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드라마로 인기를 끌어 후속으로 영화까지 제작된 '언페어'의 원작 소설입니다. 혹시 일본에서의 원제는 '언페어'인가 하고 찾아보니 그냥 '추리 소설'이 맞네요. 작가 하타 타케히코는 각본가로 이 소설이 데뷔작이라고 합니다. 그의 각본으로 제작된 드라마는 '천체관측', '공범자'가 대표작으로 꼽아지는데 재밌게 본 기억이 있어서 역시 원작도 기대가 되었습니다.
이 소설은 범인을 먼저 알려주고 시작하는 형태를 지니고 있습니다. 물론 공범자가 있는지 범인에 대한 트릭이 있는지에 관해서는 밝히면 읽을 재미가 없어지므로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범인을 잡는 경찰서, 범인은 '추리소설'을 써서 동일하게 현실에서 실행하는 수법을 쓰기 때문에 관련된 출판사와 소설가, W대학 써클 일원이 나옵니다.
주인공은 검거율 1위의 유키하라 나츠미이며 그녀는 과거 검거를 통한 아픔이 있습니다. 그리고 파트너 안도 가즈유키가 등장합니다. 그리고 출판업계와 소설가의 이야기가 이어지고 그의 대학 후배들도 등장합니다.
범인은 자신이 응모했던 소설에 악평을 표한 출판업계에 악의를 품습니다. '전개가 불공정하다, 동기에 리얼리티가 없다'는 평 덕분에 그는 살인과 함께 '불공정한 것은 누구인가'라는 글이 써진 책갈피를 남겨둡니다. 이 사실이 밝혀지기 전부터 밝혀지고도 경찰의 수사는 난항을 겪습니다. 피해자간에는 전혀 관련성이 없습니다.
드라마에서는 지속성을 위해 소설 이상의 이야기까지 진행되어서 좀 음모론처럼 정체를 알 수 없이 방대해진 느낌이었는데 소설은 확실히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정확히 보입니다. 범인은 결국 '추리소설'을 쓰지 못했습니다. 그는 '추리소설'보다 좀 더 깊이 있는 순수문학에 어울리는 사람이지 않았을까란 생각도 듭니다.
그의 마지막 글은 유키히라와 그녀의 딸에게 가장 필요한 글이 아니었을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그것이 해결책은 되어주지 못하겠지만요. 리얼리티란 그런 것이 아니겠습니까. 설명이 필요없는 있는 그 자체의 묘사인 리얼리티. 유키히라와 그는 거울같은 캐릭터인듯 싶습니다. 닮아있지만 반대의 성향을 지닌. 이 소설의 마지막 부분과 관련된 이야기가 속편으로 출간되었던데 또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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