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미국사에 대한 진실을 알려주는 책입니다. 저자는 하버드대 사회학과 출신의 교수입니다. 미국사 교과서 열여덟종에 달하는 방대한 내용들을 분석했다고 합니다. 각주가 없는 교과서 보다 이 책의 근거성엔 역시 동질감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저자는 애국심과 국가주의를 구분해야한다고 합니다. 무조건적이 아닌, 변명하지 않고 질책할 수 있는 참된 마음을 갖기를 바랍니다.
처음 이야기는 우리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헬런 켈러의 삶에 관해섭니다. 그녀가 어떻게 자신의 장애를 극복해왔는지는 너무도 잘 알고 존경하고 감동한 이야기입니다. 미국 뿐만 아니라 우리도 어렸을 때 위인전집에서 그녀의 활약상을 배워왔지요. 그러나 아무도 그녀가 훗날 무슨 일을 하면서 자신의 64년을 보냈는지 알지 못합니다. 저 역시 그랬습니다. 놀랍게도 급진적 사회주의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여성 선거권을 인정한 우드로 윌슨 대통령은 사실 그 안건에 반대했지만 여론에 의해 어쩔 수 없이 결정내렸고 몇 국에 대한 식민지화에 잔인하게 대응했던 이야기들도 언급됩니다. 그리고 심지어 공식적인 인종차별주의자였다고 합니다. 이런 사람들을 흠집하나 없는 전형적인 업적을 내세워 영웅화로 만드는 교과서의 실태를 낱낱이 고발합니다.
생각하면 결론을 내야 하고 그런 결론은 항상 유쾌하지 않아서 사람들은 생각을 싫어한다고 말했는데 헬런 켈러. 사람들은 갈등을 피하고 가치관을 개입시켜 학생들에게 결과적으로 '지적 장애'를 안겨주는 역할을 해버립니다. 우리 역시 미국인이 아니라도 그런 영향을 받아왔습니다.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의 이야기는 그래도 좀 알려진 이야기들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미국내에서도 미국 원주민들을 잔인하게 대응했던 것을 부끄러워하는 층이 있으니까요. 그리고 '자민족 중심주의'에 빠져 날조한 추수감사절의 의미 역시 들어본 적이 있는 이야기입니다. 자국에 대한 애착이 강한 반면 음모론이라던가 진실을 봐야한다는 사람들 또한 많이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미국 사회의 또 다른 문제인 인종 차별에 대해서도 많이 다루고 있습니다. 교과서에서는 노예제가 불행하지만 사소한 오점에 불과하다고 다루고 있지만 사실 노예제가 없었던 시대보다 있었던 시기가 훨씬 길며 조지 워싱턴과 토머스 제퍼슨이 노예를 소유했다는 사실을 아이들은 모릅니다. (링컨 이전 대통령들은 전부 소유했음. 그리고 토머스 제퍼슨의 경우 노예제 폐지를 주장했지만 평생 노예를 소유함.)
저자가 고등학생 시절인 1950년대만해도 노예제를 나쁘게 보지 않았다고 합니다. 미국이 노예제에 대해서 감추려 하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렇지 않았다는 이 문제는 되려 미국인들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더 잘 아는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자국민이라 더욱 알아보지 못하는 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것이 교과서를 통한 교육의 무서움을 보여주는 것이며 일본의 사례도 동일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런 인종주의 문제나 연관이 있는 '기회의 나라'라는 그럴듯한 표어 안에 실상들, 이란이나 쿠바의 이권 개입, 베트남전 같은 예를 들면서 진실은 생각하지 못하게 합니다. 이 부분도 역시 미국이란 나라의 무서운 권력을 이야기할 때 종종 거론되는 문제들입니다. 저자의 예시라던가 정확한 수치를 들어보니 더욱 실감이 나더라구요.
저자는 서문을 통해 대한민국의 역사에 대해서도 언급합니다. 왠지 미국사에 관한 글을 쓴 작가이기 때문에 전혀 외국에 대한 관심이 없을 것 같았는데 너무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한국의 역사의 현장에 방문을 하기까지 한 사람입니다. 아무리 그것이 그의 전공이라고 할지라도 대한민국 국민인 제 자신보다 더 많은 역사를 알고 있는 것 같아서 조금 부끄러웠습니다. 맹목적인 국민이 아닌 정말 진정한 애국심을 가져 제대로된 역사를 받아들이는 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거는 결코 죽지 않으며, 지나간 것도 아니다." 윌리엄 포크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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