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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여름방학
사카키 쓰카사 지음, 인단비 옮김 / 노블마인 / 2009년 6월
평점 :
절판
사카키 쓰카사는 '끊어지지 않는 실'로 처음 알게된 작가 이고 이후 '신데렐라 티쓰'를
거쳐 세 번째 읽어보는 작품입니다. 데뷔작의 '은둔형 외톨이 탐정 시리즈'로 인기를
끌었다고 하는데 국내에는 번역본이 출간되지 않아 안타깝습니다.
'끊어지지 않는 실'을 읽으면서 참 괜찮은 작가라는 저력을 봤기 때문에
관심 작가로 분류해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기대감에 '신데렐라 티쓰'와
'아빠의 여름방학'은 조금 못미칩니다. 셋 다 크게 보면 홈드라마 식의 소소한
일상 이야기이지만, '신데렐라 티쓰'와 '아빠의 여름방학'은 강력 추천하기엔
너무 수수한 감이 있습니다.
'끊어지지 않는 실'은 취업에 실패하고 울며 겨자먹기로 고향에 돌아와 아버지의
세탁소를 돕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소설인데 문체라던가 분위기가 상당히 괜찮습니다.
미우라 시온 '마호로역 다다 심부름집'과 비슷한 느낌이 있는 절망감이랄까..
그런 분위기가 있습니다. 두 소설은 참 다르긴 하지만 닮아있기도 합니다.
그런데 '신데렐라 티쓰'와 '아빠의 여름방학'은 중, 고등학생 상대로 펴내는
그런 가벼운 소설과도 같은 느낌이 있습니다. 조금 계몽적이기도 하구요.
그래서 아쉬움이 남네요.
이 소설은 잘 나가지는 못하는 호스트인 야마토에게 초등학교 5학년 아들이 찾아옵니다.
그 아들은 상당히 아이같지 않은 논리정연함으로 아빠와 살아보고 싶다고 합니다.
흔히 이런 이야기들의 설정은 엄마가 죽고 아이가 보내지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지 않은 점에서 좀 밝다고 할 수 있습니다.
호스트 아버지와 살아가는 것은 아니고 전직하게 되면서 아빠 야마토는
택배 회사에서 일을 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택배 회사의 이야기들이 종종 등장합니다.
작가는 상당히 끈질기게 자신이 쓸 소재들에 대해서 취재를 한 후 쓴다고 합니다.
실제 '끊어지지 않는 실'에 등장했던 세탁소에 매료되어 '세탁'이란 심오한 세계
라는 동경마저도 했었습니다. 그러나 이 '아빠의 여름방학'은 그 정도 감응은 주지
않습니다만, 즐겁게 볼 수 있습니다. 소설보단 되려 만화쪽이 더 맞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흔하려면 흔한 소재이지만요.
이 아들 스스무는 상당히 교육을 잘 받고 자라서 야마토는 엄마인 유키코와의
일들을 회상하는 장면도 종종 등장합니다. 그리고 철 없는 것 같은 아빠와
어른스러운 아들의 방학 동안의 동거.
부성애를 느끼고, 아들은 아빠에게 옳게 생활하는 점들을 알려주곤 합니다.
아들을 생각하며 일을 하면 장면들은 정말 '아버지'에 대해 생각해보게되고
코 끝 찡하게 만드는 구석도 있습니다.
쉽게 읽어보긴 좋은 소설이긴 한데, 작가에 대한 애정도가 없으면
별 3개까진 무리가 아닐까 싶어서 2개만 매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