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인 뉴욕
모니카 윤 지음 / 라이카미(부즈펌)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20 인 뉴욕. 뉴욕에 있는 20명의 사람, 'in'과 '人(사람 인)'의 중의어로
제목을 지은 것 같아요. 시리즈 물입니다. 저는 이 책 이전에 캐나다를 읽었
었는데 참 좋은 경험이어서 뉴욕도 많이 기대했습니다. 타국에 대해서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도 모두 아는 도시가 바로 뉴욕 아닐까요.

패션이나 예술을 꿈꾸는 사람들이라면 무조껀 가서 살고 싶어하는 도시
이기도 하구요. 복잡하고 큰, 심지어 미국의 수도라고 착각하는 사람이 있
을 정도로 유명한 도시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20 인 캐나다'와는 좀 더 다른, 치열한 느낌이 드는 삶이 녹아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20 인 캐나다'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인종과
다양한 체류 기간의 사람들이 등장 인물입니다.

전작에서도 느꼈지만 타국에 나가 있는 사람들에게는 무언가 반짝거리는
것이 있는 것 같아요. 단순히 내가 살지 않는 낯선 곳에서 사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니고 꿈이 있고 그것을 위해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그 과정을 떼어 보고 있는 상황이라 반짝이는 것 같습니다.

한국에 산다고 해서 그런 반짝거림이 없는 것은 아닐텐데 유독 해외에 거주
하는 사람들에게서 그런 느낌이 드는 것은 왜 일까요. 한 인물의 인터뷰에서
먼 목표를 위해서 사는 것이 아니라 지금을 즐기고 후회없을 수 있다면 쉽게
지치지 않는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습니다.

이 시리즈를 보면서 타국에서 치열하고 행복하게 살아가고 싶다는 꿈을
꾸기도 합니다. 그러나 지금 현실에서 좀 더 반짝거리는 나 자신의 하루를
만들어 간다면 나 역시도 이들처럼 행복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드는
시리즈인 것 같습니다.

각자의 다른 인생이 있고, 각자의 다른 힘든 과정과 좌절했을 때도 분명
표현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완성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더 힘을 낼 수
있고 더 나아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덤으로 '뉴욕'이라는 도시에서 살아
가는 여러 모습들을 엿볼 수 있기도 하구요.

'20 인 캐나다'의 작가도 남자분이지만 꽤 감성적인 면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의 작가 분은 좀 더 자신의 이야기를 더 한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래는 등장인물 20인에 대한 간단한 정리를 해보았는데 프로필로 끝난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책에는 좀 더 감동적인 내용들, 흥미로운 부분들도
많았는데 말이지요. 아무래도 작가가 패션 쪽에 있기 때문인지 그 쪽 관련
종사자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거주 9년차인데도 향수병에 걸리지 않았다는 스토리보드 아티스트 이활로.
홍콩 출신의 거주 6년차인 주얼리 숍 운영 CK. 인턴 6개월 차 밖에 안되었고
거주 기간이 아주 짧은데도 누구보다도 현지인 같달까 활기차보이는 황영훈.
입양아로 부모님은 서핑을 위해 미국에서 남아공으로 이민까지 갔다는 그레이스.
그녀는 한국을 알고 싶어하고 패션 쪽에서 일을 하고 싶어합니다.
 
경영학과 출신으로 회사를 다니다가 27살부터 재즈를 하기 위해 배우고
유학을 감행하고 뉴욕에서 6년째 머물고 있는 재즈 뮤지션 설행수. 14살까지
공산주의 국가였던 불가리아 출신으로 친구 셋과 꼭 2000년에 뉴욕에서
만나자는 약속을 지켜 함께 살았고 거주 10년 차인 리우바. 시애틀에 있다가
뉴욕에서 대학원 과정을 보내고 있는 홈리스나 마약 중독자보다 바퀴벌레가
더 무섭다는 고재현.

남부 소도시에서 자라 자신이 인식하기도 전에 게이라고 놀림받던 리.
그는 이제 뉴욕에서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고군 분투 중. 거주 5년차인데
앞의 소개는 '배우'로 나와있고 샌드위치 하우스도 열고싶다는 청년.
이민 1.5세로 뉴욕 거주 10년 차인 손민선. 미국인보다 수학, 과학을
잘해서 동양인 대부분이 그렇듯 신시내티 주립대 프리메드에 입학했지만
파인 아트로 전공을 바꾸었다고 합니다.

유학 7개월 차이며 코스타리카 출신의 알레그라. 코스타리카 출신 아버지와
쿠바에서 태어났지만 스패니시 디센트인 엄마가 만나 이탈리아 밀라노에
살고 있다가 출산은 코스타리카에서 하고 밀라노에서 살다가 다시 코스타리카
에서 살았다고 합니다. LA에서 다큐멘타리를 만들고 이후는 사진을 찍고
비자 때문에 출국하려다가 머물렀던 뉴욕을 완전 사랑하게 되어버렸다고
합니다. 지금은 사진 공부 중.

거주 2년 6개월 차로 요리사인 류종현. 원래 영문학도 였는데 너무 우등생인
동생을 미워하다가 아팠던 것을 계기로 친해졌다고 합니다. 일본을 여행하면서,
호주를 여행하면서 음식에 대해 관심을 갖게되어 요리사가 되었다고 합니다.
군대보다도 주방이 더 혹독하다고 하지만 열정을 갖고 일을 하는 것이 보입니다.

웹 디자인 디렉터로 16년 거주 차인 장혜원. 95년에 디자인 전공하러 유학
가는 것은 부모님이 허락하지 않으셨기에 저널리즘을 택했지만 모국어가
아니라서 힘들어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 쪽의 대학원을 다녔다고 합니다.
뉴욕에서 영어 못하니깐 공부하기 쉬운 디자인 공부하겠다는 사람들이 많은데
디자인, 잡지, 패션 분야의 최고인 뉴욕 사람들과 경쟁하는게 쉽지 않다고
합니다.
 
거주 31년 차인 배우 앤디. 뮤지컬을 처음 본 후로 다른 꿈을 가져 본적이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풀 타임 배우를 꿈꾸는 앤디. 뉴욕에선 전부 서울
출신들만 만났는데 부산 출신이라 해서 반가웠다는 유학 4년 차의 곽혜인.
중국, 캘리포니아에 머물다가 좀 더 큰 도시인 뉴욕으로 왔다고 합니다.
뉴욕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거주 7년 차의 당뇨병 연구원 노혜림. 뉴욕에 널린게 쥐라는데 1500불
되는 유전자 조작 쥐로 연구를 해서 식은땀이 났다는 일화가 기억에 남네요.
부동산 중개인이면서 거주 10년 차인 알비노. 루이지애나 주에서 살다가
텍사스로 그리고 또 일리노이주로 타국으로 유학을 오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더 큰 세상을 알게 되어 다시 조지아 주로 갔다가 더 큰 곳인 뉴욕에서
배우가 되고 싶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브로커와 배우 일을 함께 하고 있다고.

인턴 2년 1개월 차인 김마리. 호텔경영을 전공하려고 스위스로 가려했지만
영어가 더 경쟁력이 있다고 해서 미국으로 왔다고 합니다. 대학 졸업 후
외국인을 고용하지 않아서 패션 매니지먼트 앤 머천다이징을 다시 공부
하게 되어 뉴욕으로 왔다고 합니다.

유학생활 1년 2개월 차인 장재우. 한국에서 산업디자인 영상을 전공하고
여자 친구 덕분에 뉴욕이란 도시의 매력을 알게되어 유학을 결정했다고
합니다. 미국 안에서도 여러 인종과 문화가 섞여 차별이 없는 도시라는
표현이 인상 깊네요.

어학연수 3개월 차인 김지현. 어릴 적에 찰리 채플린의 모던 타임즈를 보고
충격을 받아 영화 감독이 되고 싶었지만 부모님의 반대로 무역학과 졸업 후
회사를 다니다가 뒤늦게 영화 공부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영화 쪽 일이 너무
힘들어서 우울증에 걸렸다가 뉴욕 여행을 통해 뉴욕으로 돌아갈 생각을 했다고.

유학생활 1년 6개월 차인 한나연. LA에 있다가 뉴욕에서 인터리어 디자인과
에 입학하게 되었다고 한다. LA는 한국인이 많아서 편안하고 안주하는 삶을
살 것 같았다고 뉴욕이 좋다는 그녀.


이 책을 읽으면서 뉴욕에 대한 관심이 더 많아진 것 같습니다. 원래는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은 도시였거든요. 생각해보면 드라마나 영화에서 너무 많이
봐 왔기 때문에 눈에 익은 도시인데도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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