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8년에 출간한 이 추리 소설은 확실히 최근 추리 소설의 경향과는 조금 다른 면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시대감이 물씬 느껴지는 면은 전혀 없어서 읽는 내내 독특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전반적인 구성 자체가 조금 속도감이 없는 느낌이 듭니다. 그래서 살짝 지루하다는 느낌이 드는데 그래도 결말이 궁금해서 읽게 되는 면이 있습니다.
'라일락장'이라는 곳을 일본 예술대학이 사들여 레크리에이션 숙소로 학생들에게 개방했습니다. 이 기숙사는 아라카와 강 상류, 사이타마 현과 나가노현 접경에 가까운 위치에 있습니다. 맑고 푸른 강이 흐르는 강 상류에 위치하여 있지만 우에노에서 두 시간 걸리는 거리에 있다보니 여름방학 동안에 이용하는 학생도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이 곳에 미술학부와 음악학부 학생들 히다카 데쓰코, 유키타케 에이이치, 아마 릴리스, 마키 가즌도, 다치바나 아키오, 마쓰다이라 살로메, 아비코 히로시가 손님으로 오게됩니다. 그리고 살인이 시작됩니다.
아무래도 나이가 그렇다보니 애정으로 얽혀 있는 문제들이 처음부터 부각되는데 시대가 그래선지 한 커플이 약혼한 상태입니다. 그리고 리라장에 와서 한 커플이 약혼을 발표하면서 두 남녀의 심기가 불편해지는 일이 있게 됩니다.
그리고 트럼프의 스페이드가 사라지더니 그것이 시체 옆에 한장씩 놓이게 되면서 시체는 점점 늘어갑니다. '정말 언제까지 시체가 계속 나오는거야?' 싶을 정도로 계속 살인 사건이 일어납니다. 경찰도 함께 하지만 해결이 전혀 안되는 상태가 지속됩니다. 이제 해결되지 않을까 싶을 때조차도 점점 사건은 미궁으로 빠져듭니다.
현대 추리물들을 보면서는 제법 범인을 맞추는 편인데 이 소설에서는 전혀 찾아내질 못했네요. 마지막에 탐정이 잠시 등장해서 사건을 해결합니다. 여태까지의 여정이 괜히 길었던 것처럼 순식간에 풀어냅니다. 사건 자체는 일주일 동안 일어난 상황인데 소설의 전체를 거의 차지하는 양이라고 볼 수 있으니 꽤 꼼꼼한 편이지요.
그런데 그런 탐정의 신속한 해결이 어이없다고 느껴지지 않을만큼 범인의 트릭은 꽤나 꼼꼼했고 대단했음을 알게 되어서 읽는 동안 조금 늘어지는 감정을 회복할만한 인상을 주지 않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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