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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커버
아마릴리스 폭스 지음, 최지원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0년 7월
평점 :
절판
실화라서 더욱 놀라웠던!
CIA 최연소 여성 비밀 요원 '아마릴리스 폭스'의 이야기입니다.
스파이 소설처럼 술술 읽히면서도, 현장에서 겪으며 느꼈을 디테일이 장난 아니네요.
특시 심리적으로 일과 사랑 우정 사이에서 고뇌하는 그녀의 심정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가족이나 애인, 남편에게도 말 못하고 ㅠ일상이 거짓된 연극처럼 느껴지는 슬픔이랄까요)
결혼과 부부생활의 잠자리까지도 쉬운 게 없습니다. (도청과 몰카의 연속;;
영화에서 보던 요원을 생각하며 읽었는데, 허구와 실제는 큰 차이가 있더라고요.
한 명의 스파이가 활동하기 위해선 그를 엄호하거나 보조하는 인력이 엄청나고
정말 중요한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은 그냥 목숨을 내놓고 다녀야 하는 건 기본입니다.
영화를 볼 때면 가끔 실소가 터져 나온다.
지붕을 타넘고 글록 권총으로 묘기를 부리는 CIA 요원들을 볼 때마다 말이다.
도심을 가로지르면서 그런 추격전을 벌이다니,
정체가 발각되는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 요원 생활을 마감해야 할지도 모른다. _9p
제일 처음부터 착각하고 있었던 점을 말하자면
CIA 요원은 스스로 공부하고 지원해서 들어가는 곳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책에 나온 데로 보자면 스카우트(?) 되어야 합니다.
본인의 판단으로 결정을 하게 되지만 몇 번의 테스트를 거쳐
실전과 같은 시험을 통과해야 하는데요,
이후 비밀 요원이 되는 과정에서는 고문을 견뎌내는 혹독한 훈련도 있고
남성들도 합격하기 힘든 것을 여성으로서 도전하는 열정이 대단했습니다.
강인한 의지와 정신력에 박수!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던 남자가 알카에다 소행으로 추정되는 단체에
끌려가 머리가 잘리는 영상을 찍히는 사건이라던가,
9.11 테러를 주도한 모하메드의 친한 친구였던 '함발리'라는 사내에 대해
좀 더 파고 들어갔더니, 그의 조카가 항공기 11대를 동시에 납치해
후속 공격을 가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는 것이 드러났던 일 외에도
심장이 덜컥하는 (몰랐던) 테러나 사건 모의를 알 수 있었습니다.
저 조카라는 놈의 계획 안에는 항공기로 건물을 들이받아서
로마 교황을 살해하고, CIA 본부를 공격하려고 했었다고 해요.
나머지 9대로는 무엇을 하려 했을까요?
거친 요원의 세계도 있지만, 주인공이 했던 방식은 타협이나
친밀감을 높여 설득하고 한 편으로 만드는 일이 더 많았습니다.
지정받는 나라와 지역에 따라 험하게 나가는 일도 있었지만요.
조금 더 특별했던 것은, 그녀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은 후에도
임무를 계속했다는 점이었어요.
설득하려던 상대의 아이가 아픈 모습에 큰 공감을 하게 되어
어려운 일을 잘 성사시킨 사례는 뭉클하기도 했습니다.
뭐든지 최소의 희생으로 끝나길 바라지만, 테러범 1명을 잡기 위해
같은 이름을 가진 수많은 사람들이 납치와 고문을 당하고,
오인 체포로 판명이 나면 버려지고...ㅠ
아무에게도 사과조차 받지 못한 채, 불구된 몸으로 이혼까지 당하고
인생을 송두리째 잃어버린 사람의 사연도 나와서 먹먹했어요.
이렇게 강제조사도 할 줄은.....;;;
너무 무거운 이야기만 했는데요, 현재 저자는
작가이자 평화운동가가 되었다고 합니다.
맨 마지막에 실린 감사의 글을 보며 평온한 기분이 들었어요.
위급상황이나 절체절명의 순간, 행동지침도 잘 메모해
두었습니다.ㅎㅎ 스릴과 감동 그리고 배움까지 얻었던
흥미진진한 실화가 재미있었어요. 강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