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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 인문학 수업 : 멈춤 - 바쁜 걸음을 멈추고 나를 둘러싼 세계와 마주하기 ㅣ 퇴근길 인문학 수업
백상경제연구원 지음 / 한빛비즈 / 2018년 9월
평점 :
가방에 넣고 다니다가 퇴근길에 꺼내 읽기는 조금 힘들었다.
꽤 묵직한 무게와 두께 때문이다. 출퇴근 사이에 읽는다면 e북을 추천한다.
'퇴근길'이라는 제목을 보면서 실행해보고 싶었는데 결국은 잠들기 전,
하루를 마감하면서 조용히 침대에 엎드려서 읽게 되었다.
다 읽고난 지금은 오히려 좀 더 두꺼웠으면 하는 바램이 ㅋㅋ
백상경제연구원에서 나온 이 책은 요일별로 다양한 이야기가 들어있었다.
비슷한 이야기들로 이루어졌다면 분명 나는 하품하면서 읽었겠지만
다행히도 문학, 역사, 철학과 신화, 영화, 미술, 경제, 과학, 무기, 심리치유 등 다양했다.
이렇게 다양한 분야로 이루어진 이유는 사고의 영역을 넓히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서울시 교육청과 인문학 아카데미 '고인돌 (고전인문학이 돌아오다)'을 운영하는데
2013년부터 지금까지 8만여 명의 학생들이 수강한 인기 강연 프로그램이라고 한다. 현재도 진행 중이라고.
이제까지 들어보지 못했던 정보였다.
이처럼 좋은 프로그램이라면 많이 알려져서 여러 학생들이 함께 하면 좋으련만.
처음엔 직장인을 위한 인문학인 줄 알았다. 아마 퇴근길이라는 제목 때문이리라.
의도치 않게 독자층 구분이 된건가...;;
프롤로그의 시작은 아래의 3가지 질문으로 시작한다.
'욕망은 우리의 불완전함에 대한 표시인가'
'정의가 무엇인지 알기 위해 불의를 경험하는 것이 필요한가.'
'존 스튜어트 밀의 <논리학 체계> 발췌문을 읽고 평하라'
위에 나온 질문들은 2018년 과학계열 대학을 지망한 프랑스 고등학생들이 치른 시험문제이다.
ㅋㅋ그냥 보는 순간부터 한숨이 나왔다. 대체 뭐라고 해야 할지 막막했다.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건,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것!
그것은 바로 철학과 인문학이라는 설명이 이어졌다. 극 공감이다.
지금의 암기식 교육은 창의적인 생각을 방해할 뿐이라고 생각한다.
본문 중에 재밌었던 이야기가 많았는데, 내가 지식이 부족해서 그런 거 같다.
이미 다들 알고 있는 내용이면 어쩌나 싶기도 하지만 몇 가지 올려본다.

뉴턴을 재테크 실패자라고 소개해서 정말 빵 터졌다.
주식했다가 쪽박 찼다는 건 처음 알았다.ㅋㅋ
사람의 광기는 계산할 수 없다는 푸념까지 했다니 웃지 않을 수 없었다.

천자문을 배울 때 제일 맨 앞에 나오는 한자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검을 현<<에서 검다는 뜻이 가물거린다는 의미를 가진 것까지 알고 있을까?
나는 처음 알았다. ㅎㅎ '하늘은 가물거리고 땅은 누렇다'라는 천지현황의 세계라니..
그래서 현<<을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존재하나 잡을 수 없는 것-
쉽게 설명하기 위해서 무지개를 예로 들었다. 보이지만 아무리 끝까지 가봐도 잡히지 않는 것.
제대로 알고 보니 글자의 뜻이 오묘하면서도 멋지다~!
다른 글자들도 있지만 패스~ㅋ
며칠 전 <안시성> 영화를 봤는데, 마지막에 조인성이 활을 겨누어 아주 멀리 서 있던
이세민의 눈을 화살로 맞추는 장면이 인상 깊었다. 저렇게 먼 거리를 어떻게 날린 걸까 싶어서였다.
그런데 -무기의 발달과 경제-를 읽다 보니, 진나라 때 400미터 거리를 번개처럼 날아가 꽂혔다는
철심 화살 이야기가 나오고. 이후 철포 화승총 등 발전하는 무기들로 이어졌다.
오다 노부나가 이야기에서는 <역랑>에 나왔던 김충선도 떠올라서 뿌듯(?) 했다.
경제 내용에서는 머리가 좀 복잡해져서 몇 가지 넘겨 읽기는 했지만
전체적으로 몰랐던 진실이라던가, 잘못 알고 있었던 것을 바르게 알 수 있어서 좋았다.
재밌고 유익하게 읽어서 나도 모르게 소개가 길어졌지만ㅋ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 소개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
가볍게 잠깐씩 읽어도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