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뽀는 이제 그만 읽기의 즐거움 13
토마 고르네 지음, 오로르 프티 그림, 이정주 옮김 / 개암나무 / 2013년 4월
평점 :
절판


 

지은이    토마 고르네

그린이   오로르 프티

 

 

 

"아빠, 나 블라우스 하나만 사줘용."

딸 아이가 아빠에게 애교를 부리며 부탁을 합니다.

"그래, 그대신 아빠한테 뽀뽀!"

"에이, 관둬!"

남편은 언제나 딸아이에게서 뽀뽀 한번 받아보는게 소원이지만 까칠한 딸은 항상 거부모드예요.

 

뽀뽀는 애정표현의 가장 보편적인 방법 중에 하나입니다.

아기가 태어나면 살과 살을 맞대는 스킨십을 잘해주어야 하지요. 그래야 아기가 안정감을 느끼고 불안해 하지 않습니다.

스킨십은 아이를 향한 무한한 사랑의 표현이며, 아이는 그럼으로서 사랑받고 있고, 소중히 여김을 받는다는 확신을 갖게 됩니다.

 

그러나 아이가 점점 자라 자아가 형성되면 언제부터인가 뽀뽀를 거부하곤 합니다..

왠지 아기가 하는짓 같고, 창피하고, 자신은 이제 컸는데 다른 사람들은 나를 인정해 주지 않는 것 같은 느낌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카이도 그랬어요.

이제 8,364 살인 카이는 이제 하루만 지나면 9살이 되지요.

이젠 아기도 아니고, 보통 남자아이입니다.

 

 

 


 

 

간단히 말해서 나는 보통 남자아이예요. 다른 남자애들과 크게 다르지 않아요.

하지만 오늘부터는 뽀뽀를 좋아하지 않을 거예요. 뽀뽀는 끝났어요. 끝이에요. 뽀뽀는 이제 그만! 내일이면 난 아홉살이 돼요. 더는 뽀보할 나이가 아니지요.

그래서 얼마 전부터 아빠와 엄마가 밤에 내 침대에 와서 잘 자라고 뽀뽀 인사를 하려고 하면, 나는 숨을 꾹 참고서 딴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뽀뽀가 끝나면 몇 분 동안 속이 좀 메슥거리기도 했어요.

이렇게 뽀뽀를 받을 때마다 나는 갓난아기나 아주 어린애, 혹은 잠자려면 여전히 부모님의 도움이 필요한 보잘것없는 아기새가 된 듯한 기분이 들어요.    (p6)

 



 

이젠 뽀뽀 할 나이가 지났다고 생각한 카이는 9살 생일을 기점으로 모두에게 뽀뽀를 안하겠다고 선언을 하지요.

 

"뽀뽀는 이제 안 해요!"   (p14)

 

 


 

 

아빠와 엄마는 카이의 결정을 이해 할 수 없었고 카이 나이의 남자애가 부모에게 더는 뽀보를 하지 않겠다고 결심하는 건 정상적이지 않다고 말해줍니다.  그리고 왜 뽀뽀하기가 싫은지 부드럽게 카이에게 묻지요.

 

나는 뽀뽀는 아기들이나 하는 것이라서 싫다고, 진짜로 싫다고 힘주어 대답했어요.

내 말을 들은 엄마의 푸른 눈동자에 분노와 슬픔이 뒤섞이는 게 보였어요.  (p30)

 

카이는 학교에서 새로 전학 온 친구 파스칼이 혼자 외롭게 있는것을 발견합니다. 파스칼은 얼마전 가족 중 한명이 세상을 떠났다며 슬퍼하고 있었어요. 마지막으로 뽀뽀 인사를 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더 슬프다는 말을 들은 카이는 이상한 기분이 듭니다. 파스칼이 슬퍼하는 모습을 보는것이 싫은 카이는 그를 즐겁게 해주려고 노력을 합니다..

어느 날 집에 놀러온 파스칼은 카이의 할아버지와 다정스럽게 뽀뽀를 해요. 



 

 

순간, 난 바닥에서 붕 뜨는 기분이 들었어요. 뽀뽀를 하지 않기로 결심한 뒤로, 내가 다 컸다고 생각한 뒤로, 그리고 파스칼을 만난 뒤로 내 속에 있던 작은 무언가가 점점 커지는 기분이 들었어요.

난 이 작은 무언가가 온몸에 퍼지는 걸 내버려 뒀어요.

파스칼에게 가서 아주 오랫동안, 그러니까, 파스칼이 울음을 그칠때까지 파스칼의 뺨에 뽀보해 주고 싶어요.   (p62,63)

 

 

카이는 그 뒤 어떻게 되었을까요?

몸 속에서 퍼지는 작은 무언가는 무엇이었을까요?

 

뽀뽀를 잘 안해주는 우리 딸도 길을 걸을 때면 손을 꼭 잡아 주어야 한답니다.

아마도 뽀뽀를 대체하는 딸만의 사랑과 공유의 표현인 것 같아요.

 

서로의 신체를 맞대고 감정을 공유하며 사랑을 나누는 것은 참으로 중요한 행위입니다.

가끔 우리의 아이들이 엄마의 손길을 거부할때도 있지만 그것은 자신도 자라고 있다는 것을 인정해 달라는 것이지 사랑의 표현이 싫다는 의미는 아니지요. 그걸 모르고 엄마들은 섭섭해 하기도 하지만요.^^

 

이 책은 프랑스작가에 의해 씌여졌기에 우리나라와는 조금 정서가 안 맞는 부분도 있습니다.

프랑스는 신체접촉이 많은 인사법을 사용하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지요. 그래서 실제 9살짜리 남자아이에게 뽀뽀를 해대면 거부할 아이들도 꽤 나올겁니다.^^

그러나 반드시 뽀뽀가 아니더라도 끊임없는 작은 스킨십은 꼭 필요한 것 같습니다.

소파에 앉아 TV를 볼때 조금 붙어 앉아 있다든지, 서로 다리 하나정도는 걸쳐놓고 있다든지, 가끔은 손을 꼭 잡아준다든지요.

어쩌면 아이들은 싫다고 뒤로 빼며 거부할 지도 몰라요. 그래도 속으로는 사랑 받고 있다는 사실에 안심하고 평안해 할 것 같습니다.

 

책 속의 카이의 마음이 바로 그러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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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마시는 여자 - 스무살 그대로 33茶
조은아 지음 / 네시간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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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지은이  조은아

 

언제부터인가 식사를 마치고, 또는 식사 사이에 간단한 차가 곁들여지지 않으면 뭔가 허전하다.

대부분 식사 뒤에는 아메리카노나 라떼를 즐겨 찾는다. 그러다 잠시 책을 읽거나 뜨개질을 할때도 간간히 마실것을 찾게 되는데, 커피의 양이 두세잔이 넘어가면 한계에 이르게 된다. 가슴이 두근두근, 벌렁벌렁...  그래서 차를 한잔씩 마시게 되었다.

언젠가 홍차는 발효차라서 다이어트에 좋다는 말을 듣고 꾸준히 섭취중이다.

 

차에는 종류가 참으로 다양하다. 게다가 이름도 어렵다. 대부분이 중국과 일본을 원산지로 하기때문일 것이다.

중국은 기름진 음식을 주메뉴로 하기에 언제나 차와 함께하는 식문화가 퍼져있다. 일본은 항상 음용하는 차가 오차, 바로 녹차이다.

사실 우리나라도 차를 즐긴다. 우리가 흔히 마시는 물은 보리차, 옥수수차가 아니던가.

 

차는 그 이름의 다양함만큼 효능또한 다양하다.

우선 칼로리가 제로라서 다이어트에 그만이다. 우리몸의 80%를 이루고 있는 수분을 보충해주기에 균형잡힌 체질개선에도 도움이 된다.

 

이런 수많은 차를 공부하고, 연구하고, 자신만의 레시피를 개발하는 차 소믈리에 YinYa, 조은아가 우리에게 책을 통해 차를 소개한다.

 

군인인 아버지와 대학교에서 강의를 하시던 어머니는 어쩔수 없이 주말부부로 지내셔야 했는데, 함께할 시간이 부족했던 저희 가족은 주말마다 차를 마시며 새벽까지 이야기를 나누곤 했습니다. 차를 마시며 나누는 대화는 늘 행복했어요. 그래서 그런지 어려서부터 저는 가족이 모두 모이는 토요일을 무척이나 기다렸답니다.

그리고 언제부턴가 차 마시는 일은 저의 일상의 평온함으로 다가와 한 템포 쉬어가며 생각할 수 있는 여유로움까지 선물하곤 했습니다.

(프롤로그 중에서)

 

그녀는 차의 장점을 이렇게 말한다.

- 이로운 효능이 많고,

- 0kcal 라서 다이어트, 웰빙음료이고,

- 혈액순환을 도와 탱탱하고 매끈한 피부를 가질 수 있게 해주고,

- 차 한잔에 맑고 건강한 정신으로 3시간 이상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 무엇보다 맛있습니다.

 

우선 차 종류를 크게 나누면 발효정도에 따라 녹차, 백차. 황차, 우롱차(청차), 흑차, 홍차로 나눌수가 있다. 여기에 가공차인 화차가 하나 더 들어간다. 뒤로 갈수록 발효가 많이 된 것인데, 시간을 요하는 만큼 가격도 비싸진단다.

 

 


 

 

사람들은 차를 마실때 담는 기구도 많이 중요시 하곤 한다.

책에서도 여러가지 다기들이 소개되어 있고, 좋고 예쁜 다기를 사는 곳도 소개 되어 있지만, 무엇보다 자기가 좋아하는 찻잔에 담아 기분좋게 마시면 그만 아닐까? ^^

한가지 차를 맛있게 즐기려면 위의 사진 오른쪽 위에 있는 공도배를 사용하라고 한다.

즉 계속 우리지 말고 어느정도 우렸으면 그릇을 옮겨 한결같은 농도의 차를 즐기라는 의미이다.

 



 

그 외의 차를 마실때 쓰는 여러 도구들도 설명이 되어 있다.

그럼, 차를 우릴때의 물의 온도는 어느정도가 적당할까?

발효정도가 강할수록 높은 온도의 물로 우려야 한다고 한다. 즉, 녹차, 백차, 황차는 80~85 도 정도의 물로, 청차, 홍차. 흑자, 화차는 100도의 물에 우려 낸다.

 

그럼, 나도 그녀를 따라 차를 한번 마셔볼까나?^^

 

 



 

흔히들 잘 먹는 밀크티를 한번 만들어 보자.

차를 진하게 우려준 뒤, 따끈하게 데운 우유와 섞어 마신다.



 

 

 

먼저 진하게 차를 우린뒤,

 

 


 

따뜻한 우유와 섞었다.

부드러우면서도 차의 은은한 향이 함께 한다.

 



 

다음으론 그녀만의 레시피 커푸얼을 한번 마셔본다.

이것은 보이차와 커피의 절묘한 만남!!!

의외로 보이숙차의 묵작한 향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 그런 이들에게 추천하는 차이다. 반대로 커피를 싫어 하는 사람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메뉴이다.

숙차의 성질을 담고 있어 빈속에 마셔도 부담이 없고, 동시에 커피의 파케인이 졸음도 날려주어 일석이조의 차라고 할 수 있다.

 


 

 

커피향과 함께 맛은 한층 부드러워졌다.

달콤한 빵이나 쿠키와 함께 하면 더욱 어울릴 것 같다.

 

 

여러가지 효능과 맛을 가진 중국차들과 그녀만의 독특한 레시피가 나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주말엔 중국차 매장이라도 한번 들려야 겠다.^^

 

 

 

<한우리 북카페 서평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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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슈, 내일도 같이 놀아줘 - 아시아에서 유럽까지, 낯선 세상의 심장 소리
이시우 지음 / 황금시간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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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이시우

 

 

하늘 높고 맑은 날, 보슬보슬 비가 오는 날, 스산하게 바람이 부는 날.

문득 어디론가 떠나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여행...

누구나 여행에 대한 애잔한 로망을 갖고 있지 않을까?

발길 닿는 대로, 바람 부는 대로, 발걸음을 옮기다가 아름다운 경치에 취해도 보고, 지나가는 사람들과 이야기도 나누고, 그러다 마음이 맞으면 맛있는 식사도 같이하며 그들의 인생을 듣고 나의  인생을 이야기하고. 혹여는 어려운 일도 당할 수 있겠지만 그것도 다 추억이려니 감수하며 기쁘게 떠나는 여행.

그런 여행을 한 사람이 여기 있다.

 

저자는 한때 전국대회를 휩쓸던 보디빌더였다, 그러나 불의의 사고로 부상을 입고 200일간 병원에서 재활을 하였다. 어쩔수 없이 보디빌더의 꿈은 저버렸지만 굴하지 않고 세상을 향해 자신의 발을 한걸음씩 내민다.

 

트레이너와 게스트 하우스 주인이라는 직업 덕분에 중국 고위 간부부터 성공한 사업가, 수많은 외국인 여행자, 순박한 현지인등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수 있었다. 돈이 있든 없든, 나이가 많든 적든, 이렇게 저렇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는 것은 그 자체로 '배움'이었다. 모두에게 공평한 조건은 단 하나, 시간뿐이었다. 지나가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시간을 무엇으로 채울까.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고민했다.  

그러다 문득 결심했다. 자전거를 타고 더 낯선 세상속으로 들어가자. 자전거는 내 영혼보다도 자유로운 탈것이니, 땅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나를 데려가 줄것이다. 물론 넉넉지 않은 주머니 사정에도 딱 맞다. 마음가는대로 다니다 보면 이국의 땅을 비추는 태양 빛과 바람소리, 문명과 자연의 가르침, 사람 냄새 나는 세상 이야기가 가슴속에 차곡차곡 쌍이겠지. 이제야 병원 침대를 박차고 일어선 마음이 두근두근 웃는다.            (p6,7)

 

우린 흔히 혼자 여행을, 그것도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 나쁜 사람을 만나면 어떻게 하나, 위험한 일을 당하면 어떻게 하나 하며 걱정부터 하게 된다. 아마도 저자도 그런 염려를 가졌으리라. 그러나 우리들 생각보다 사람들은 너무나 친절하고 순박하고 자나가는 여행객들에게 자신의 작은 것 하나라도 나눠주려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저자가 다닌 곳이 아무래도 사람들의 이기심의 산물인 문명(?)과 조금은 떨어진 곳이었기에 가능했을까? 인간의 순수한 마음을 자꾸 왜곡하게 되는 내 마음이 부끄러워진다.

 

 

 

 

제목에 나오는 슈슈는 아저씨란 뜻이다. 길 가다 만나는 아이들은 항상 웃음 가득한 얼굴로 낯선이를 반겨 준다. 무엇이 그리 궁금한지 이것저것 묻고 귀엽게 대답하는 모습이 외로운 여행객에게는 기쁨이고 힘이 된다.

 

"슈슈, 내일도 같이 놀아줘."

"그래, 그렇게 하자."

나도 웃음을 지으며 지키지 못할 약속을 한다.   (p57)

 

 


 

 

여행은 자연을 알게 해준다.

가다가 지치면 잠시 페달을 멈추고 주위를 둘러본다. 아름다운 자연과 생물들, 그와 함께 공존하며 사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경쟁하며 싸우며 사는 현실을 잠시 잊어본다. 그리고 삶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 다시 한번 돌아본다.

남들 보다 잘 먹고 잘 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과연 나의 시간과 노력을 들일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가?

함께 함이, 공존함이 정말 가치 있는 것 아닌가?

 

한번은 가던 길을 멈추고 초원에 잠시 앉아 눈을 감고 있었다. 바람이 소리를 내며 지나고 햇살이 온몸을 감싸 안았다. 자전거 여행의 매력중 하나는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만큼 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더 이 여행이 좋다.   (p64)

 

 


 

 

여행은 우리의 눈을 넓게 만든다.

좁고 답답한 현실의 잣대에서 자연을 머금은 세상을 품은 잣대를 갖게 해준다.

 

비옥한 땅에 심기만 하면 맛있는 과실이 주렁주렁 열리는 이곳에서 저녁이면 사랑하는 아내와 와인잔을 부딪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살아볼까? 시골 생활이 심심하면 아내와 멋지게 차려입고 부릉부릉 클래식카를 타고 시내 클럽에 가서 놀다 오고, 아이가 생기면 마을 사람들의 축복을 받으며 전원에서 키워야지. 아이들은 흙냄새 물씬 풍기는 아름다운 자연에서 실컷 뛰어놀게 해주고 어깨너머 배운 기술로 방에 분홍색 타일을 깔고 큰 거울을 달아줘야 겠다. 한살 한 살 커갈때 마다 키를 재주고 좋은 친구가 돼줘야지. 세계지도를 보여주며 세계곳곳을 여행할때 생겼던 일들도 이야기해줘야지. 언제나 화창한 봄만 있을 것 같은 이곳, 레네에 언젠가 꼭 다시 올거다.  (p150)

 

 

 


 

여행은 좋은 친구를 만나게 해준다.

일면식도 없던 사람이 여행객을 위해 자신의 집을 내어주고, 먹을 것을 주며, 무엇보다 사람의 정을 준다.

이 세상은 나 혼자가 아님을 알게 해준다.

 

란저우 주변에서 친절한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지나가면 손을 흔드는 사람도 많고, 쉬고 있으면 주전부리를 쥐어주고 가는 사람도 종종 있었다. 장이도 그런 고마운 사람중 하나였다. 너무 지치고 배고파서 못이기는 척 따라 나섰더니 족발 비슷한 요리랑 채소볶음, 고기가 듬뿍 들어간 쌀국수를 사준다. 길에서 만난 낯선 이를 위해 식사때도 아닌데 밥을 사는 그에게 고맙고 한편으로는 미안했다.   (p43)

 

길 위의 인연에도 우정은 쌓이는 법이다.  (p44)

 


 


 

 

 

여행은 내 주위를 돌아 볼 수 있는 배려하는 마음이 생기게 한다.

내가 속해있는 환경속에 언제나 위의 삶만을 바라보고 살던 눈을 힘들고 어렵지만 밝은 이들의 삶을 보는 눈으로 바꾸어 준다.

 

연탄재가 온 하늘을 뒤덮은 광산마을. 땀에 찌든 옷을 입고 재를 마셔가며 갈라진 맨손으로 돌을 옮기는 노동자. 군부대 식당에서 일해 한달에 13만원을 받는 여자. 계란이 덜 익었다는 이유로 월급이 반으로 깎였지만 그녀는 그나마 돈을 받을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허름한 농촌마을. 아이들은 쓰레기를 모아놓은 곳 옆에 엉성하게 집을 지어 놓고 쓰레기를 가지고 논다.

생존이 걸린 가난이 정말 무섭다는 걸 여행하면서 알아간다. 여행이라는 낭만을 덧씌워 아무 생각 없이 인생을 즐기는 나라는 놈이, 어쩌면 대단히 미안한 짓거리를 하고 다녔는지도 모른다.

여행중인 내게 손을 내민 그들은 모두 이웃 같았다. 최소한 내 이웃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외면하지 않고 살아야겠다고 생각한다. 개발이 덜 되었거나 상대적으로 국력이 약한 나라들을 누비고 다니다 철이 든다.   (p288)

 

 



 

여행은 나를 자라게 만든다.

나를 더욱 성숙하게 만든다.

나를 나답게 만든다.

 

그저 돌아다닌 줄로만 알았는데 나는 자랐다. 부족한 부분을 인정하게 됐고 마음에 여유가 생겼다. 흙먼지 풀풀 이는 땅을 룰루랄라 밟으며 달리다가, 나라나 도시의 숫자만큼, 아니 그곳에 살아가는 사람들만큼, 뜨겁게 뛰고 있는 세상의 심장과 마주쳤다. 그때 세계를 향한 낯가림이 끝났다. 이제 나는 길위에서 누군가의 친구가 되어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p295)

 

 


 

 

저자의 아름다운 여행에 책과 함께 동행하면서 나 또한 그들을 만나고, 그들과 이야기하고, 한층 자란듯 하다.

따뜻한 이들과 함께 한 여행이 무척이나 부러웠다.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진 시간.

나는 무엇을 할까?

잠시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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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꼼수다 Off The Record - 가장 뜨거웠던 네 남자의 비하인드 스토리
국윤성 지음 / 우리들의섬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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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국윤성

 

 

 

<나는 꼼수다> 흔히 나꼼수 라고 불리우는 방송을 난 들어본적이 없다.

(세상 물정 모르는 아줌마라고 욕해도 할 수 없지만...)

사람들에게서 얼핏 들어본 적은 있었지만 왠지 들으면 해결도 안되는 마음의 불편함을 얻을 것 같은 두려움에 부러 찾아 듣지를 않았다.

 

우연한 기회에 읽게 된 <나는 꼼수다 Off The Record>

녹음을 담당했던 한 사람의 생생한 증언이라 할 수 있겠다.

 

나꼼수는 김어준, 정봉주, 김용민, 주진우 네사람이 자유롭게 시사토크를 벌이는 방송을 말한다. 그들의 걸쭉한 입담과 날카로운 비판은 정치와 사회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시원하게 해주는 돌파구 역할을 했다.

 

이 책은 나꼼수의 녹음실 사정으로 저자의 공간에서 녹음을 하게된 일로 시작되고 있다. 그 사이에 박원순시장이 당선되고, 정봉주 전 의원이 구속되어 형을 살게 되고, 김용민은 재보선선거에 출마하여 낙선하기까지의 상황들을 그리고 있다.

 

처음 책을 읽기 시작했을때는 정신없는 산만한 구성에 조금 당황했다. 게다가 나꼼수의 방송내용을 토대로 내용이 진행되기에 방송을 보지 듣지 않은 나로서는 생소한 말들이 많았다. 검색을 해가며 하나씩 하나씩 내용을 숙지 해가던 중 전체적인 흐름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들이 그렇게 싸울 수 밖에 없는 모습이 조금씩 이해되기 시작했다. 끝이 없는 싸움, 끝을 알 수 없는 싸움, 그러나 끝낼 수 없는 싸움을 그들은 힘들게 처절하게 해 나가고 있다.

 

저자는 그들처럼 세상에 대한 커다란 포부를 갖고 녹음을 하기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그저 가슴에는 막막함을 가졌지만 딱히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해야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결국 또, 슬픔과 억울함이 굳어 응어리가 될 때까지 침묵했다. 처음이 어렵지 두 번부터는 쉽다. 착하게 산다는 건 뜻밖에 간단해서 순응해 버리면 그만이니까. 그렇게 조금씩, 완벽하게, 무관심의 등껍질 속으로 숨어들어 갔다. 바뀔 수 없을 것 같았다.   (p5)

 

이 책을 쓰기 시작할때의 저자의 마음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윤성 씨가 이 책에서 어떤 거대 담론을 이야기 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렇죠. 그렇긴 해요."    (p253)

 

다른것들은 다 제하고라도 그 태도만큼은 그대로 옮겨 오고 싶었다.

그 태도 자체가 우리에겐 위로였으니까.  

진심으로,

우리의 상처가 낫길 바란다.    (p255)

 

그런 그의 마음이 오롯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엄청난 주장을 하려는 것도, 알려지지 않았던 놀라운 비화를 폭로하려는 것도 아닌, 그저 끊임없이 싸우는 그들의 태도를 담고 싶었던 것 같다.

 

나는 그들의 생각과 말이 항상 옳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아니, 사실 누구의 말이 옳은지 난 알지 못한다.

그러나 상식과 진실이 통하는 세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는 생각한다.

적어도 그들은 이것을 위해 싸우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말이 너무 거친게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이 책 마무리에는 김용민후보의 낙선으로 인한 패배감이 가득한 내용이었는데, 지난 대선이후 그들은 과연 어떤 생각을 했을까?

요사이 불거진 윤창중 사건에 대해 그들이 방송을 한다면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도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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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가 뿔났다 - 생각하는 십대를 위한 환경 교과서 꿈결 청소년 교양서 시리즈 꿈의 비행 4
남종영 지음 / 꿈결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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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남종영

 

 

45억년이라는 지구의 나이를 한달로 놓고 볼때, 인간이 존재한 역사는 40분이 채 되지 않는다. 지질시대와 비교하면 '하루살이'에 불과할 정도다. 그런데 인간이 출현한 이후, 지구상에는 전례업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생명체들의 멸종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있는 것이다. 인간이 출현하기 전에는 없던 일이다.  (p130)

 

이 지구는 인간의 소유물이 아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마치 지구가 우리의 독점적인 소유물처럼 생각하고 마구 사용할때가 많다.

지구가 말을 할수 있다면,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다면, 아마도 책 제목처럼 단단히 뿔이 나 있을 것이다.

 

현재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연환경은 우리의 것이 아니라 미래 세대에게서 빌려온 것이라는 말처럼 지금 우리가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따라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결정된다는 것은 너무나도 자명한 일이다. 그렇기에 지금 청소년들이 환경문제에 대하여 공부하고 배워야 함은 당연하며, 필수적인 일이 아닐까 싶다.

우리들은 학교에서 환경에 대한 공부를 많이 받고 자라지 못했었다. 전에는 그만큼 환경에 대해 무지했었다. 자연은 그저 주어지는 것이고 그것이 영원히 함께할 줄 알았다. 물이 이렇게 부족해질지, 이상 기후가 생겨날지, 흔히 보던 동식물을 못 보게 될지 우리는 몰랐었다.

그러나 이젠 우리의 청소년들이 자신이 살아갈 자연과 환경에 대해 생각하고 공부해야만 한다.

 

 


 

이 책은 기본 4가지 카테고리로 이루어져 있다.

 

뜨거워지는 지구 편에서는 지구온난화에 따른 자연재해들을 하나씩 풀어나가고 있다. 지구는 자연스럽게 온난기와 빙하기를 거쳐 왔었다. 그럴 때마다 변화되는 기후에 적응하지 못하고 멸종하는 종들이 생겨났다. 그중에 하나가 매머드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자연적인 기후변화에 인간이 자연에 저지른 일로 더욱더 심한 기후변화를 겪고 있다. 이제 우리의 행동의 결과로 인해 우리스스로가 멸종될지도 모르는 위험에 처한것이다.

당신은 우리의 친구 편에서는 동물들에 대한 인간의 생각을 다시 조정해야 함을 역설하고 있다. 그들도 공감하고, 그 사회안에서 교류하며 그들만의 문화가 있다. 인간만이 위대한 영장류라고 자만해서 그들을 착취할 권리는 없는 것이다. 현재 매일 100여종의 생물이 사라진다고 한다. 다음은 우리차례일 수도 있다.

신음하는 지구 편에서는 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자연환경의 파괴에 대해서 말해주고 있다. 우리들은 우리의 편의를 위해 자연을 이리저리 움직이고 옮기고 계획을 세우지만 자연은 그 자체로서 평형을 유지해온 놀라운 산물이다. 그렇기에 사람의 손길이, 후에는 치명적인 결과를 낳는 것이다. 농사지을 땅을 확보하기위해 행했던 간척사업은 갯벌을 없애게 되고 그로인해 바닷물의 오염을 일으킨다. 과연 인간을 위한 개발은 정말 인간을 위한 것이었을까?

마지막 문명이 일으킨 대량학살은 우리가 개발하는 각종 물질들, 지구상에는 원래 없었던 화학물질들에 대한 경고를 하고 있다. 핵을 이용한 원자력발전은 값도 싸고 유해가스도 배출하지 않는 좋은 에너지원으로 각광받았지만, 체르노빌이나 후쿠오카 원전사건에서 볼수 있듯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가. 건강을 위해 사용되었던 가습기와 수증기를 소독하기위해 써온 가습기 살균제. 그것이 어린아이들의 목숨을앗아갈줄은 아무도 몰랐었다.

 

현대 과학의 잠재된 위험성때문에 근대 이전의 시대로 돌아가자고 주장할 수는 없을 것이다. 과학은 인간의 수명을 연장시켰고, 편리한 생활 방식을 가져다줬다......(중략).....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과학 기술에 대해 성찰하고 그 쓰임새에 대해 고민하는 일이다. 남용과 낭비는 으레 재난을 불러왔다. (p257)

 

우리는 우리들의 능력과 기술을 맹신하며 살아왔는지 모른다. 그 능력으로 지구도 마음대로 다스릴 수 있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제는 더욱 겸손히 지구와 함께 공존하는 인간의 미래를 생각해야 한다.

우리가 지구를 함부로 대하면 언젠가 지구는 인간을 공존자로서 인정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우리가 지구에서 없어질 지도 모른다.

 

 

 

두려운 일               더 두려운 일       

 

 

 

     오싹한 일                    더 오싹한 일

 

 

무서운 동물은 인간을 두렵고 오싹하게 만든다. 그러나 그들이 사라진다는 것이 더 두렵고 오싹해지는 일이다.

(세계야생동물기금협회의 환경보호 캠페인 포스터 중에서)

 

 

저자는 오랜 기간동안 환경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기사를 써온 사람이다. 그래서인지 환경에 대한 해박한 지식, 그리고 여러가지 이해하기 쉬운 사례들을 많이 가지고 있고, 또 그것을 맛깔스럽게 풀어내는 능력도 가지고 있다. 책에는 사실에 근거한 참신한 내용들이 많고, 정보력이 풍부한 내용도 많다. 그리고 그것을 잘 역어 풀어나가는 저자의 탁월한 필력까지 있다. 환경에 대한 그 어떤 책보다 훨씬 더 쉽고, 마음에 와닿게 구성이 되어 있으며, 삽입되어 있는 사진과 그림, 도표들은 너무나도 짜임새 있게 잘 꾸며져 있다. 청소년용으로 나오기는 했지만 어른들이 보아도 좋을 정도라고 본다. 어렵게 씌여진 것보다는 읽고 공감하고 마음에 와닿는 것이 더 좋은 책 아닌가.^^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도 환경에 대한 논술은 이 책 한권이면 충분한 사전지식을 얻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한우리 북카페 서평단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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