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기와라 히로시 소설은 처음 읽어봅니다. '소문'을 읽어보려다가 소재 자체에 질려서 덮었거든요. 문득 이 소설이 읽고 싶어서 잡아들었습니다. 작가의 실제 경력처럼 광고 회사의 이야기가 언급됩니다. 주인공은 대학 때까지 음악을 했지만 프로 데뷔를 하지못한 채 회사원이 됩니다. 함께 밴드를 했던 린코와 함께 살고 있는데 그가 회사를 그만두고 있는 물건을 다 정리해서 구입한 깁슨(기타) 때문인 건지 그녀는 집을 나갑니다.
그는 깁슨의 할부와 집세를 내야하기 때문에 취직을 하게 됩니다. 그렇게 쉽게 될 것이라고 생각 못했지만 너무 쉽게 입사하게 됩니다. 라면으로 유명한 회사. 그러나 그는 프리젠테이션 때 성격을 죽이지 못하고 난리를 피워서 좌천됩니다. 고객상담실로. 그만두고 싶어도 월급을 받아야할 처지이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참으려고 하는 과정들이 이 소설의 대략적인 줄거리입니다.
실제 작가가 광고 회사에 근무한 덕분인지 상당히 리얼한 표현들이 곳곳에 있습니다. 제목은 이 회사의 사훈인데 고객님의 목소리가 바로 신으로부터의 한마디라고 하는 것에서 유래했습니다. 그러나 이 고객상담실은 정말 형편 없습니다. 전혀 고객들의 클레임이 윗선에 전해지지 않고 개선되지도 않습니다.
게다가 신제품 출시하는 것들은 죄다 이상합니다. 기존의 상품들도 제대로 된 것들이 없습니다. 그러니 고객상담실의 업무는 많을 수 밖에 없습니다. 아무 일도 안하는 실장 혼마. 업무는 최고지만 경정에 빠져서 지각과 도망치기 일수인 시노자키. 컴퓨터에 능하고 좀 오타쿠 같은 구석이 있는 하자와. 젊은 나이에 머리도 빠지고 결국 입원하는 야마우치. 덩치가 크지만 전혀 전화 대응을 하지 못하는 진보. 그리고 나중에 합류하게 되는 시시도.
그들이 겪는 고객상담실 이야기와 회사의 새로운 제품 출시 이야기, 이 회사의 숨겨진 이야기들이 한데 엮여 진행됩니다. 그리고 주인공 료헤이는 종종 공원에서 깁슨을 들고나가 노래를 부르고 린코를 찾습니다.
그는 전혀 회사에 적응을 못할 것 같은 사람이었지만 누구보다도 열심히 적응해가고 자신의 삶의 길을 또 발견합니다. 재밌는 소설이었습니다. 그러나 너무 '잘 만들어진 소설'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분명 잘 쓰였는데 너무 프로적이랄까요. 오기와라 히로시의 책은 더 읽어보고 싶지만 최고로 좋아하는 작가로 꼽기에는 망설여지는, 좀 작위적인 느낌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상하죠? 어짜피 소설이라는 것은 다 그런 것일텐데요. 그래서 별은 3개만 매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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