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 - "상상조차 못한 것을 디자인하고 창조하라."
하르트무트 에슬링거 지음, 강지희 옮김 / 라이카미(부즈펌)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분류는 경영전략 쪽에 놓여져 있더라구요. 저는 그저 쉽게 접근해서
디자인 관련된 책이겠거니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었습니다. 우리가 쉽게 들어
본 애플을 시작으로 여러, 유명 브랜드들과 함께한 회사 프로그. 단순히 디
자인만을 그려내는 회사가 아니라는 점에서 주목해야할 것 같습니다.

저자의 인생에 대해서 짧게 앞부분에서 언급이 됩니다. 히틀러 치하의 독일
의 작은 마을에서 성장했고, 부모님의 의견에 따라 독일군에 들어가기도, 공
과 대학에서 전기공학을 배웠습니다. 그러나 어렸을 때부터 원했던 디자인
공부를 시작해서 그 이후로는 굉장히 순조로워보입니다.

그가 정말 대단한 사람인 것인지 혹은 운도 그만큼 따라줬던 것인지 모르겠
지만 상당히 흥미로운 삶을 살았고 자신을 과소평가했던 사람에게 능력을
증명하기도 했으며 고향에 흔한 청개구리 한마리를 로고로 채택하고 회사의
이름을 짓습니다. Federal Republic of Germany란 독일의 국가명이
숨겨져있다고 합니다.

지금은 전 세계 주요 9개 도시의 사무실, 450명의 직원을 거느리고 있다고
합니다. 암울한 시대의 어린 시절에 원하는 것을 못하고 살 수도 있었던
아이가 자신의 길을 선택하고 독일만이 아니라 전 세계의 주요 회사들과
협력해서 유명한 제품을 만들어내는 드라마틱한 삶이 바로 이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글을 통해서 그런 언급을 자주하는데 단순히 디자인만을 만들어내려고 하지
않고 편리성과 제품에 대한 이해를 통해 디자인을 하기 때문에 좀 더 특별한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부모님의 뜻대로 전기공학을 배웠지만 그것이 이 디
자이너의 주요한 핵심의 밑바탕이 되었던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그의 이야기는 너무 신화같은, 대단한 부분이 있습니다. 재밌게 보긴 했는데
그래서 별 5개를 주고 싶지만 한개를 빼봤습니다. 좌절을 정말 안하고, 회사
의 문제가 정말 없었을 수도 있지만 조금 그런 어려움이 엿보이는 곳에도
과감히 건너뛰고 결국 성공한 글로 마무리 짓는 형태를 엿볼 수 있거든요.

여튼, 이런 이야기들을 시작으로 주요 회사들이 겪어왔던 시대 흐름을 따르
지 못했던 일화들이 언급됩니다. 유명한 회사가 많은데 특히 관심을 갖고
있던 소니와 모토로라의 일화는 저도 아는 얘기라 많이 공감이 가더라구요.

간단히 말하면 결국 자신의 것, 한 가지만을 고집하다보니 그 이외의 성공은
거두지 못하고 시대의 흐름을 놓쳐버리고 말았다는 것입니다. 소니는 좀 더
방대한 문제들에 직면했지만요.

제가 디자인에 대해서 전혀 모르고 관심도 없기 때문에 이런 '경영'쪽 책과
는 상관이 없는 것은 아닐까라고 생각했었는데 읽다보니 아는 얘기가 많더
라구요. 그러고 보니 '소비자'로써 기업을 바라봤던 부분과 상당히 비슷합
니다. 그러고보면 물건을 구입할 때 소위 말하는 '스펙'보다는 '디자인'을
더 먼저 보게 되는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물론 기능성도 중요하지만 먼저 모습에서 호감이 되지 못한다면 그 제품의
기능을 별로 생각하지 않게 되니까요. 제가 애플의 제품을 접하게 된 것도
순전히 그런 이유였습니다. 애플 제품의 디자인은 제가 디자인 업계나 출판
업계의 종사자로써 맥킨토시가 필요하다는 것이 아니라 그저 단순한 소비
자로써 구입을 고려할만한 충분한 이유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노트북과 아이팟, 아이폰까지의 구매로 이어졌는데 이것은 단순히
디자인만의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얼마나 편리한가, 그 부분이 예쁜 것과
함께 존재하기 때문에 사용하는데 있어서 만족감이 큰 것 같습니다.

이 책의 저자 하르트무트 에슬링거 역시 엔지니어쪽 공부를 했고 또 디자
인 공부를 했습니다. 그래서 그가 하는 디자인은 단순한 아름다움을 넘어선
기계적인 부분과의 조화도 고려될 수 밖에 없었을 것 같습니다. 물론 그
혼자만의 업적은 아니겠지요. 한 사람의 의견으로 제품이 만들어질 수는
없으니까요.

프로그와 일한 기업은 한 둘이 아니지만 역시 애플의 이야기는 눈길을 사로
잡습니다. 그는 40년 전에 낙서하듯 목표를 메모했다고 하는데 그 4가지가
아직도 가치 있는 기업의 가이드로 존재한다고 합니다.

1. 나만의 장점을 찾아라.
2. 비지니스 마임드를 지니고 당신의 고객과 자신의 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하라.
3. 최고를 지향하는 기업을 찾아라.
4. 최고가 되어 유명해져라.

물론 이야기는 이것만은 아닙니다. 기업의 '혁신'을 위한 여러 사례들을
제공함으로써 더 나은 기업의 발전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친환경이나
오픈 소스의 활용을 통한 발전 가능성도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기업들에게 문제가 되어온 아웃소싱을 마지막 장으로 할애해서 쓰고 있습니다.

마지막 부분은 조금 쌩둥맞아 보일 수도 있는데 역시 공장에서 하는 제품의
생산 부분은 무척 중요합니다. 아웃소싱 덕분에 문제가 되었던 사례도 앞에서
언급했기 때문에 일부러 그 부분을 따로 쓴 것 같습니다.

제품을 만들 때, 마치 기업의 두뇌가 되는 부분만이 중요한 것처럼 여겨 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웃소싱 문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 되어 시대의
한 흐름이 된 것 같지만 제품의 질적 문제가 늘 따라다니게 됩니다. 이 부분을
염두하는 것은 당연하구나라고 읽으면서 깨달았습니다.

하르트무트 에슬링거. 그는 확실히 단순한 디자이너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한 회사를 이끌고 나가는 사람이기 때문에 단순히 디자인만 하고 있지는
않았겠지요. 그의 글이 경영쪽 분류로 되어 있지만 문외한이 읽어도 전혀
어렵지 않은 접근성을 지니고 있어서 읽어볼 만한 책입니다. 그래서 앞으로
그가 관여하는 회사들의 제품들을 더 관심있게 지켜보게 될 것 같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