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를 끼워주고 싶다
이토 다카미 지음, 이수미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0년 9월
평점 :
품절


서평




오랜시간 한 여자와 동거했던 남자. 그녀와 결혼하게 될 줄 알았지만 27살에 그녀는 자신을 이기적이라고 하며 집을 나가버렸습니다. 그리고 그는 그녀에게 복수를 하고 싶어서 30살이 되기 전에 결혼을 하고 싶어합니다. 분명 프로포즈를 하려고 반지를 샀는데 스케이트를 타다가 넘어져 기억을 잊어버리게 됩니다. 그것도 몇 시간의 그 중요한 시간을.

그래서 그는 대체 누구에게 프로포즈를 하려했는지에 대해 고민을 하기 시작합니다. 그는 3명의 여자와 동시에 만나고 있었습니다. 이것 자체가 무척 사랑해서 결혼을 하려는 사람의 감각과는 다르기 때문에 이 남자의 생각을 따라가다 보면 적잖이 불쾌한 부분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적당한 행복감을 주는 '사랑'이나 '연애'에 관한 이야기는 어디에도 없고 마치 물건을 사기 위해 이것저것 기능이나 가치를 따져보기 위한 감각만이 등장합니다.

그러나 각각의 여자의 사랑스러운 부분을 언급하는 남자가 애처로워지기 시작합니다. 그는 분명 한 여자, 한 여자를 사랑한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전혀 그와 맞지 않습니다. 그것을 자신만은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게임 관련 회사에 다니면서 게임도 무척 좋아하는 그와 잘 맞는, 아니 그보다 더 심한 게임 중독자인 여자친구 지에. 그녀는 대인관계도 좋지 않고 심각한 얘기를 원하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다음 여자는 메구미. 그녀에 대해 제일 사랑스럽다는 표현이 많이 나오는데 그녀는 옛 남자에 대한 불평을 많이 하고 그와 함께 과식하게 되고 밤에 고생하는 캐릭터입니다. 마지막으론 대학 때 알던 사이인 와카코. 그녀는 항상 무언가를 향해 가고 있습니다. 걷는 것도 많이 하고 여러가지를 배웁니다. 도리어 지에보다 더 조용한 관계이기도 합니다.

그에게 예전 여자친구 에미리가 딱 맞는 상대였다면 지금 만나고 있는 이 세명은 전혀 맞지 않습니다. 자신의 취향과 맞는 지에는 그보다 더 극단적인 경향이 있고 자신과 전혀 다른 취향을 가졌기 때문에 도리어 편한 메구미는 사실 그와 더 많은 것을 공유하고 싶어합니다. 그리고 항상 열심히 사는 와카코는 사실 신경이 예민한 면이 있습니다. 셋 중에서 가장 왜 만나는지에 대해 적게 나온 사람이 아닐까 싶네요.

그리고 그는 우연히 기묘하게 데자뷔를 느낀 15살 여자 아이를 만나게 되면서 이 관계들을 정리해나가게 됩니다. 게다가 회사에 나갈 힘도 없고 이상한 소문에 휩싸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야기는 이상한 느낌으로 변하게 됩니다. 불편할 정도의 현실적인 이야기만 주구장창 해대다가 문득 판타지적이 되어 버립니다.

끝까지 읽은 후에 이야기의 맥락을 잡게 됩니다. 작가는 친절하게도 이 남자의 문제점과 각 여자들과의 관계에 대해서 잘 정리해서 알 수 있게 해줍니다. 그리고 이 책의 소개글을 보면서 읽기 전부터 저는 좀 예상했던 결과였는데 그렇게 결말을 맺게 됩니다.

사랑을 미친듯이 해도 결혼을 하면 철천지 원수(徹天之怨讐)가 된다고 합니다. 그것은 연애 때는 사랑이라는 이름 아래 서로를 배려했기 때문이겠지요. 심지어 그렇게 사랑을 했는데도 함께 하는 것이 힘든 것이 바로 결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세 여자 사이에서 갈등하는 주인공은 이상해보이기도 했습니다. 결국 결말에서는 행복감이 드는 소설이기는 했지만 일본의 사회 문제와도 얽혀있기 때문에 좀 더 현실적으로 느껴지는 것도 같습니다.


 


 

 








책 정보




YUBIWA O HAMETAI by Ito Takami (2003)
반지를 끼워주고 싶다
펴낸곳 (주)태일소담
지은이 이토 다카미
옮긴이 이수미
펴낸날 2010년 9월 27일 초판 1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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