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여행이 참으로 보편화된 시대이지요. 주말이나 샌드위치 연휴를 비롯해서 심지어 명절에도 여행을 갈 정도이지요. 해외여행도 참 많이 가긴 하지만 '1박 2일' 덕분에 국내 여행자들도 많이 늘어난 것 같습니다. 수많은 여행 정보 서적들이 쏟아지는 최근 몇년간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경향은 제주도 올레길에 영향을 받은 산책 코스가 아닐까 싶어요. 예전에는 거창하게 '여행'이라는 단어와는 안어울릴 것 같은 느낌이었지만 이제는 엄연히 여행의 범주에도 들었고 심지어 인기를 얻고 있는 것 같아요.
이 책은 저자 손성일 말고도 걷기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다음 카페 '아름다운 도보여행'의 회원들 여섯 명이 함께 기술한 소개 책자입니다. 주로 서울을 중심으로 기획되어 있구요. 가장 먼 곳이 인천 근교의 '신도, 시도, 모도'의 소개 정도가 아닐까 싶어요. 몇 군데는 서울 근교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계절의 특성을 살려 분류되어 있습니다. '봄의 꽃길, 여름의 숲길, 가을의 단풍길, 겨울의 눈길' 순서 입니다.
아쉬웠던 점은 사진이 적다는 것인데요. 요즘 책들이 워낙에 다양한 사진들로 소개를 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사진이 적은 대신 그만큼 내용이 많다는 것이 아닐까 해서 그렇게 나쁜 것은 아닌건가 생각도 들더라구요. 한군데 소개당 사진이 많이 적은 건 아닌데 워낙에 많은 곳이 소개되어 있어서 그렇게 생각이 든 것 같아요.
여행 에세이류는 전혀 아닙니다. 깔끔한 글들이 눈에 쏙쏙 들어와서 더 좋더라구요. 그리고 일러스트로 지도가 들어있습니다. 몇 군데 단편적으로 유명한 곳들도 '산책길'로 소개되어 있어서 또 새롭더라구요. 워낙 새로워서 익숙한 곳 사진을 발견하고 반가울 정도였어요. 그리고 버스 타고 늘 다니던 길 속에 이런 곳이 있었구나! 라고 놀란 부분들도 있어요. 늘 지나가던 길이 아니면 다른 방향으로 가지 않아서 더 그러는 것 같아요. 게다가 사는 곳 근처에도 존재를 알고는 있었던 곳인데 막상 가보질 않으니 너무 새롭더라구요.
'걷기'가 건강에 좋은 건 알았어도 사는게 바빠서 왠지 아줌마, 아저씨들이 낮에 가는 곳이라는 인식이 있었던 것 같아요. 먼 곳들이 소개된 책이 아니라서 당장 내일이라도 가봐야겠다는 욕심이 생기더라구요. 집 근처의 곳들부터 차례차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울이라하면 당연히 도심을 떠올리고 빌딩들과 시멘트 길만 생각하게 되는데요. 이렇게 많은 공원과 숲이 있었다는데 놀라고 내가 아는 곳들이라는 생각에 또 놀라게 된 것 같습니다. 책을 보고 있다보니 좀 더 맑은 숲의 향기를 들이마시고 싶더라구요. 가까이 있어서 더욱 시도해볼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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