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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폴리스 - 인간의 가장 위대한 발명품, 도시의 역사로 보는 인류문명사
벤 윌슨 지음, 박수철 옮김, 박진빈 감수 / 매일경제신문사 / 2021년 3월
평점 :
꽤 두툼한 두께를 자랑하지만 표지부터 취저라 신나게 읽었습니다.
1장 우루크 (기원전 4000~1900년)을 시작으로 2020년 라고스까지
흥미진진한 도시 이야기로 즐거웠습니다.
#아테네 #암스테르담 #바그다드 #파리 #런던 #뉴욕 #라고스
로마의 거대한 목욕탕은 '젊은 연인들이 만나는 단골 장소'였다고 합니다.
안마사부터 아이들의 공놀이, 마술사, 요술쟁이, 체조 선수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한마디로 바글바글했던 건데요, 하루의 일과가 끝나면 목욕탕으로 가는 것이
당연한 순서인 것처럼 전 국민적으로 이용을 했다고 해요.
(끔찍한 수질 문제는 고이 접겠습니다 ㅎㅎ)
이후, 동고트족 군대에게 수로를 차단 당하기까지 활발했던 목욕탕은
유적이 되고 다른 건물에 흡수되고 사라지기도 했지만
목욕은 여러 나라에서 다양한 형태로 살아남아 도시 생활을 상징했다네요 ㅎㅎ
난파선에서 건진 중국의 그릇들은 아시아 문명이 번성했던 도시 문화를 보여주고
잉크병은 당시 읽고 쓸 수 있는 능력이 형성되었음을 알리는 증거가 되었다고 합니다.
무역이 활발해지면서 사람들의 이동 거리가 늘어남에 따라
중국의 밍밍했던 음식이 인도 요리법과 식재료의 영향을 받아 혁신적으로
바뀌었다네요.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엄청난 중국요리들이 이러한
변신을 거쳤다는 것이 재밌었어요.
무역이 중요해지자 무역을 장악하고자 다툼이 많이 일어났는데요,
세계의 새로운 무역 중심지 리스본의 왕에게는
'머지않아 온 세상을 지배하게 될 것'이라는 말도 있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왕은 엄청난 '강변 궁전'을 짓고 리스본의 일상은
금빛 양단을 걸친 코끼리와 코뿔 소를 앞세운 왕의 행진까지
볼 수 있었다고 하니 부와 권력의 과시가 얼마나 대단했을까요.ㅎㅎ
현대 도시처럼 중앙아메리카의 대도시 '테노치티틀란'의 지도도 있는데
수많은 일꾼이 정기적으로 분뇨를 처리하고 거리를 깔끔하게 가꾸는 덕분에
악취가 없고 위생수준이 매우 앞서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 시대의 거리는 말의 똥을 비롯해서 오물과 악취가 가득했다네요.
어떻게 숨을 쉬고 살았을지 책으로만 봐도 끔찍했어요.ㅋ
그러니 얼마나 획기적이었던 도시였을지 짐작이 갑니다.
도시하면 또 커피를 빼놓을 수 없죠.
런던에 생긴 커피점은 얼마나 인기가 많았는지 자리가 나면
옆에 누가 있든 말든 앉아야 했다고 해요 ㅋㅋ
언론인들의 떠들썩한 뉴스와 최신 정보를 들을 수 있는 곳이었다고 하니
그 인기가 실로 어떠했을지 저절로 상상이 되었습니다.
"커피점은 온갖 지위와 신분의 사람들이 외국 음료와 뉴스,
맥주와 담배를 즐기며 토론하는 곳"이었다.
커피점 주인은 '사람들에 대한 차별'을 허용하지 않았고,
신사, 직공, 귀족, 건달 등이 서로 어울렸으며 다들 제1원칙을
몸소 실천하는 듯이 서로 조화를 이뤘다.
- 카페인 공동체와 사교, 런던 1666~1820년 中
유흥이라는 것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건가! 싶더니
유럽 어디에도 필적할 수 없는 '런던의 나이트클럽'이 뙇~
단돈 1실링으로 주말 1만 6천 명이 즐겼다고 합니다. 와ㅋㅋ
이렇게 재밌는 도시의 이야기도 있는 반면,
지상에 자리 잡은 지옥 : 맨체스터와 시카고 1830~1914년 편은
16살~24세의 공장 노동자들의 처참한 일상도 다루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뼈가 비틀어지는 경우도 있고 ㅠㅠ
정육 공장의 경우는 더 심각했습니다.
가축의 비명과 피 웅덩이, 버려지는 장기들 속에서
피에 흠뻑 젖은 채 반쯤 얼어붙은 노동자들;;; 감염 위험도 있었을듯해요.
오죽하면 재난이라고 했을까요...ㄷㄷ
파리 편에서는 미술 작품에 드러난 도시를 들여다보기도 하고
뉴욕의 대공황과 조직범죄, 고층건물의 우려의 산물로 배트맨과 슈퍼맨의 인기를
알아보기도 했습니다. 현대로 올수록 익숙한 도시 이야기가 많아졌어요. (힙합이라던가..
기억의 흐름으로 적어봤는데요. 책의 극히 일부분일 뿐입니다.
역사 위로 흘러가는 도시의 모습을, 그 안에 살아 숨쉬는 사람들을 보니
일주일이 순삭 당했습니다.
즐거운 '6천 년의 도시 여행' 잘 다녀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