륄라비 혹은 어떤 여행 - 초록뱀 001 초록뱀 1
J.M.G. 르 클레지오 지음, 김예령 옮김 / 주니어파랑새(파랑새어린이) / 2003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서평




얇은 프랑스 소설을 뽑아 들었습니다. 르 클레지오 책이구나 하고 선택했는데 자세히 보니 청소년을 위한 시리즈더라구요. 내용은 아빠와 떨어져 살고 있는 소녀 륄라비의 일탈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륄라비는 작은 일탈을 결심합니다. 왜 그런 것인지, 그것에 대한 양심의 가책이라던가 그런 내용이 나오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청소년용으로 해도 되는 책인가' 란 생각도 잠시 들더라구요. 물론 교화용만이 청소년용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요.




무언가 목적을 갖고 움직이는 것보다는 아름다운 자연에 함께하고 있는 모습들이 그려집니다. 아빠를 그리워하지만, 단순히 그것 때문에 일탈을 결심하는 것은 아니고 좀 더 커다란 무언가를 담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산에 올라가고 며칠의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아무도 그녀를 찾지 않는 것이 이상하다고 여길 즈음에 엄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학교에서도 그녀를 찾게 됩니다. 교장 선생님의 대응은 '누굴 위한 교육일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왠지 우리 나라의 '선생'이라는 존재가 할 법하다고 생각했는데 유럽의 교육에 대해서 너무 기대를 갖고 있었나봐요. 거짓말도 서슴치않고 학생을 구석으로 몰아 협박마저 당연하다는 듯, 그것이 학생을 위한 것이라고 말하는 선생이란 존재. 참 서글프더라구요.




저 또한 '좋은 선생님'의 부류를 만나본 적이 없어서 거부감이 더 들기는 했어요. 좋은 선생님을 아는 사람도 거부감이 들겠지만요. 요즘 학교의 교육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제가 다닐 때만해도 좋은 선생님이란 적당히 거리를 둬주고 제대로된 잔소리를 하고 - 이상한 꼬투리 잡고, 잘못 안했는데도 싸잡아 혼내는 사람도 많았죠 - 공정하다면 그게 최고의 선생님이었죠. 존경할만하지는 않지만.




결국 륄라비는 그렇게 협박에 사로잡히듯 학교로 돌아오지만 그녀의 담임 선생님의 태도는 정말 감동이었습니다. 때로는 어떤 꾸중이나 잔소리보다 더 큰 것이 바로 포용이 아닐까 싶어요. 그저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륄라비에게는 필요했던 것 같아요. 그녀는 비록 학교를 며칠 안갔지만 더 큰 것들을 가슴에 담아왔고, 그런 그녀의 질문을 받아줄 선생님이 계시니까 행복하게 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좀 더 커다란 무언가를 받아들이고 싶어했던 그녀는 좀 더 커다란 사람이 될 것 같아요. 좋은 학벌을 지니고 많은 돈을 벌고 그런 큰 사람이 아니라요. 자연의 이치를 깨닫고, 자신 또한 그 안에서 더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그런 사람이요. 이 소설은 바로 그런 '수용'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 정보




 Lullaby by J.M.G. LE CLEZIO


 파랑새어린이 (물구나무)


 초판 1쇄 인쇄 2003년 5월 28일
 초판 1쇄 발행 2003년 6월 10일
 김예령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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