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레이드 오늘의 일본문학 1
요시다 슈이치 지음, 권남희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제 15회 야마모토 슈고로상 수상작

요시다 슈이치 소설, 네 번째로 읽게되었습니다.
'악인', '캐러멀 팝콘', '7월 24일 거리', 그리고 '퍼레이드' 까지.

그의 섬세한 문체도 그렇지만 어딘가 잠복해있는 것 같은
우울함 덕분에 순식간에 다독을 할 수 없게 만드는 힘이 있지요.
안좋은 평가는 아니고, 작가의 색체가 그런 것 같습니다.

도서관에서 '퍼레이드'를 집어 들었는데 표지가 정말 너덜너덜해져서
테이프로 표지를 다시 만들 정도더라구요.
이런 책은 대여율이 높으니, 확실히 재미있겠다 싶었지만
첫장을 딱 읽어보고 정말 흥미가 떨어지더군요.
그 특유의 위태위태한 감성적인 면 때문에요.

결국 덮어두고 며칠 있다가 마음 먹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전혀 다른 느낌으로 유쾌하더라구요
갈수록 그 특유의 우울함이 베어나오긴 했습니다만..

신혼부부용 맨션에서 살게된 다섯명의 사람들.
처음 이야기의 주인공이 대학생이라 학생들의
얘기를 상상했는데 조금 다르더라구요.

그래서 대학생들의 유쾌함과는 좀 다른 것 같아요.
요스케 부분을 읽을 때는 이사키 코타로 '사막'과
비슷하다 싶었는데 갈수록 전혀 아니네요. 당연하지만요 ^^;

드라마 얘기를 보니 95년이 시대 배경인 것 같습니다.

각 챕터별로 시점이 바뀌고 시간은 계속 흐릅니다.
이런 소설이 일본에서 유행인 것인지.. 캐러멀 팝콘에서도
그랬고 다른 소설가들에게서도 많이 보이지요.

작은 도시 초밥집 아들 요스케.
이 청년을 중심으로 유쾌하게 돌아가는데 다 읽고나면
되려 가장 정상적인 거 아닌가.. 싶어진답니다.

그리고 고토라고 불리는 오코우치 고토미.
요스케의 이야기 속에서 고토는 상당히 철없고 정신나간 여자 쯤으로
보여지는데 그녀의 이야기로 들어가면 제정신이구나 싶어집니다.
관점의 차이가 참 크지요.

예전에 사귀었던 남자친구가 지금은 유명 배우가 되어있는데
도쿄로 와서 다시 만나게됩니다. 말 그대로 5분 대기조.

그리고 미라이. 술만 마셔대는 것으로 나오는데
그녀의 시점에서는 다른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갑자기 나타난 사토루.
갈수록 태산입니다.

가장 정상적으로 보였던 나오키의 얘기
또한 그다지 정상적이진 않습니다.

왠지 화려하고 즐거울 것만 같은 퍼레이드를 상상해서
자유를 만끽하고 반쯤 나사 풀린 이야기가 될 것만
같았던 '퍼레이드'

그러나 그 즐거움 이면에 존재하는 '퍼레이드' 후의
공허함 같은 것이 이 소설이 주는 메시지가 아닐까 싶네요.
마치 내가 지금 본 것이 정말 본 것인지
알 수 없는.. 그런 감각이랄까요.

동참하고 있지만 나만 소외된 것 같은
외로운 현대 사회랄까요.

각각의 마음을 담아
퍼레이드가 완성됩니다.
그러나 진정으로 퍼레이드가 존재했었는지
의문을 품게되는 그런 이야기.

그러면 뭐 어때! 라면서 아무렇지 않은듯 살아갈,
그런 다섯 사람일 것 같습니다.

읽어보실 분들은 절대 스포일러를 보지 않으시는게 좋을 것 같네요.
흔하디 흔한 청춘 소설과는 좀 다르거든요.
아아.. 그래서 상을 받았구나. 싶은 부분은 읽어보신 분들의
공감대가 아닐까 싶습니다.

독특하고, 우울한 작가는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그의, 미친듯이 유쾌한 작품은 없을까? 란 생각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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