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mains of the Day by Kazuo Ishiguro (1989)
남아 있는 나날
지은이 가즈오 이시구로
펴낸곳 (주)민음사, 모던 클래식 034
1판 1쇄 펴냄 2009년 7월 13일
2판 1쇄 펴냄 2010년 9월 17일
옮긴이 송은경
p. 95
"내가 이번 전쟁에서 싸운 것은 이 세계의 정의를 지키기 위함이었소. 게르만족을 상대로 하는 복수전에 가담하고 있다고 생각한 적은 결코 없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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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134
"당신이 말하는 '프로페셔널리즘'이란 것에 대해선 나도 꽤 안다고 믿습니다. 그것은 속임수와 조작으로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는 것을 뜻한다고 생각됩니다. 다시 말해, 세상에서 선과 정의의 승리를 희구하기보다 탐욕과 이익을 우선 순위에 두는 것이지요. 선생이 말하는 '프로페셔널리즘'이 그런 것이라면 나는 관심도 없을뿐더러 굳이 갖추고 싶은 생각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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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147
우리에게 직업적 권위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주인의 도덕적 진가에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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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149
자신이 봉사해 온 세월을 돌아보며, 나는 위대한 신사에게 내 재능을 바쳤노라고, 그래서 그 신사를 통해 인류를 봉사했노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만이 '위대한' 집사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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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159
"송구하기 그지 없습니다만 나리, 이건 우리 나라의 방식입니다."
"그건 또 무슨 소리요?"
"제 말씀은, 고용인이 옛 주인에 대해 논하는 것은 영국의 관습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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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294
사람이 과거의 가능성에만 매달려 살 수는 없는 겁니다. 지금 가진 것도 그 못지않게 좋다, 아니 어쩌면 더 나을 수도 있다는 걸 깨닫고 감사해야 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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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299
"달링턴 나리는 나쁜 분이 아니셨어요. 전혀 그런 분이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그분에게는 생을 마감하면서 당신께서 실수했다고 말씀하실 수 있는 특권이라도 있었지요. 나리는 용기 있는 분이셨어요. 인생에서 어떤 길을 택하셨고 그것이 잘못된 길로 판명되긴 했지만 최소한 그 길을 택했노라는 말씀은 하실 수 있습니다. 나로 말하자면 그런 말조차 할 수가 없어요. 알겠습니까? 나는 '믿었어요.' 나리의 지혜를. 긴 세월 그분을 모셔 오면서 내가 뭔가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믿었지요. 나는 실수를 저질렀다는 말조차 할 수 없습니다. 여기에 정녕 무슨 품위가 있단 말인가 하고 나는 자문하지 않을 수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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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300
"즐기며 살아야 합니다. 저녁은 하루 중에 가장 좋은 때요. 당신은 하루의 일을 끝냈어요. 이제는 다리를 쭉 뻗고 즐길 수 있어요. 내 생각은 그래요. 아니, 누구를 잡고 물어봐도 그렇게 말할 거요. 하루 중 가장 좋은 때는 저녁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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