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오야부하루히코상 수상작으로 좀 어두운 이야기입니다. 두 가정의 아이들이 나옵니다. 엄마가 일찍 죽고 아버지는 재혼했지만 아버지마저 병으로 죽은 후 새엄마와 살고 있는 다쓰야와 게이스케 형제. 형은 엄마를 죽인 사람이 새엄마라고 생각해서 반항을 하는 중 2. 동생은 자신 때문에 엄마가 죽었다고 생각하는 초등학교 5학년생입니다.
다른 가정은 아버지는 어릴 때 다른 여자와 눈이 맞아서 가출한 채 소식이 없고 엄마는 재혼한지 4개월 만에 사고를 당해 죽습니다. 별안간 성도 바뀌고 엄마도 없이 의붓아버지와 살지만 그는 방에 틀여박혀 일도 안하고 폭력을 일삼습니다. 동생에게 몹쓸 짓을 해서 죽이고 싶어하는 렌과 가에데 남매가 나옵니다.
렌은 한때 불량하게 지냈지만 대학에 가려고 열심히 공부했었습니다. 그러나 엄마 일 이후에 생계를 책임져야해서 근처 술 도매상에서 아르바이트를 합니다. 주인이 좋은 사람이라 꽤 벌이도 괜찮은 편입니다.
반대로 다쓰야 형제의 의붓어머니는 열심히 회사를 다니고 아이들에게도 착실하게 굴지만 다쓰야는 지속적으로 반항을 해댑니다. 물건도 보란듯이 훔쳐서 놔두고 급기야 게이스케에게까지 시킵니다. 그 가게가 바로 렌이 아르바이트 하는 가게라 셋은 얼굴을 알게 됩니다.
그러다가 한 사건으로 인해 이 넷의 관계는 달라집니다. 살인과 협박과 오해가 뒤엉켜서 이야기는 더더욱 암흑 속으로 흘러갑니다. 전작들에서도 사용했던 일종의 서술 트릭 기법이 이 소설에서도 어김없이 등장하는데 역시 기존의 서술 트릭과는 좀 다른 느낌이라서 미치오 슈스케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이 일어난 때가 비가 오는 날이어서 비 오는 날을 원망하는 이들. 그러나 결국 비 때문이 아니라 자신이 결정한 일일 뿐이라고 받아들이는 결론을 맺습니다. 이야기는 게이스케의 시점과 렌의 시점이 번갈아 가면서 나오는데 그래도 게이스케 형제는 좀 나은거 아닌가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렌의 당부의 말이 앞으로 이 가정은 좀 더 행복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용을 보았다는 게이스케의 처음 이야기가 좀 더 자세히 전개되는 판타지 계열이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게 아니라 설화와 관련된 상징적인 의미였네요. 게이스케가 본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그 동안 집필한 미치오 슈스케 소설 중에 영리한 어린 아이의 시점에서 글을 쓰는 형태가 몇 번 나왔었는데 이 역시 초등학교 5학년인 게이스케 시점이 많은 편입니다. 그래서 좀 쉽게 읽히고 몰입력이 커서 금방 읽었습니다.
세상에 이런 비극이 없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가족이 서로 행복하고, 아픈 일이 없고, 사고가 없고, 재혼이 없고, 오해가 없고, 미움이 없고, 성적 집착이 없고, 그래서 살의가 없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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