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마음을 다스리는 류의 책들이 많이 출간되는 것 같습니다. 종교 색체를 띈 서적들도 종교가 아닌 일반 서적의 느낌으로 나오는 것 같던데, 그래서 이 책도 혹시 그런 류일까 했습니다. 저자 약력을 찾아보니 일단 종교적이진 않은 것 같아서 선택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자는 신문사 기자 출신에 현재는 저널리스트로 몇 권의 책을 펴냈습니다. 대체로 에세이 계열입니다.
이 책 역시 그렇습니다. 물론 동양철학이나 불교, 히피에 관한 이야기도 등장해서 완전히 무관하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책의 주요 내용은 인간은 결국 자연과 동화되면서 가장 좋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간혹 어느 가수들이 앨범을 내고 미친듯이 바쁘게 활동을 하고 난 후에는 텅 빈 것 같다고 다시 채우고자 여행을 떠난다는 이야기를 종종합니다. 이 책의 이야기는 머리를 텅 비우고 그저 자연 자체를 즐기고 느끼라고 이야기 합니다. 그러나 그것으로 끝은 아니고 그럼으로써 새로운 생기를 찾아서 삶에 더 충실해질 수 있다고 합니다. 평소 생각했던 부분과 비슷한 면이 있어서 물 흐르듯 쉽게 읽었습니다. 자신과 잘 맞지 않다면 읽는게 고역이기도 하니까요.
최근 국내 출판업계는 참으로 아름다운 사진과 좋은 종이를 써서 이쁜 책들을 출간합니다. 그런데 이 책은 내부 사진들이 세피아 톤이라던가 단일 톤만을 사용했기 때문에 좀 의외라고 느꼈습니다. 그러나 책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이 이 책에 그런 이쁘고 그럴듯한 프로의 사진이 사용되었다면 저자의 철학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사진이라도 어떠한가. 라는 편안함이랄까요.
논문이라던가 백과사전적인 책은 아니기 때문에 좀 정리가 덜 된 느낌도 있지만 저자가 글 중에서 밝혔듯 책을 빨리 써내는 것도 이 책의 정신과는 좀 다른 것 같아서 느긋하게 썼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런 형식 자체도 그저 읽어내려가는데 문제가 없게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고 해서 시시한 저자의 보잘 것 없는 이야기는 아니구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자신의 생각을 풀어내는 것이 좋았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근무 시간은 제일 길면서도 일의 효율은 가장 떨어지는 것이 우리 나라라고 합니다. 얼마나 가슴 아픈 현실인지 모르겠습니다. 출, 퇴근 길의 사람들의 표정은 모두 우울하고 피로해보입니다. 멀리 자연을 찾아 떠나지 않아도 거리의 나무 한 그루에, 작은 풀꽃 하나에 기뻐할 수 있다면 좀 더 행복한 하루를 보낼 수 있지 않을까요.
편안히,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자연 속에 있는데도 행복감이 들고 삶에 대한 의욕이 생기고 즐거워지는 것은 그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역시 맞는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그러니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더 중히 여기는 것 역시 중요하게 생각해야될 문제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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