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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예습
김형석 지음 / 덴스토리(Denstory) / 2018년 8월
평점 :
진정한 인생 선배의 가르침을 배우는 기회라 생각하여 선택한 책 <행복 예습> 입니다.
-99세의 철학자 김형석 교수가 인생의 의미를 묻는 당신에게-
라는 표지의 문구를 보며,
어쩌면 내 삶의 절반을 온 시점에 만날 수 있는 최고의 지혜가 아닐까 싶어서
휴식 시간이 생길 때 마다 항상 곁에 두고 읽었어요~
이렇게 활발하게 활동하시는 분인줄은 몰랐다죠.
아침 티비 프로에도 나오시고 책도 여러권 내셨더라구요.
<백년을 살아보니>라는 책 제목은 서점에서도 여러번 봤었는데 선뜻 선택하지는 못했어요.
좋은 줄 알면서도, 당장 눈에 보이는 흥미로운 책에 손이 먼저 갔거든요.
100년이라는 세월은 감히, 라는 단어를 붙일 만큼 긴 시간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인지, 읽다보면 놀라운게 한두가지가 아니에요.
역사의 산 증인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많은 분들과 세계를 넘나드는 일화들로 가득해요.
깊이 있는 견해와 조언들은 저의 뇌를 끊임없이 자극했어요.
문화에 참여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삶의 가치와 행복 가운데 가장 보편적인 것은
'독서'라고 생각한다. 독서는 생활인의 정신적 양식이다. 음식을 먹지 않고 사는 사람은 없다.
독서는 정신적 양식을 제공하기 때문에 독서하지 않는다고 해서 신체적으로 굶어 죽지는 않는다.
그러나 정신적으로 양식을 얻지 못하는 사람은 인간적으로 성장할 수 없다.
유치원 때부터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의 교육은 책과 더불어 이루어진다.
우리나라는 교육이 잘못되어 있다. 그래서 공부하는 것과 독서하는 것을 구별하는 과오를 범한다.
고등학교 선생이 독서하는 학생에게 "수능시험이 한 달 남았는데, 공부는 안 하고
책을 읽으면 어떻게 하지?"라고 나무라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 부분을 읽을 때,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요. 저 선생님의 말에 조금이나마 공감하는
내 자신을 보았거든요. 밥 먹을 때 조카가 책을 읽고 있으면 했던 말이 생각이 났어요.ㅠ
"밥 먹고 책은 나중에 보자~ 밥 먹을 때는 책 보는거 아냐." 라고 말이죠.
밥 먹을 때니까 예외가 되는건가요? ㅎㅎ 책은 왜 밥 먹을 때는 보면 안되는걸까요.
혼자만의 논쟁을 하다가 문득 비슷한 경험을 했던 과거가 떠올랐어요.
책을 보고 싶을 때는 못보게 하고 놀고 싶을 때는 책 좀 보라고 하고. 어쩌라고!!
어느새 저도 이런 어른이 되어버린걸까요..ㅋㅋ
나 같이 무능한 사람은 스스로를 교수로 출발해서 교수로 끝내는 것을 천직으로 생각하고 살았다.
그리고 지금은 그런 과거를 후회하지 않는다. 대학에 있을 때 두세 차례 행정직을 권유받은
일이 있었다. 그러나 더 유능한 교수를 추천하고 교수직을 고수해왔다.
정년퇴직한 후에는 지방 대학의 책임자로 올 수 있겠느냐는 제안을 받았다.
그때마다 학생들을 위한 강의를 부탁한다면 고려해보겠으나, 총장직은 원하지도 않으며
할 자신도 없다고 상양했다. 나에게 있어서는 교수다운 교수로 일관하고 싶은 꿈이 있어
대학에 왔기 때문이다. (중략)
나는 후배 교수들에게 "총장의 존경을 받는 교수가 돼라."고 말한다.
와, 정말 멋지지 않나요? 이 말을 듣는 순간 멍-했어요.
겸손함 속에 확고한 의지가 있고 진심어린 충고에는 지금보다 훨씬 큰 바다가 있으니
넓은 시야를 가지고 도전하라는 의미로 와 닿았어요. 열심히 해서 총장이 되어라도 아니고,
총장에게 존경 받는 교수라니요! 다시 봐도 멋진 말이라고 생각해요.

인생 전반 30년의 시련이 있었기에 "오래 사시느라고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라는
인사가 지금의 자신에게 가장 적절한 인사라며, 그에 대한 저자의 대답으로
"고맙습니다. 그래서 행복했습니다."라는 말로 마지막 장을 덮었어요.
사랑이 있었기에 시련이 고통과 불행은 아니었다고.
그 뒤 60년의 세월은 행복했으며, 그 이유는 다름아닌,
많은 사람들이 감사하는 마음으로 동참해주고 있기 때문이라는 말은
진정한 삶의 경험에서 우러나오지 않은 이에게서는 절대 들을 수 없는
진심이라고 느꼈습니다.
인생은,
'시련이 있어도 아름다운 것'
"나는 행복했습니다. 여러분도 사랑을 나누십시오."
마지막까지 심장 어택을 당하고 말았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