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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소방관으로 산다는 것 - 세상이 멎는 순간 주어진 마지막 기회
김상현 지음 / 다독임북스 / 2018년 8월
평점 :
우리나라 소방관에 대한 이야기는 왜 이렇게 가슴이 아픈 걸까.
한국인이 존경하고 신뢰하는 직업 1위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말이다.
<어느 소방관의 기도>를 읽을 때도 많이 슬펐는데
이번에도 감동 실화 사이에 속속 들어있던 먹먹한 이야기들이 많았다.
누구나 직장을 다니면서 말 못 할 어려운 일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매일 같이 목숨을 내걸어야 하는 각오로 임하는 소방관들은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았다.
-출근한 모습 그대로 안전하게 퇴근하자-
이 한마디에 모든 것이 느껴졌다.

일도 힘들지만 그보다 더 힘든 것은 소방관을 막 대하는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목숨 걸고 인명을 구조하는데 어이없게 왜 살려냈냐고 따지는 사람부터
자신의 무지를 감추기 위해 다짜고짜 불친절하다는 이유로 신고하는 사람들
아픈 사람을 구조하는 현장에서 도움을 주지는 못할망정 귀찮아하는 사람들이
나오는 내용에서는 너무 안타까웠다.

그럼에도 그 속에서 소방관이라는 자부심과 초심을 잃지 않고 노력하는
모습들을 읽으며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조건 저 자세로 임해야 하는 응대법이 억울할 만도 한데
그들은 묵묵히 이겨내고 참아내며 더 급박한 상황을 대비해서 준비하고 있었다.
"우리가 시위하러 나가면 불은 누가 끄냐? 가만히 있어 그냥.
시간이 해결해줄 거야. 이렇게 쌔빠지게 일하는데
안 나아지면 그게 이상한 거지." p109
대한민국 소방관으로 산다는 것이 어떠한 것인지 세상에 알리고 싶었다는
저자의 이름은 김상현. 나이는 만 21세.
카카오 '브런치'에 일기로 쓰기 시작하면서 응원에 금상을 수상하고 출판까지 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렇게라도 세상에 알려지게 되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위급한 상황에서의 대처법과 도움이 될 수 있는 다양한 방법과 상식들이
함께 들어있어서 누구에게나 권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이번 추석 때 어린 조카들이 오면, 함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막연히 훌륭한 소방관 아저씨가 아니라, 이러이러한 일들을 묵묵히 해내는
아름다운 소방관이라는 현실적인 이야기 말이다.
침대에 누우니 합격증을 담은 액자가 보였다.
자랑스러움을 가득 안고 걸어놓은 액자였다.
마무리하지 못했던 고민이 해결되는 느낌이었다.
내가 가장 잘못한 건 소방서에서 근무하겠다 다짐한 것이었다. p181
가장 마음이 아팠던 글이다...
그 누구도 자랑스러움이 결코 후회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저자가 이렇게나 힘들어했던 사연은 직접 만나보길 바란다.. ㅠ
다음 소방관 이야기에는 좀 더 따뜻하고
정말로 존경받았던 뿌듯한 이야기가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다.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고는 하지만 현실적인 방법이 아니어서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아직도 확실시되지 않고 계류 중인 법안들이 대부분이라는 사실은 힘 빠지게 한다.
그래도 청원 등을 통해 노후된 장비들도 많이 바뀌고 있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다.
동물구조에서부터 생생한 사고 현장까지
다양한 에피소드도 함께 들어있어서 자연스럽게 동화되다 보니
소방관을 따라다닌듯한 착각마저 들었다.
읽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뿌듯하고 감동적이다.
마지막으로, 현재 소방, 안전분야 변호사를 목표로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에 진학준비를 하고 있다는 저자에게
응원을 보낸다. 꼭 합격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