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길고양이 행복한 길고양이 1
종이우산 글.사진 / 북폴리오 / 2010년 9월
평점 :
품절


 

서평




요즘은 고양이를 좋아하다는 발언이 그렇게 특별한 반응을 끌어내지는 않습니다. 제가 한 10년 쯤 전에 그런 얘기를 했을 때 반응들은 다 좋지 않았습니다. 물론 저도 실질적인 '고양이'를 좋아한다는건 이미지일 뿐이었고, 어디까지나 일본 만화를 보고 자라온 세대이기 때문에 만화 속에서 등장했던 그 '고양이'를 좋아한다는 이미지였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2주정도 고양이를 데리고 있었던 경험이 있는데 그 기억은 10년이 지난 지금에도 참으로 그리운 추억입니다.




거리감을 두고 경계하는듯 하다가도 책을 읽고 있으면 조용히 다리에 와서 기대거나 내키는 날은 무릎까지 뛰어올라와서 기대었던 그 작은 무게감. 따스하고 편안한 기분. 앞발로 꾹꾹 누르는 행동이나 새벽같이 밥달라고 깨워대던 그 추억은 퇴색되지 않고 여전히 머물러 있습니다.




그렇지만 일반적으로 한국 사회에서는 고양이는 요물이라는 인식이 강하고 - 저 또한 가족들의 그런 의견으로 절대 키우지 못하기도 하구요. - 쓰레기봉지를 뜯어대고 발정기에 애타게 우는 도둑 고양이들 때문에 잠을 못자겠다는 이야기도 종종 들어왔지요. 그런 인식에서부터 참 많이도 변해서 요즘은 고양이 키우는 사람도 많고 인터넷에 올라오는 사진들 아래 기분 좋은 덧글들이 많이 달립니다.




처음 제목을 보고 당연하게도 일본 포토 에세이의 번역본일 꺼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국내 작가이고 약력을 보니 6살 때부터 고양이를 길러왔다고 하더라구요. (운영하시는 블로그도 있으니 궁금하신 분들은 들어가보시면 다양한 고양이 사진을 접하실 수 있습니다. http://rara1733.tistory.com/ ) 그래서 더 궁금한 면도 있었습니다. 드디어 우리나라에서도 국내 작가의 사진집이 나오는구나! 하구요. 죄다 찾아본 것은 아니라 제가 뒷북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신이 키우는 고양이만으로 이루어진 사진이 아니라 길고양이 사진들이라 더욱 다양하고 많은 이야기들이 담겨있습니다. 혹시 사진만 고양이 사진이고 에세이 자체는 그것으로 시작되어 전혀 다른 길로 나아가는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란 우려도 했지만 그렇지 않았습니다.


 

사진을 찍기위해 한번만 만난 고양이가 아니라는 것을 저자의 이야기 속에서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고양이가 가족을 이루거나 어느 아기 고양이를 지켜주거나 몇 가지의 이야기들이 나오구요. 당연하게도 그 길고양이들에게 삶의 한 곳을 내어주는 사람의 이야기도 등장합니다.





한번 시작했다가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귀여운 사진들과 이야기에 흠뻑 빠졌습니다. 다시 들춰봐도 또 재밌고 그 때는 보지 못했던 느낌도 받게 됩니다. 나도 훌쩍 사진기 하나 메고 길고양이들과의 만남을 갖고 싶지만, 작가분의 이야기를 통해 고양이들과 쌓은 친분이랄까 애정을 따라할 수 있을까란 생각도 듭니다.


 

살아가는 것은 고통의 연속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저 그런 하루의 지속일 수도 있구요. 그래서 내 한몸 추스리는 것도 힘들어서 지치는 날도 있구요. 그런 날에 지친 발걸음으로 지나는 때에 우연히 보게 된 고양이 한마리가 어찌나 반가운지 모르겠습니다. 시크하고 도도하게 뒤돌아보지 않고 자신의 길을 걷는 그 모습은 어쩐지 지친 발걸음으로 지쳐있는 자신이 초라해지는 것 같아 등을 곧게하고 즐거운 발걸음을 해봅니다.




그런 날 처럼, 사진 한장 한장이 너무 큰 행복감을 주고 편안함을 주는 것 같습니다. 어쩜 고양이란 생물은 이토록 신기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책 정보




행복한 길고양이 (Happy Cat)


사진‧글 종이우산


펴낸곳 북폴리오 ((주)미래엔 컬처그룹)


초판 1쇄 인쇄 2010년 9월 10일


초판 1쇄 발행 2010년 9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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