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보일드 하드 럭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요시토모 나라 그림 / 민음사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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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보일드'와 '하드럭' 두 가지 이야기로 되어 있는 얇은 책입니다.
제목에서 얼핏 느낄 수 있듯, 두 이야기 다 편하고 가볍기만한 소설은
아닙니다. 역시 죽음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하드보일드'는 홀로 여행을 떠난 주인공이 자꾸 괴담과도 같은 상황에
직면하게 되면서 겁에 질립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신경이 날카로울 뿐이었지만, 사당에 불길했던 돌을
곳곳에서 발견하고 불안해합니다. 귀신도 보게 되고 잠을 못 이루며
피곤해하는데 함께 있어준 아줌마의 포근함에 겁이 나면서 글을 읽던
제게도 편안함을 주는 것 같습니다.

그런 상황들과 함께 과거를 회상하는데 집을 나가버린 새엄마의 배신
과 함께 살았던 친구 치즈루와의 일 또한 주인공의 불안정한 인생을
여실히 보여주는 모습입니다.

그녀가 점점 자리를 잡아가고 받아들여가면서 홀로 살아가는데 괜찮
겠다는 모습이 보였을 때, 안도하게 됩니다. 앞으로 잘 살아갈 것이
라는 확신이 든달까요.

그리고 하드럭은 분위기가 많은 다릅니다. 너무 친하고 좋아했던 언니.
그 언니가 결혼을 앞두고 뇌사상태에 빠집니다. 살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만 있다면 계속 둘 테지만, 언니는 이제 뇌사 상태라고도 할 수 없
게 가망이 없습니다.

그래서 이탈리아로 유학을 가려던 주인공은 모든 것을 정지해 둔채
있었지만 이제는 다시 자신의 인생을 가동시킵니다. 그러면서 언니를
지키지 못하고 고향으로 내려간 약혼자 대신에 그의 형이 문병을
오곤 하는데 그와의 대화들도 따스합니다.

어쩌면 죄책감이나 쓸쓸함만을 가져야하는 것이 죽음을 앞두거나,
죽은 가족 앞에 해야할 일이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살아야 한다는..
이제는 각자의 인생을 또 살아가야한다는 메시지를 담은 것이 이 소설
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하드보일드보다는 하드럭이 더 기억이 남는 소설인 것 같습니다.



Hard-boiled / Hard Luck by Banana Yoshimoto
drawings by Yoshitomo Nara (1999)
(주) 민음사
1판 1쇄 2002년 3월 10일
1판 36쇄 2010년 3월 12일
김난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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