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 교수의 영국 문화기행 - 영국 산책, 낯선 곳에서 한국을 만나다
김영 지음 / 청아출판사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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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가지않으면서 여행책을 보는 것은 괴로워서 꺼렸었는데
유럽 여행을 전후로 여행책자에 유독 관심을 갖게 되었네요.
워낙에 요즘은 다양한 유형의 책들이 출판되어서
대략 여행 일정/정보 관련 책자, 에세이로 크게 나눌 수 있겠지요.
이 책도 에세이에 속합니다.

대신 단기간 여행은 아니고 저자가 1년 동안 영국에서 머물면서 겪었던 일을
적은 내용이라 단기 여행과 다른 정보들이 좀 있습니다.

저도 단기 여행으로 영국을 접한 거라, 되려 다녀와서 더 많은 이야기들을
알게된 책인 것 같아요. 아무래도 단기 여행은 주요 장소들만 알게되고
가게되잖아요. 정보를 찾을 때도 그런 것 위주로 찾게 되구요.

저자는 1년간 영국에 방문학자로 체류하면서 한국교환교수로 온 교수의
자택에서 살게된 특징이 있어서 생활의 흔적도 느낄 수 있지요.
집 주변을 늘 산책했다고 하는 점에서 저도 한가로이 영국에 머물며
산책해봤으면 좋겠다는 상상의 나래를 펼쳤답니다.

잠시 체류하는 외국인에 대해서도 무료 의료를 지원하는 영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도 되었구요 (물론 실상은 빠른 대응이
안된다는 뒷얘기가 있다고 하지만요)

책이 단순히 유명한 곳만 나열한 것이 아니라 저자의 이야기들로 되어 있어서
의외로 두껍고 글이 있는 편입니다. 얇은 소개 책자들도 워낙에 많아서요.
그런 책들도 싫어하진 않지만, 이렇게 두꺼우면 왠지 이득 본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국문학 전공하신 분이라 아무래도 감성적인 글입니다. 자신의 단골집들을
나열한 글에선 왠지 부럽기도하고, 나는 그렇게 삶을 감사하며 즐기며
살고 있는 것일까.. 생각도 해보게되었지요.

저도 가봤던 곳들, 그렇지만 몰랐던 이야기들에 고개도 끄덕이게 되었구요.
저도 찍었던 표지판들, 반대로 경험해보지 못한 장소에는 부러움도 느끼고
다시 꼭 가보겠다는 다짐도 했지요.

전 세계의 금융위기로 황실도 절약한다는 이야기가 왠지 우리 나라 정치인들을
떠올리게 되었구요. 또 세금 안내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한번 더 생각하게 되더군요

근위병으로 유명한(?) 버킹엄궁이나 찻잔으로 유명한(?) 로얄 알버트 좌상
좀 잘못 알고 있나요 ^^; 그리고 수많은 전시들이 이루어진다는 박물관들을
들러보지 못한 것이 아쉬웠는데 여기에서도 잠시 등장합니다.

이외에도 저자의 전공이라 언급되는 영국의 '한국학 강좌' 이야기도 있구요.
생각보단 많아서 반갑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더 다양하고 인기있었으면, 싶지요.
영국 대학 학비 언급도 있는데 너무 비싸기는 하더라구요.
미국은 교포들이 많은데 영국은 주로 영국이나 유럽 학생들이 듣는다고 합니다.
최근 국내에서 돌아다니다보면 외국인을 정말 많이 볼 수 있는데
우리 나라도 좀 더 학문적인 접근에 욕심낼 수 있는 그런 곳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게되는 면이 있는 책입니다.

그리고 워크숍에 관한 얘기도 있는데 지도상 동해 표기 문제도 거론되었는데
참 가슴이 아프네요. 일본의 막강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세계 기구와 대학들에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사실도 분통 터지구요.
학문도 경제력으로 좌시되는 것일까요.. 하긴 피렌체의 대부호 가문에서
수많은 역사서를 사들임으로 그 르네상스의 꽃이었던 피렌체 문화 발전에
기여했다는 것은 사실이긴 하니까요. 가슴 아픈 이야기는 이쯤해두구요.

옥스포드와 케임브리지 대학의 한 단편, 정말 당장 가보고 싶은 책마을(웨일스, 헤이 온 와이).
워즈워스의 고향, 맨유이야기, 이름은 다 들어봤을 에든버러.
그리고 뒷쪽에 짧은 페이지를 할애해서 프랑스 이야기도 실려있어 반가웠습니다.
루브르도 좋았지만 가지 못했던 오르세와 오랑주리 이야기도 짧았지만 좋았구요.

'영국 문화' 에 대한 이야기를 엮은 책이지만 저자의 감수성이랄까요,
어떤 인간과의 관계랄까, 사물을 바라보는 시선들 같은 것에 더 공감하고
생각하게 되는 면이 있습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면서 느끼는 애정이 결코 없는 것은 아닌데
이상하게 요즘은 참 강팍한 세상이 되어가는 것 같아서
더 관계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너무 흔한 말이지만,
'만나면 헤어지고, 오면 가야 하는 것이 인생사가 아니던가.' p. 317
라고 끝맺는 것이 이 책에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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