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퍼러 1 - 로마의 문
콘 이굴던 지음, 변경옥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로마에 관심이 있건 없건 '시저', '카이사르'란 단어는 너무도 익숙합니다.
지금의 달력의 원형을 만들었던 사람이기도 하구요. 그 크나큰 로마 제국의
초대 종신 독재관이기도 합니다. 그는 죽고 나서 신으로 모셔지기도 했지요.
그 이전의 로마는 공화정 상태로,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 때에는 삼두
정치로 이어졌습니다.

저는 로마에 그다지 관심이 없었는데 예전 배웠던 것들이나 상식처럼 조금
알고 있는 것조차도 그다지 기억에 남아있지 않고, 마치 새로운 것처럼
여행 때 들은 것이 남은 정도입니다. 그래서 전후 상황이나 핵심 인물들의
연계성은 별도로 찾아보고 알게 되었습니다.

원래 가이우스는 (이 책의 그 이름이 주로 나오니) 마리우스의 누이 아들이
아니라 마리우스 부인 율리아의 남동생 아들이더군요. (후에 작가 후기에
이 부분이 언급됩니다.) 그리고 역사 속에서는 이 책의 내용과 다르게 마
리우스의 아들이 존재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가이우스의 10살 이전의 이야기는 없고 그 이후도 어린 시절 이야기는
소실되었다고 합니다. 보통 로마에 대한 이야기라고 하면 당연히 공화정이나
정치, 전쟁, 정복.. 이런 이야기들이 당연할 것이라고 생각되는데 이 책의
처음은 귀여운 두 소년의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어디서나 있을 법한 장난끼
가득한 소년들입니다.

그들이 천진난만했던 시절을 지나서 가문을 잇기 위해서 교육을 받는 모습이
그려짐으로써 또 다른 이야기에 접어들고, 소년이 되는 것 같습니다. 또 로마
의 어지러웠던 시절을 재현해냄으로써 아이들은 성장합니다. 아버지를 잃고
죽느냐 죽이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던 그들이 청년으로 성장합니다.

이제 뒤로 물러설 수 없게 로마로 가게 됩니다. 아버지는 마리우스를 싫어
했고 더 높은 권력에 관심이 없었지만 실제 역사에서는 이 매형을 통해서
법무관직에 올랐던 것은 아닐까 추정합니다. 실제와 같이 15살에 아버지를
잃었다고 합니다.

로마의 법을 바꿈으로써 무려 7번이나 집정관을 했던 마리우스라는 인물도
이 소설 속에서 그려지는 것처럼 역시 범상치 않았겠다 싶습니다. 아버지를
여의고 어린 가이우스는 사실 아버지보다 마리우스라는 인물에 더 영향을
받았던 것은 아닐까 추측해봅니다. (가이우스의 출생 시기가 B.C. 100년
혹은 102년으로 되어 있던데 이 이야기에 따르면 100년으로 추정하고 쓴
것 같습니다.)

술라와의 대적. 이것을 통해 정치에 입문하게 되는 가이우스의 인생이 또 한번
변화를 맞는 것 같습니다. 여기에선 마리우스가 자기 사람에게 정이 끔찍했다고
표현되고 있지만 역사를 살펴보면 술라 또한 그러했다고 합니다. 역시 위대한
장군이나 정치인은 그것 또한 중요한 덕목인 것 같습니다.

가이우스가 마리우스의 조카로 나오는 것은 아마 피가 이어졌기 때문에 훌륭
하는 복선을 깔려고 하는 것은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는 처조카
이기 때문에 핏줄은 아니지요.

가이우스가 마리우스와 함께 지내면서 순조로운 로마 생활 동안 마르쿠스는
힘들게 자신의 운명을 개척해나갔습니다. 그리고 마르쿠스가 마케도니아
군대에서 적응을 하면서 가이우스는 마리우스의 죽음을 통해 또 한번 위기
를 겪게 됩니다.

그리고 이 책의 마지막은 이 마르쿠스라는 인물이 누구인지 알려주고 끝을
냅니다. 바로 마르쿠스 브루투스. 그 유명한 '브루투스 너 마저'라는 말을
남겼던, 가이우스를 암살한 인물입니다.

실제 역사와 다르게 마르쿠스 이야기가 많이 각색되어 있습니다. 실제는
가이우스의 정부가 마르쿠스의 어머니인데 가이우스의 아들은 아닐 것이라는
견해가 강한 것 같습니다. 출생 시기도 마리우스가 죽는 해이니 친구인
나이는 아닙니다.

마리우스, 가이우스, 브루투스 전부 죽음이 순탄치 않았습니다. 가장 흥미
로운 현실은 술라만이 죽음이 편안했다는 사실입니다. 브루투스는 접어
두고라도 마리우스와 가이우스는 참 대단했던 인물인데 죽음이 그랬군요.

소설 곳곳에 복선으로 마르쿠스의 인품이 드러나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친구를 좋아하고 자신을 키워준 가문에 감사하지만 때때로 그의 잔인함
이라던가 야망같은 것들이 드러납니다. 그것이 아마 암살을 위한 복선
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두꺼워서 (580 페이지) 과연 다 읽을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전혀 문제
없고 다음 권도 빨리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역사상 가장 큰 제국을
이룩한 로마. 그 역사의 또 가장 중요한 인물인 카이사르. 그의 일생을
흥미진진하게 써 낸 소설입니다. 조금의 왜곡은 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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