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팡의 소식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4
요코야마 히데오 지음, 한희선 옮김 / 비채 / 2007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요코야마 히데오의 데뷔작입니다. 449 페이지로 꽤 긴 편입니다.
단편 엮음은 아니고 하나의 장편입니다. 경찰서를 배경으로 하는
일종의 수사물인데 범인 찾기 덕분에 15년 전 일을 회상하느라
고등학교 이야기도 함께 등장합니다. 그래서 청춘 소설 같은 면도
있습니다.

어느 날, 시효가 24시간 밖에 안남은 자살 사건이 실은 살인 사건
이었다는 제보가 들어옵니다. 그것도 경찰 윗선에서 들어온 것을
보면 확실한 제보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당시 사건 관계자들을
모아 취조하는 과정이 이 소설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그래서 살짝 지루한 감도 있고, 길다보니 너무 세세하기도 한데
이런 장편들은 지루해서 덮는다던가 반대로 뒷힘을 잃어서 자칫
결말 덕분에 평가가 나빠질 수 있는데 이 소설은 결말이 꽤 괜찮
았습니다. 애절한 반전이 없었다는 뒷표지의 얘기에 비웃었는데
결국 읽다가 울고 말았네요.

사건은 이렇습니다. 예쁜 여교사가 유서를 쓰고 학교에서 뛰어 내려
자살을 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살해였다는 것과 '루팡 작전'을
썼던 고교생 3명이 수상하다는 제보가 있습니다. 그래서 그들을
연행해옵니다.

수사하느라 대략 6시간 정도를 허비하는데 한명만 취조한다고 해서
그를 믿을수도 없고, 나머지 두 명과 다른 관련인들을 찾게 됩니다.
요코야마 히데오의 또 다른 소설 '제 3의 시효'에서와 좀 비슷한
설정이기도 한데, 그 소설은 천재적인 강력계 반장들을 내세워서
수사의 프로라고 할 수 있는 느낌으로 극을 진행시켰지만, 이 소설은
좀 평범한 면이 있습니다.

수사원들도 그렇게 탁월하지않고 (분량이 긴 것을 보면 그렇겠지요)
취조의 달인이라고 할 수 있는 경찰 보다 도리어 다른 인물들의
비상함이 떠오르지만 그들 또한 주연은 아닙니다. '제 3의 시효'가
형사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면, 이 소설은 이 사건에 얽힌 사람들이
주인공입니다.

공부도 제대로 안하고 아르바이트 금지인 학교에 다니지만 아르바이트를
하는 3명의 불량한 남학생들이 그 '루팡 작전'의 주인공들입니다.
작전 이름은 늘 가는 카페의 이름이 '카페 루팡'이었기 때문에 그렇게
짓습니다. 기말고사 시험 문제를 훔쳐서 시험을 잘 보자는 단순하면서도
불량한 생각으로 작전을 짭니다.

그 '카페 루팡'의 주인은 당시에서 14년 전에 삼억원을 훔쳐냈다고
의심받는 사람입니다. 다들 예측은 하지만 증거가 없어서 그 사건은
시효를 맞습니다. 그래서 당시 그를 검거하지 못하고 놓아주어야만
했던 형사의 안타까움도 그려집니다.

사실 이 소설의 반 이상은 '여교사 살인 사건'에 중점을 뒀다기 보다는
'루팡 작전'으로 어떻게 시험지를 유출 했느냐가 더 자세히 나옵니다.
그리고 각자가 바라보는 서로에 대한 생각과 각자의 사랑, 숨기는 것들
같은게 어우러져 한껏 답답하게 만듭니다. 그래서 결말을 여러 모습으로
예측하게 독자들을 혼동시키기도 합니다.

나름 추리를 해서 이럴꺼라고 예상을 해봤는데 어느 부분은 맞췄지만
상당히 작가가 고심을 하고 결말을 썼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보통 읽을만한 소설엔 별 3개를 매기는데 이 소설은 분량이 길어도
별 4개를 매겨봅니다.

그러나 너무 자세했다는 점, 결말이 너무 '단순한 임팩트'가 없다는 점이
이 소설을 '산토리 미스터리 대상' 가작 수상작이 되게 했던 것 같습니다.
'제 3의 시효'를 읽었을 때 상당히 깔끔한 프로 작가 작품 같았거든요.
그래서 별을 3개만 매길까 고민을 하다가, 상당히 노력을 한 작품같은
느낌이 들어서 별 4개! 줘봅니다.

따스한 느낌의 미스터리 소설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선호할 것 같아요.




Lupin no Shosoku by Hideo Yokoyama (2005)
도서출판 비채
1판 2쇄 발행 2007년 11월 12일
한희선 옮김



   p. 440 ㅡ 나쁜 짓만 하고 있으면 추억은 하나도 남지 않아. 그러면 시시하잖아.
   아빠 곰의 대사를 입속으로 되뇌며 기타는 별이 드문드문 떠 있는 밤하늘을 올려다보고 심호흡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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