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
미치오 슈스케 지음, 김윤수 옮김 / 들녘 / 2009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2006년 제6회 본격 미스터리대상 후보에 올랐던 작품입니다. 미치오 슈스케의
작품으로는 '외눈박이 원숭이' 이후로 두 번째 읽는 것인데 이번엔 좀 별점을
낮게 매겼습니다. 일단 스토리를 끌고가는 글 솜씨는 확실히 탁월합니다.

그러나 아무래도 주인공이 아이라는 점 때문에 살짝 심각성이 떨어진달까요.
끔찍한 사건인데도 끔찍하지 않게 느껴지는건 그런 아이의 시각으로 바라본
거리감 때문이기도 하고, 작가의 자세한 묘사가 없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미 이야기의 시작부터 동생의 죽음을 전제 하에 회상하는 장면이 나오기
때문에, 그리고 '외눈박이 원숭이' 때도 그랬듯이 몇 가지 일들은 대략 유추
할 수 있습니다.

이 책 또한 일종의 서술트릭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누구나 언급하는
뒤통수를 한 대 맞은 것 같은 결말이 존재합니다. 서술 트릭은 항상 대단하다고
작가를 극찬하게 되는데 이 소설의 스타일은 좀 취향이 아니라서 점수를
낮게 매겼습니다. 미물로의 '환생'이라는 개념보다는 캐릭터를 내세우는 것이
좀더 정정당당하다고 생각하는 면이 있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미치오 슈스케의 등장 인물들은 모두 행복하지가 않습니다. 말할 수 없는
취향을 지닌 수상한 사람, 괴롭힘에 대한 반작용에서 나타나는 파괴적인
성향을 지닌 사람, 부모에게 사랑받지 못하는 사람,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사람 등.. 시체가 나오는 소설이지만 범인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숨겨져있던 한사람 한사람의 모습이 드러남으로써 그들의 어떤 당위성이
보이게 된달까요.

그런 면에서 취향이 아닌 소설이었지만 당분간 미치오 슈스케의 소설은
관심을 갖고 읽어보고 싶은 면이 있습니다. 정통 추리물은 아니지만
단순히 악인이 가해자가 되어 피해자를 만드는 개념의 소설은 아니기
때문에 작가의 인간에 대한 생각이 관심을 가지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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