니다.





영국 생활 10년이라는 글귀들이 자주 등장하는데 프랑스인과 영국인의 차이점을 얘기하면서 영국인을 상당히 비꼬는 문체가 많습니다. 실제 저자가 프랑스인이었다면 이 책은 좀 문제 도서가 되지 않았을까 싶은데 사실 저자는 영국인이니 되려 위트가 넘치는 글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보통 탐정이라고 하면 돈을 중시한다던가, 사건을 중시하는 성향을 지니기 마련인데 경시 총감 출신의 외젠 발몽은 '범죄자 검거'를 중시합니다. 그가 직함만 잃었을 뿐 프랑스에서 하던 일과 동일한 일들을 영국에서 한다고 할 수 있지요. 물론 생업이 달린 것이니 돈 문제에 관한 이야기도 종종 나옵니다.




현대물에 비하면 좀 지루한 감도 있습니다. 어떤 정통 추리물의 패턴을 따라가고 있는 기분이 들어서 주구장창 떠들어대는 감각이 있거든요. 글 자체가 아주 많은 건 아닌데 이 '외젠 발몽'이라는 인물에 대해 느껴지는 감상이 좀 그런 면이 있습니다. 그래서 읽다보면 '너무 길어!' 싶을만큼 주구장창 글이 나열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야기는 8개의 단편으로 구성됩니다. 처음 경시 총감에서 밀려날 수 밖에 없었던 굴욕의 사건을 다룬 '500개의 다이아몬드에 얽힌 수수께끼'. 사실 진행 방식이 재밌었던데 비해 끝은 좀 허무한 편이었는데 이 '외젠 발몽'이라는 영국에서 탐정 노릇을 하는 프랑스인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했을 것 같습니다.




다음은 '두 얼굴의 폭탄 테러범'은 정보를 얻기 위해 무정부주의자가 되는데 너무 연기를 잘한 나머지 신뢰를 받고야말아 중책을 맡고 만다는 재밌는 설정입니다. '은숟가락에 담긴 단서'는 강력한 범죄는 아니지만 백작들의 모습이 조금 보이는 그런 이야기였습니다. '치젤리그 경의 사라진 재산'은 참으로 놀란 설정이었습니다. 어떻게 이런걸 추리했지 싶은 면이 있는 편집증적인 사람을 추리해내는 그런 이야기였습니다.




'건망증 클럽'은 위조 지폐와 관련해 수사를 하다가 엉뚱한 사건을 잡아내는 이야기입니다. 건망증이 심한 사람들을 속이는 조금 기분 나쁜 사기 이야기입니다. '기형 발 유령'은 딱 영국의 저택에서 일어날 법한 미스터리적인 느낌의 수사물인데 결국 미스터리도 뭐도 아니었다는 그런 사건이지만 재미있었습니다.




'와이오밍 에드의 석방'은 정말 당시에는 맘만 먹으면 이런 사기를 충분히 칠 수 있겠구나 싶은 시대감이 느껴지는 이야기였네요. 전체적으로 그다지 시대감이 느껴지진 않는데 역시 이런 누군가의 얘기만으로 믿을 수 밖에 없는 정보 부족은 시대감을 느끼게 하는 것도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레이디 알리시아의 에메랄드'에서 나오는 부자들이 워낙에 돈을 중시하는 사고를 가지고 있나 생각했는데 결말은 전혀 다른 사랑스러우면서도 조금 유치한, 외젠 발몽도 한 방 먹은 것 같은 그런 이야기였습니다. 그리고 두 편은 셜록 홈즈 시리즈를 패러디한 작품이 짧게 실려 있습니다.





사실 '위트있다.'는 표현은 사람마다 시대마다 조금씩 특성을 달리하는 것 같아서 이 작품을 아무 사람에게나 추천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조금 정통파 추리물을 좋아하고 나이대가 조금 있는 사람들이 더 즐거이 읽지 않을까 싶네요. 그래도 개인적으로 독특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별 하나 더 얹어 4개를 매겨봅니다.





 


 









책 정보




The Triumphs of Eugène Valmont by Robert Barr


위풍당당 명탐정 외젠 발몽

지은이 로버트 바


발행처 (주)시공사


2010년 11월 15일 초판 1쇄 인쇄


2010년 11월 19일 초판 1쇄 발행


옮긴이 이은선


디자인 이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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