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마지막 장미
온다 리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평




'여름의 마지막 장미'는 참 온다 리쿠스러운 소설입니다. 기묘한 이야기이면서 여러 화자의 시점으로 서로를 묘사합니다. '상상을 한 것이 현실이 되는 이야기'가 주요 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알랭 로브그리에의 '지난해 마리앙바드에서'라는 영화를 모티브로 이 소설은 진행됩니다. 소설의 일부가 이야기 중간에 종종 삽입됩니다. 그리고 등장 인물들이 보는 영화로도 등장합니다. 그 영화는 원래 한 사람의 생각을 그대로 적어두고 그것을 영상화시켰다고 합니다.





소설은 7개의 장으로 이루어져있습니다. 주제를 제외한 나머지 장들은 제 1 변주부터 6 변주까지 있습니다. '변주'라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반복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각 장에서 살인이 일어납니다. 각 장은 시간 순서로 되어 있지만 사람이 죽은 사실은 없었던 것처럼 다음 이야기로 진행이 됩니다.


 

제 1 변주. 사와타리 집안의 호텔에서 사람들이 매년 모입니다. 이 장의 화자는 사와타리 집안의 둘째 아들의 아들인 류스케와 결혼한 사쿠라코의 남동생 도키미쓰입니다. 처음부터 이야기는 파격적인 사실을 드러냅니다. 이 남매가 근친상간을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는 것. 그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사와티리 집안의 장녀인 이치코 고모가 언급합니다. 그리고 숨겨진 이야기가 드러납니다. 그리고 한 사람이 살해 당합니다.




제 2 변주. 사와타리 집안의 둘째딸 니카코의 딸인 미즈호는 배우입니다. 그녀의 매니저인 사키가 이 장의 화자입니다. 온다 리쿠의 특징 답게 그녀의 회상과 현실이 뒤섞여 진행됩니다. 그녀에 의해 앞의 도키미쓰와 다른 관점에서 묘사가 진행되고 미즈호에 대해서도 자세히 묘사됩니다. 점점 이 호텔, 사와타리 집안에 감도는 악의가 점점 실체가 드러납니다. 그리고 역시 이 이야기의 끝고 한 사람이 죽음으로서 마무리 됩니다.




제 3 변주. 이번 화자는 사쿠라코의 남편 류스케입니다. 앞의 두 사람의 묘사로 봤을 때 그는 좀 둔하고 착실한 남자로 보입니다. 그러나 그는 전혀 다른 사람입니다. 온다 리쿠의 인터뷰에 뒤에 실려있는데 그녀는 소설 속 캐릭터에 애착을 가지지 않고 그 관계성을 중요시한다고 하네요. 이런 서로 다른 인물들의 묘사를 통해서 느낄 수 있는 차이점이 참 재미있지요. 여기서도 파격적인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역시 한 사람이 죽게 됩니다.





제 4 변주. 이번에는 아마치 교수. 그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인물인데 항상 이 호텔에 오고 가문에서 좀 대접을 받는다는 느낌입니다. 협박을 하는 것으로 느껴졌을 때 예전 일을 알고 있을만한 사람으로 지목된 아마치 교수. 그러나 이야기는 전혀 다른 쪽이었습니다. 그에 의해 사와타리 가문의 좀 더 객관적인 모습이 공개됩니다. 그리고 역시 한 사람이 죽는 것으로 끝납니다.


 

제 5 변주. 사쿠라코가 주인공입니다. 여기까지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상당히 많은 오해들이 바로잡히고 진상이 공개되었습니다. 그래서 사쿠라코의 이야기는 적절한 시점인 것 같습니다. 그녀는 비밀을 알고 있고 오해를 바로잡을 사람입니다. 그러나 역시 그 진실은 비극을 불러일으킵니다. 그리고 또 밝혀지지 않은 진실 또한 존재합니다.




제 6 변주. 드디어 이야기의 결말에 도달했습니다. 이 이야기의 화자는 다쓰요시 아키라입니다. 그의 모습은 상당히 비굴하면서도 소심한 사내로 묘사되었지만 그 진상은 더 놀라웠습니다. 이야기의 시점은 1년 후 입니다. 아마치 교수의 제안으로 결국 이 모임은 끝을 맺었고 미즈호에 의해서 여섯 명이 초대받습니다. 이 이야기 안에서는 이미 한 시체가 있습니다. 그에 대한 알리바이가 이야기의 중심입니다.




그리고 여태까지 진행되었던 이야기가 마치 진실인 것처럼 이들은 이야기 합니다. 누군가가 죽기를 바랬고 그가 죽었다는 그것은 마치 사실인 것처럼 담담히 언급합니다. 이전 이야기에서 죽은 사람이 다음 이야기에서 살아 있는데도 이 맞지 않는 기묘한 이야기도 온다 리쿠식 소설 속에서는 잘못되지 않은 이야기처럼 존재합니다. 그리고 추측도 예상도 아닌 사실 그대로의 감추어졌던 이 가문의 진실이 밝혀집니다. 마지막으로 사쿠라코는 선택을 합니다. 그것은 자신이 전혀 선택할 것 같지 않은 방향인데 그러면서도 그녀의 이야기 속에서 그것이 예상되었던 것이기에 그녀는 의문을 안고도 그 길을 택하는 것 같습니다.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기묘하고도 이상한 그런 이야기. 진실과 허구의 경계가 모호하고 그것이 허구이지만 또 허구가 아닌, 그러나 그 모든 것이 진실이라 여겼기에 진실이 된 그런 이야기 입니다. 껄끄러운 소재와 관계들이지만 온다 리쿠식의 묘사는 정말 탁월해서 한번 잡은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을 정도 였네요. 암울하다는 점에서 별을 1개 제외한 별 4개만을 매겨봅니다.


 

 

 








책 정보




Natsu no nagori no bara by Onda Riku (2004)


여름의 마지막 장미, 온다 리쿠


도서출판 재인


옮긴이 김난주


초판 1쇄 펴낸 날 2010년 10월 6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